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이 보라색으로 보이진 않나요?

DataColor - Spyder 3 Elite


지금으로 부터 대략 13년 전 이였던것 같습니다. 저는 당시 제법 고가의 17인치 모니터와 함께 촬영했던 필름들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꿔서 데이터베이스화 하기 위해 어렵사리 필름 스캐너를 구입하고 적게는 하루에 100여컷씩 꼬박 꼬박 스캔하고 있었던 중이였습니다. 대략 4~500롤 가까이 필름 스캔이 되어갔던 중에 저는 어떤 장비를 만나고 나서 깨달은 후, 그간 스캔 했던 모든 사진을 즉시 폐기 처분 하였습니다.

- 아아, 그것은 전설의 레전드. 운명의 데스티니. 기적의 미라클. 바람의 윈드. 가슴속 하트에 기억될 리멤버.

바로 ColorVision (지금의 DataColor 전신)의 Spyder 1과의 첫 만남 때문이였습니다.
당시 36컷 한롤 스캔하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삼십 분 정도였습니다. 평균 하루에 2~3롤 정도 스캔 했으니 500롤 스캔하는데는 이리저리 2개월 모자란 1년이 소비 되었는데, 그 일년 동안 어떤 다른걸 해도 좋았을 시간을, 명백한 스스로의 의지로 한순간에 휴지통으로 버린 셈 입니다.

Spyder 1을 사용한 생애 최초의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본 저의 사진은 전과 달라보였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쉐도우가 보이고, 스캔 셋팅을 잘못한 사진의 경우 하이라이트는 거칠고 뻑뻑한 느낌이 보다 확실히 인지 되었습니다. CRT 모니터 특성상 적당히 모니터가 뭉개주고 가려주었던 것을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통하여 명명백백 전부 까발림을 당해버린 것이지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간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위장이 쓰릴 정도로 아깝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지금껏 스캔했던 사진 화일들을 전부 폐기 처분하고 모니터의 영점을 제대로 잡아서 처음부터 다시 스캔하자. 분명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의 첫 경험 이후로 차라리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몰랐으면 속이 편했을텐데 싶던 가뜩 짜증났던 마음이 오히려 기쁨으로 변했습니다. 이후에 추가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인가를 찾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부터 저는 이미 CMS (Color Management System)의 일부를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 합니다. 만약 그때가 아닌 1년 늦게 만났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3년 늦게 만났으면 어땠을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실 저는 좀 끔찍 합니다. 그렇게 늦게 만난 시간 만큼 저의 소중한 삶과 시간을 허비 했었어야 할테니까 말입니다.

그 이후로 몇년의 시간이 흘러 보다 고정밀, 고품질, 저가격의 모니터 캘리브레이터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 앞에서 리뷰 했던 x-rite (당시 gretagMacbeth)의 i1 Display 1을 만나면서 확실히 납득할만한 기준을 안착 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후 Spyder 2가 발매 되면서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사용 해봤으나 i1 Display 1에 비해 떨어지는 캘리브레이션 품질로 인하여 큰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i1 Display 2가 발매 되면서 저의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이것으로 안착하게 됩니다. 다시 세월이 흘러 ColorVision에서 DataColor로 변경되면서 Spyder 3가 발매되기에 이릅니다.

- 미워도 다시 한번. 3편 까지 있다.

남자는 첫사랑을 쉽게 잊지 못한다고들 합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입니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3는 2 보다 여러 부분에서 좋아진 점이 있을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테스트를 해봤으나, 역시나 저의 기대감을 '배신' 하였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i1 Display 2 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색온도 교정 문제였습니다. 증상은 이렇습니다. 특정 패널 특성에 따라 캘리브레이션시 6500K로 색온도 교정을 지시하였을때 마젠타 컬러가 화면을 진하게 채워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래선 애초 캘리브레이터가 가지고 있는 본디 목적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계측기의 신뢰도 자체를 당연 의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뒤로 저는 DataColor의 제품은 사실상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캘리브레이터 라는 제품을 구입하는게 아니라 측정 및 오차 수정에 대한 '신뢰'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런 컬러 관리 제품류의 가장 중요한 점 입니다. 이 점에 대하여 한국 Datacolor에 문의를 해보니.. 색온도가 교정이 안될 경우 모니터 네이티브 색온도로 캘리브레이션 하랍니다. 넌센스도 정도가 있죠. 그때 이후로 사실 개인적으로 DataColor 제품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잠깐, 그런데 처음 리뷰 보러 올때는 스파이더 3 리뷰 하는 것 같더니 계속 잘근잘근 씹어데기만 하는데, 이거 스파이더 3 리뷰 맞냐고 하실 분이 있을듯 합니다. 네. 맞습니다. 스파이더 3.

