봉우리 - 김민기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죽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보았던 작은 봉우리 애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 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진 않았는데
잊어 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 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대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델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 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진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 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에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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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혼자 있을때 가끔 주책스럽게 따라 부를때가 있습니다.
맨 마지막 허밍하는 부분에선 왠지 목구멍이 막혀서 눈물이 나려는 것을 애써 참으려고 하다가도
그만 마음을 놓아버리고 울고마는 때가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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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우리 - 김민기
분류: No music, No Life

등록일: 2005-05-25 01:16
조회수: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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