사실 제가 스파이더 3를 리뷰 하려 한 이유는 무척 단순합니다. 앞서 i1 Display 2 만 리뷰하면 공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제품을 입수하기 전, 사전 정보를 모으는 중 Spyder 3 센서에 번들되는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인 Spyder 3 Elite 프로그램의 버전이 4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여러가지 향상된 점이 많아졌다는 것 또한 이유 였습니다.

업그레이드 되어봤자지 라는게 솔직한 기분 이였습니다. 게다가 저는 직접 보고 경험하지 않으면 쉽사리 믿지 않는 타입이기에 확실하게 테스트해서 뭐가 발전 되었는지 확인해주고 싶었습니다.

먼저 결론 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젠 구입해도 되겠습니다.'

컬러 관리 솔루션의 큰 산맥인 gretagMacbeth가 x-rite로 합병되면서 사실상 컬러 관리 솔루션 영역에 있어서 x-rite는 산업 표준이자 최대 메이커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오랜세월 동안 쌓여온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있었으니 바로 DataColor 입니다. 생각해보면 컬러관리 솔루션 보급에 있어서 항상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 바로 DataColor 입니다.

외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이런 컬러 관리 솔루션의 필수성에 비해 많은 오해와 척박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든든한 제품 공급망, 적절하고 빠른 고객응대, 컬러 관리 솔루션 세미나의 꾸준한 개최, A/S의 확실함,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손쉽게 구입 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의 다각화, 충실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한 한글 유저 가이드, 쓸만한 성능을 바탕으로 확실히 커가고 있는 회사 입니다.

다 좋은데, 한가지 걸리는게 있습니다. '쓸만한 성능' 그러니까 이 말은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은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당히 쓸만하니 나머지는 적절히 이해해라. 라는 느낌이죠? 사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제품 추천을 부탁한다는 이야기가 나올땐 i1 Display 2와 Spyder 3를 표면적으로는 둘다 추천했으나 개인적인 메모나 쪽지가 올땐 사실상 i1 Display 2를 추천하곤 했는데, 위에서 언급 헀듯, 이제는 어느 쪽이든 기본 품질이 보장 되므로 자신의 취향이나 목적에 맞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기분 좋습니다. 경쟁사의 발전은 결국 산업 전체의 발전을 가져 오니까 말입니다.
Spyder 3 Elite (Elite 4 버전) 미국 공식가격 249$, 국내 공식 가격 319,000원

이미 기존 Spyder 3의 리뷰가 많이 올라와 있으므로 외부 형와 디자인에 관하여는 디테일 하게 리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한가지 단점과 두가지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기에 이 부분을 집고 넘어가려 합니다.

먼저 캘리브레이션 전에 모니터 깨끗히 닦고 하시라고 마이크로파이버 클리닝 천도 들어 있습니다. 또한 캘리브레이션 이후에 모니터에 자국이 남아 있을 수도 있으므로 역시 살짝 닦아 주는 것이 좋겠지요. 이런 세심한 배려 좋습니다.

스파이더 3 Elite 버전의 센서 디자인은 1~2세대의 스파이더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Spyder 3 Elite 버전은 제법 멋스러운 크롬 코팅이 된 형태로 Spyder 3 시리즈 중에서 제일 비싼 제품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더불어 LCD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 할때 센서를 지탱해주는 무게추는 애초 USB 케이블에 장착되어 나오는데 분실 우려가 없어서 좋고 무엇보다 무게추 아래에 스크레치를 방지하는 펠트 천이 붙어 있어서 행여나 모니터 외관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왕 이렇게 만든 김에 무게추 외관의 각진 부분을 없애고 적어도 한쪽면은 원만한 라운드 처리를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추가로 스탠드 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Spyder 3 Elite 센서 위쪽의 주변 환경광 센서를 사용할때 거치할 수 있는 제법 멋스러운 독 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것은 단지 거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터를 캘리브레이션 할때 매우 유용한 도구 입니다.

Spyder 3 센서의 아랫 부분은 제법 큰 수광부와 더불어 모니터가 닿는 곳에 부드러운 펠트천을 설치하여 특히 민감한 LCD모니터 캘리브레이션시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방지 하였습니다. 물론 수광부 주변에 또한 펠트천을 설치하여 모니터 표면과 밀착하더라도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센서의 수광부를 좀더 안쪽으로 밀어두고 펠트 천은 좀더 바깥으로 나왔으면 합니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제품을 받고 일부러 모니터에 빛이 입사되도록 캘리브레이션을 해봤는데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단지 Spyder 3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LCD모니터가 아무리 얇다고 하더라도 외부광원이 모니터에 입반사 될경우 그에 따른 잡광이 다시 센서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캘리브레이션은 불가능 합니다. 따라서 당연 캘리브레이션 할때는 주변광이 모니터에 직접 입사되지 않도록 후드를 장착 하여야 하고 또한 여의치 않을땐 밤에 불을 전부 끄고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허나 타 센서에 비해 주위 환경광의 영향을 조금 더 받는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센서 측정시 발생 할 수 있는 환경광의 영향을 줄이는 안전장치가 좋을 수록 일상적 환경에서 해볼 수 있는 환경광의 영향은 적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캘리브레이션을 수행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아참, 중요한게 하나 있습니다. 사진 상으로 보면 빨판이 있는데 실제 Spyder 3의 신품 박스를 열어보면 아주 친절하게도 빨판은 패키지 바닥면에 붙어있고 게다가 스티커로 이쁘게 LCD는 쓰지 말라는 경고 표시까지 있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표시 해줬는데도 꼭 LCD모니터에 빨판 붙여서 사용 하는 분 있습니다. 한 두번 한다고 해서 모니터가 망가지는 일은 없지만 결국엔 영향이 올것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LCD모니터는 꼭 흡착판을 탈거 하고 사용하도록 합시다.



디자인 이야기는 이쯤으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해볼 차례 입니다.
먼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이전에 한가지 참고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30인치 광색역 lm300wq5-sta1 모니터와 NEC의 PA271W-BK 27인치 모니터, 시네마 디스플레이 23인치 알루미늄 버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3개의 디스플레이 중에서 제가 과거 최초로 접했던 스파이더 3의 경우 30인치 광색역 모니터에서 마젠타가 굉장히 심하게 발생하여 도무지 사용 할 수 없는 환경이였습니다. 또한 당시 13인치 맥북 화이트도 캘리브레이션 해봤는데 역시 증상은 마찬가지였습니다.

- 그러니까, 나의 인내심을 시험 하려는 것?

몇년전 이 문제로 상담을 하고 완전 신품 교환도 받았었는데 증상은 똑같았습니다. (참고로 Spyder 3 Pro 버전이였습니다) 혹시나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의 문제는 아닐까 싶어 서드파티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까지 전부 동원해봤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쯤 되면 센서 자체의 정밀도가 의심 됩니다.

데이터 컬러 입장에선 예전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 했을 경우 색온도를 Native로 하라고 했었는데, 이거 완전 넌센스 입니다. 캘리브레이션의 목적 중 1/3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나마 OSD로 어느 정도 색온도를 사전에 조정 할 수 있는 소형 모니터 류는 모니터의 RGB를 OSD에서 조정 함으로 적정 수준으로 색온도를 맞추고 나서 Spyder 3에서 색온도 설정을 Native로 하면 그나마 쓸만하긴 했지만, 특히 OSD로 색온도를 조절 할 수 없는 초대형 모니터들이라던가 노트북 등의 경우 문제가 심각 합니다.

- 그래! 바로 이거야.

이번에 Spyder 3 Elite를 리뷰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제일 먼저 했었던 것이 바로 '색온도 교정' 품질 입니다. 결과는.. 정말 같은 Spyder 3 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색온도 교정이 매우 잘 되었습니다. 물론 모니터는 같은 모니터였습니다. 이제야 겨우 쓸만해졌군 이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Spyder 3 의 아킬레스 건 같은 것이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뒷구멍으론 Spyder 3는 하지 말라면서 i1 Display 2를 추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캘리브레이션 된 결과를 보니, 이젠 썩 쓸만하게 된것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영 찜찜합니다. 분명 어딘가가 틀어진것 같은데… 라는 느낌이 들어서 바로 그레이 스케일 챠트를 불러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이 엉망 진창 입니다.

칼같은 선형성이 나오는 중성회색이야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테스트 대상인 광색역 패널 모니터의 캘리브레이션 결과를 보면, 그레이스케일 밝기가 180(RGB가 180,180,180) 쯤에는 녹색이 돌고 110 쯤에는 붉은색이 도는 증상이 너무 심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sRGB 전용 모니터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에도 시험 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더군요.

그럼 그렇지. Spyder 3 는 아직 멀었구나. 그냥 i1 Display 2가 낫구나. 라고 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싶었습니다. 순간 짜증이 너무 많이 났거든요. 도대체 이런걸 캘리브레이션 솔루션이라고 팔아먹다니 양심도 없는 사람들 같으니.

그나저나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이 도대체 뭐길레 이렇게 난리굿을 피우냐고 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까이거 대강 색깔 맞고 밝기 맞으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의 핵심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 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모니터가 표현 할 수 있는 중성 회색, 다시 말해서 RGB 3개의 채널이 같은 숫자일때 이론상으로 어떠한 색도 첨가되지 않은 기하학적 중심 회색이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모니터 패널 제조 공법, 백라이트 색온도, A/D보드의 품질, LUT (Look up Talble 즉 칼라 참조표)의 비트 심도 등에 의해서 현실적으로 완벽한 중성회색을 만들어내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며 또한 중성 회색에 가깝게 만들어진 모니터들은 대부분 무척 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들이 그렇습니다.

- 이래선 아무 것도 못하겠네

또 한가지 옵션은 바로 VG-C3EM 세로 그립 입니다. 특히 높은 해상도의 대형 렌즈나 망원 렌즈 등의 중량감 있는 렌즈를 장착하여 사용 시 운용성 증가가 크므로 이 경우엔 사실상 필수품이라 할 만합니다.

그리고 기존 a 시리즈에서 발매되었던 세로 그립 중에서 최초로 제대로 된 세로 그립이라 할 만합니다. 무게, 밸런스, 디자인, 파지감의 개선이 크게 되었습니다.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 기존 SONY 알파 마운트 렌즈용 아답터 사용은 불가능 해졌습니다.

그런데 어찌 되었건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이 틀어진다면? 생각해보면 단순히 회색만 틀어질 것이라 생각하실진 몰라도 모든 색의 중심이 되는 회색의 특정 영역에 잡색이 끼이게 되면 그 영역대의 걸친 색들은 그 잡색이 낀 색으로 보입니다. 이걸 다시 풀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회색의 밝기가 128 (즉 RGB가 128,128,128)인 영역에서 그린 캐스트 (녹색끼가 돔)가 있을 경우 128 인근 영역의 다른 색중 예를 들어 RGB가 128,122,128일 경우 이미 그린캐스트가 있는 상태에서 녹색 영역인 122가 다른 채널에 비해 낮기 때문에 마젠타가 끼어있는 색으로 보여야 하지만, 실제 모니터 상에선 멀쩡한 회색으로 보이게 되는 식 입니다.

이걸 제대로 컬러 관리가 된 프린트 업소에 맡겼다면? 자신의 모니터에선 제대로 된 회색이 막상 프린트 해보니 마젠타가 잔뜩 끼어 있는 프린트를 받게 되는 거지요. 이건 프린트 업소에 아무리 항의해도 보상 받을 답이 없습니다.

이처럼 회색 즉 그레이 스케일의 계조 선형성은 모든 색의 기준이 되는 Key Color 이므로 계조 선형성이 좋지 못하다면 캘리브레이션의 중요한 의미중 1/3이 의미가 없게 되어 버립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현실적으론 이런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드므로 어느 정도 오차를 감안하는 것이 보통 입니다만, 하다 못해서 그레이 스케일 계조가 약간 틀어지더라도 한쪽 방향으로 틀어지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예를 들어 밝은 쪽은 파란색이 돌고 어두운 쪽은 붉은색이 도는것 보다는 밝은쪽이던 어두운 쪽이던 차라리 틀어질려면 전부 파란느낌으로 틀어지던가 전부 붉은 느낌으로 틀어지는게 낫다는 거지요. 만약 이런식으로 틀어지게 된다면 가볍게 색온도 조절만 추가적으로 해주면 제법 그럴듯한 결과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토록 중요한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이 틀어지니 제가 짜증이 날만 하죠. 무엇보다 i1 Display 2에서는 문제 삼지 않아도 되었던 품질을 생각하면 실망감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을것 입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내면 억울합니다. 분명 제가 빠트린게 있을겁니다. 그러고 보니 Spyder 3 Elite 버전에 번들되어 있는 Elite 4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을 구석 구석 살펴 보니 처음엔 제법 인상이 좋았습니다. 캘리브레이션의 개념 조차 잘 모르는 극 초심자를 배려한 친절한 메뉴식 접근과 더불어 한글과 된것이 제일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들여 찬찬히 보고 있으니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한글 번역에 있어서 어색한 점이 많았고 심지어 제가 읽어봐도 이건 도대체 무슨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가 안되는, 한국 사람인데도 한국말을 알아 듣기 힘들도록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유저 인터페이스 또한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일 치명적인 것은 캘리브레이션을 하기 위한 설정 워크 플로우가 제대로 정리 되어 있지 않은 인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 설정 한번 하려다 바다 건너 가겠구나. 이건 이미 재앙 수준의 인터페이스.

예를 들면 ICC 프로파일 버전 설정하는데 서브 윈도우를 3개나 열어야 되는데 이건 무슨 보물찾기 하는 기분입니다. 더불어 막상 도움말이 필요한 부분에선 도움말이 나오지 않거나 혹은 이해 하기 어려운 번역으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 되었습니다. (잊지 않겠다 한국 DataColor)

이쯤 되어 저는 그냥 영문판으로 깔려고 하다가, 그래도 리뷰를 위해서 한글판으로 계속 갔습니다. 만약 Spyder 3를 처음 접해보는 상황인데, 꼭 한국어가 아니어도 괜찮은 분들은 속편하게 영문판으로 하시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모니터 설정을 여러가지로 바꾸어도 보고 어떻게든 그레이 스케일 선형성을 되돌려 받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심지어 작업실 불 다 끄고 했습니다. 잡광 영향이 있을까봐) 여전히 결과는 신통찮습니다. 그런데 그때 의심스러운 메뉴를 접하게 됩니다. 왠지 직감적으로 '반복' 을 선택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겁을 주는군요.

- 그러니까 하란 소리야, 말란 소리야?

캘리브레이션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제대로'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터를 구입해서 제대로 된 색상을 신경 쓸 정도라면 시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왠지 저 다이얼로그 박스를 보고 있으니, 그냥 취소 버튼을 누르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것!

아무튼 무시하고, 얼마나 향상 되는지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캘리브레이션을 다시 시작 해보니, 드디어 쓸만한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이 만들어졌습니다. 서드 파티용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이 정도면 상당히 훌륭합니다. 이것을 기점으로 예전 처음으로 접했던 Spyder 3의 나쁜 편견이 확실하게 깨졌습니다.

아마도 Spyder 3의 전용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인 Elite 4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로 인해서 향상된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레이 스케일 품질에 있어서 훌륭한 품질을 보여주는 ColorEyes Display Pro나 basICColor Display 4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캘리브레이터에 번들된 프로그램 보다 더욱 좋은 계조 선형성 품질을 보여주는 것이 보통 입니다)

더불어 색온도의 경우 예전엔 도저히 쓸 수 없도록 캘리브레이션 된 모니터가 아주 말짱하게 깨끗하게 캘리브레이션이 되어버렸으니 이것도 참 감격스럽습니다. Spyder 3의 센서는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세부적인 내부 하드웨어 리비전이 바뀐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입수한 제품의 경우 캘리브레이션 번들 프로그램인 Elite 버전이 3가 아닌 4가 기본으로 들어 있는 버전 이였습니다.

- 비디오 카드 수준으로 중성화? 도대체 이게 무슨 텍사스 소때 같은 소리?

아무튼 결과를 보니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 하였고 전체적으로 본다면 만족 스러운 수준의 캘리브레이션 품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Elite 4 프로그램의 다소 난해한 인터페이스는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더불어 리뷰를 하기 위하여 여러번 캘리브레이션 과정을 거치는 중 기존의 회색계조 측정 설정이 리셋되는 줄 모르고 계속 했다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야 했던 경험은 좋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캘리브레이션 셋팅은 해당 모니터 별로 한번 정해지고 나면 일정하게 그 값을 가지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매번 캘리브레이션 때마다 그레이스케일 계조선형성의 측정 옵션이 리셋되어버리면 아무래도 불편합니다. 따라서 한번 셋팅된 값은 그것을 계속 유지토록 하는 것이 좋을것 입니다. 더불어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의 중요함을 생각 해볼때, 비록 캘리브레이션 시간은 길어지더라도 결과물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므로 그레이스케일 측정 옵션은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반복' 측정을 기본 값으로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입니다. 그레이 스케일 선형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으로 컬러 게멋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Spyder 3는 공식적으로 광색역 모니터 (WideGamut)를 지원한다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i1 Display 2와 구별되는 주요 포인트 중에 하나 입니다. 특히나 광색역 모니터의 필요성과 더불어 오해가 많이 풀리고 있는 광색역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에 있어서 Spyder 3가 가지고 있는 측정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기준은 빛의 스펙트럼 자체를 읽어냄으로 어떠한 방식의 모니터라도 정확하게 측정 할 수 있는 프로 장비인 i1 Pro 스펙트로포토메터를 이용하여 측정한 컬러 게멋 값을 비교하도록 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캘리브레이터를 지원하는 ColorEyes Display Pro 1.52 r36버전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붉은색 선이 기준이 되는 i1pro, 컬러가 Spyder 3

기준이 되는 i1 Pro와 비교시 약간의 과장 측정이 발견 됩니다. 그렇다면 Spyer3 번들로 제공되는 Elite 4로 캘리브레이션 했을시의 비교 또한 필요하겠습니다. 왜냐면 프로그램에 따라서 캘리브레이터의 광색역 과장 측정을 보정하는 기능이 있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i1 Display 2 리뷰 참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Spyder 3 센서를 통한 ColorEyes Display Pro와 Elite 4 프로그램간의 비교.
둘다 완전히 같아서 그래프가 하나 처럼 보임.

결국 프로그램에 따른 개멋 보정의 차이는 없고 Spyder 3 캘리브레이터 자체적인 측정 결과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전전 단게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상 그 오차 범위는 가볍에 무시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 입니다. Spyder 3가 컬러리메터 방식인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상당히 정교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i1 Display 2와의 비교를 한번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듯 합니다. 어찌 되었건 i1 Display 2 처럼 별도의 광색역 보정 프로그램이 필요 없이 번들 프로그램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은 Spyder 3의 장점이니까 말입니다.

- 파란색 선이 i1 Display 2, 컬러선은 Spyder 3

색상 왜곡의 형태를 볼때 두 센서간의 형태가 재미 있습니다. 블루와 마젠타 영역은 Spyder 3가 약간의 과장 측정이 되고 있고 그린영역은 i1 Display 2가 약간 과장 측정을 하고 있습니다. 허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Spyder 3는 퍼팩트! 라는 느낌 까진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광색역 측정 가능한 제품으로 부르기에 무리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Spyder 3 라인업 중 가장 비싼 제품인 Elite 버전을 기준으로 해도 30만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기준 장비인 i1 Pro에 비해 1/10 밖에 안되는 가격 입니다. 그렇다고 정밀도가 i1 Pro에 비해 10배 모자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Spyder 3 Elite 버전의 경우, 몇년전 처음 국내에서 소개 된 당시 제가 느꼈던 깊은 실망감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캘리브레이션 장비로 재인식 되었습니다. 아울러 하이 아마츄머 및 준 프로 레벨이 사용 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캘리브레이션 솔루션으로 거듭났다는 인상을 느꼈습니다. 사실 진작 이렇게 나왔었어야 했습니다.


위의 내용으로 전반적인 특성과 품질 그리고 발전된 점을 살펴 봤습니다. 이제 실제적인 캘리브레이션을 위한 Spyder Elite 4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의 사용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전체적으로 캘리브레이션을 하기 위한 작업 설정 흐름이 난해합니다. 재차 말하지만 인터페이스 개선은 분명히 필요해보입니다. 어찌 되었건 처음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나서 제일 다음과 같은 화면이 반겨줍니다.

- 나의 친절함과 관용은 여기가 시작이요 여기가 끝이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할때 매우 중요하지만 잘 모르거나 무시하기 쉬운 부분을 알려줍니다. 웜업은 대단히 중요하죠. 하지만 30분은 좀 약했습니다. 1시간은 안심인데 말입니다. 어찌 되었건 '최소' 30분 이상이니까 뭐, 괜찮으려나 싶습니다. 허나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1시간은 웜업 하셔야 겠습니다.

아무튼 캘리브레이션의 중요한 이야기를 처음 프로그램 실행 시킬때 보여주는 것은 몇번을 칭찬해도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친절함은 여기까지 라는 것이 문제지요.

참고로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로 진행하였는데, 이유는 Elite 4 프로그램에서 하드웨어 백라이트를 조정 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아무튼 자신이 캘리브레이션 하려는 모니터 유형에 따라 선택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워크플로우 선택을 하게 되는데 보통 이런 종류의 설정은 전문가 모드 혹은 Advanced Mode 로 하는게 편한 경우가 많지만 Spyder 3 Elite 4 버전에선 이런 만용을 부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 익숙해지는게 약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때문에 그냥 속편하게 단계별 길잡이로 선택합시다.

진행은 FullCAL 로 합니다. 그리고 감마는 2.2, 백색점 (화이트포인트)는 6500K, 밝기는 140cd로 합니다. 이것에 관한 이유는 앞서 작성한 i1 Display 2 리뷰를 참조 하여 주십시오. 그런데 잠깐! 여기서 바로 '다음' 버튼을 누르지 말고 '고급 설정' 을 누르도록 합시다.

주변 빛 보정은 끄도록 합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부분. 바로 회색 밸런스 조정 입니다. 여기서 선택은 '반복' 옵션을 하도록 합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꼭 하도록 합시다. 한번 더 강조 합니다. '반복'으로 선택 하십시오. 그리고 Spyder 인증도 그냥 끄기를 합시다.

그렇게 다음 버튼을 누르면 위와 같은 그림이 나오는데 아주 정확하게 센서 위치를 배치 할 필요는 없지만, 애초 엉뚱한 곳에 두면 컬러 패치를 전혀 읽지 못하므로 되도록 안내선에 맞게 스파이더 3를 두도록 합시다.

LCD모니터라면 센서를 꾸-욱 눌러서 모니터 망치지 말고, 제대로 평평하게 모니터 위에 얹혀있는지 확인 하는 정도로만 사알짝 눌러 봅시다. 센서가 덜꺽 거리지 않으면 이제 준비가 끝난것 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가지.

모니터 후드는 설치 하셨습니까? 주위의 환경광이 모니터에 직접 입사되진 않나요? 혹시 형광등 빛이 모니터에 직접 닿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불을 끄거나 커텐을 치거나 하십시오. 아무튼 직접 광이 모니터에 닿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거 무시하는 분이 의외로 많으신데, 그렇게 해놓고 캘리 해도 결과가 별로더라 하시는 분 많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그렇습니다. 별 차이 없겠지 하시는 분이 있을줄로 압니다만, 확실하게 말해서 차이가 생깁니다.

따라서 모니터 제대로 색 맞춰서 사진 좀 즐겁게 해보자는데, 이런 사소한것 때문에 기껏 구입한 캘리브레이터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별로라 하지 말고 그리고 괜히 애꿏은 모니터 뭐라 하지 마시고, 주위 환경광이 모니터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모니터 후드 꼭 하도록 합시다. 제발.

다음 버튼을 누르면 위의 화면처럼 본격적인 캘리브레이션에 들어갑니다. 모니터의 컬러 게멋 특성을 측정하고 그레이스케일 특성을 측정하고 그에 따른 보정치를 계산하여 화면에 뿌려주고, 검증하고 맞지 않으면 다시 다른 값으로 시도하고 다시 검증하고 아무튼 컴퓨터는 바쁩니다.

여러분은? 그냥 커피 한잔, 담배 한개피, 수다 한모금이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리뷰를 하는 중이므로 커피 한잔, 담배 한모금 빨 여유도 없이 모니터에 구멍 뚫리도록 쳐다 봤습니다. 그리고 한가지를 발견 했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에서 하드웨어적으로 백라이트 밝기를 알아서 조정하는 것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 하기 전에 일부러 밝기를 최대로 낮추고 시작했는데, 캘리브레이션 중간에 알아서 최저 밝기와 최대 밝기를 측정한 이후에 목표 밝기 값에 맞도록 근접 측정을 하면서 진행합니다.

특히 대단히 인상적인것은 모니터 특성상 밝기를 조정하면 순간 백라이트의 밝기가 안정되지 못하고 변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 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기 위하여, 백라이트 안정화가 되었다고 판단할때 까지 꾸준히 연속 측정하여 한정 오차 범위 안에 들어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점 입니다.

이 정도 수준은 일반적인 범용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기능 입니다. 그 만큼 밝기와 관련된 캘리브레이션 정밀성은 상당히 믿을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DataColor 가 많이 컸습니다. 제법 입니다. 보기 좋게 140cd에 맞게 백라이트의 밝기를 하드웨어적으로 제어하면서 멋지게 캘리브레이션 되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난해해서 짜증나는 Elite 4 프로그램이 갑자기 이뻐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네마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백라이트 콘트롤 방식을 가진 iMac, MacBook, MacBook Pro 등의 기종에도 지원이 되리라 예상 가능합니다. 이런 기능 지원 같은건 캘리브레이션 설정 다이얼 로그 중에 살짝 넣어줘도 좋을듯 한데, 쓸때없는 곳에서 겸손한 DataColor 로군요.

어쩌면 DDC/CI를 지원하는 다른 모니터 (Dell U2711 리뷰 참조) 도 적용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캘리브레이션이 끝나고 나면 해당 프로파일 이름을 입력 해줘야 합니다. 저의 경우 모니터 이름, 센서 이름,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 이름 순으로 정하고 저장해주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랍니다. 글쎄요 아직 축하하기엔 이릅니다. 샴폐인을 성급하게 터트리면 안되죠. 이제 다음 버튼을 눌러 봅시다.

캘리브레이션이 되기 전과 후의 것을 직접 눈으로 비교 해봐야 알겠죠? 전환 버튼을 째각 째각 눌러 봅시다. 그리고, 여기서 두가지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

만약 캘리브레이션의 전후가 많이 차이가 난다면?! 기뻐하십시오.
드디어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밤하늘의 별과 푸른빛 바다를 나눌 수 있는 자격을 얻으셨습니다.
하지만 캘리브레이션 전, 후의 차이가 큰 만큼 모니터의 계조 품질이 조금 떨어졌을 것 입니다. 그래도 계조 품질이 떨어지는 것 보다는 캘리브레이션 되는게 몇백배 낫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만약 캘리브레이션 전, 후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더욱 기뻐 하십시오.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가 정말 비싼 모니터가 아니였다면, 운 좋게도 정말 좋은 품질의 모니터를 가지게 된 행운아 입니다. 그 만큼 모니터 자체적인 색표현, 감마, 계조 품질이 좋다는 뜻 입니다. 보정 가중치가 적기 때문에 계조 표현력의 소실도 무척 작을 것 입니다. 이런 경우 주위에 자랑 좀 해도 되겠습니다. 내 모니터는 캘리브레이션 해도 거의 안변한다이가. 억수로 좋데이. 라고 주위에 마구 자랑합시다.

뭐, EIZO나 NEC 같은 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 쓰시는 분들은 당연한 결과라는듯, 캘리브레이션을 해도 변하는게 별로 없어야지. 라고 당연한걸 가지고 왜 그러냐고 무심한듯 시크하게 자랑해봅시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더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기 오른쪽 하단 흑백사진들이 모여 있는 곳을 클릭해보면 사진이 커집니다. 거기서 다시 여자의 옆얼굴과 목덜미가 나와 있는 사진을 클릭해봅시다.

여기서 육안으로 세부 체크 들어갑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의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면 대강 육안으로만 확인해도 어느 정도 정밀도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캘리브레이션 되었는지 감을 잡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경험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안구 옆 눈썹을 따라 뺨쪽을 흐르면서 피부톤의 하이라이트 디테일을 확인 합니다. 톤이 완전히 하얗게 나르거나 하진 않았겠죠? 안구의 캐치아이는 가장 밝은 흰색이여야 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백색의 색깔을 확인하면서 뺨을 타고 목까지 시선을 옮겨봅니다. 이때 혹시 회색의 연속된 계조가 중간에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나요? 여기 까지 확인 했으면 제법 괜찮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옆 목선을 기준으로 뒷목으로 떨어지는 쉐도우 그라데이션을 확인 해봅시다. 혹시 이상한 잡색이 끼어 있나요? 녹색 혹은 갈색의 색이 끼어 있나요? 이런, 리뷰를 제대로 안 읽어보셨군요. 처음 부터 다시! 는 귀찮고, 중간에 회색 계조를 향상시키는 부분을 찾아서 다시 읽어 보십시오.

만약 귀 부터 시작해서 뒷목까지 내려오는 쉐도우 그라데이션과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 있고 (잘 보시면 뒷목 중간쯤에 아주 살짝 머리카락 디테일이 보여야 합니다. ) 쉐도우 그라데이션에 어색한 잡색이 끼어 있지 않다면, 이제서야 정말 '축하합니다' 라는 말을 해도 되겠습니다.

다 끝났으면 마지막 화면 입니다. 캘리브레이션 된 모니터의 컬러 게멋과 기준 게멋인 AdobeRGB 혹은 sRGB와 비교가 가능 합니다. 이번 캘리브레이션에 사용된 모니터는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 이므로 sRGB영역에 맞아야 합니다. 결과를 보면 제대로 된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여러 과장을 거쳐서 캘리브레이션을 마쳤습니다. 축하 합니다. 이제 남들이 이 렌즈는 어떤 색감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거든 먼저 물어 보십시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하셨습니까? 만약 안했다고 하면 색안경 끼고 어떻게 렌즈 색감과 카메라 색감을 말 할 수 있겠느냐고 말씀 해주십시오.

더불어 자신이 느꼈던 렌즈나 카메라 색감을 말할때 본인은 캘리브레이션을 한 모니터로 보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 볼때 색감은 이렇고 저렇고 그렇더라. 라고 말씀하신다면 주위에선 보다 높은 신뢰를 가지고 이야기를 들을 것 입니다. 뭐, 겸사 겸사 모니터 캘리브레이터 쓴다고 자랑도 되고 말이죠. 후후후.



그런데... Spyder 3 Elite 4 버전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Spyder 3 Elite 4 버전에는 또 다른 추가 기능이 생겼습니다. 바로 모니터 분석툴에 해당하는 것인데요. 다음과 같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전역의 경우 모니터의 컬러 게멋을 알려주는 기능 입니다. 이런걸 볼 수 있죠.

말 그대로 컬러 게멋을 보여주는 툴 입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기왕 보여주는거 3D로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볼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그게 좀 아쉽군요.

두번째로 화면균일성 기능 입니다. 화면을 가로 3, 세로 3 영역으로 총 9분할 하여 모니터의 밝기 균일도를 보여주는 기능 입니다. 그레이 스케일 계조 선형성과는 다릅니다.

아무튼 밝기가 많이 차이 난다는 것은 육안으로 인식할때 매우 심한 경우 어두운 얼룩으로 인식 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통상 5% 이하의 차이는 매우 훌륭한 품질입니다. 또한 일반 소비 대상을 대상으로 풀리는 패널은 밝기 차이가 30% 까지 발생해도 불량이 아닌것으로 양품 판정을 하고 시장에 납품합니다. 그러면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특성은 어떨까요.

위와 같은 그래프가 밝기에 따라 4개를 만들며 100% 밝기 부터 50% 밝기까지 측정이 됩니다. 100% 밝기의 그래프를 보니 중심을 기준으로 최대 6%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이 정도면 제법 괜찮은 수준이군요.

그런데 한가지 이 테스트에 의문점이 있습니다. 그래프 상에서 보이는 것은 가로 8에 세로 8개로 총 64분할 측정한 것 처럼 보입니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실제로는 9분할 측정 입니다. 대형 패널일 경우 9분할로는 엄밀한 측정이 불가능 합니다. 중간에 생기는 값은 9분할 측정을 토대로한 가상 예측 곡선이라는 이야기 인데... 따라서 정밀하진 않으므로 이 그래프는 절대적인 데이터로 맹신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겠구나. 정도로 파악하면 좋을듯 합니다.

다음으로는 감마값과 밝기에 따른 색온도 측정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분명 캘리브레이션이 되어 있음에도 제대로 반영이 안되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의 분석 기반은 전부, 캘리브레이션 값은 무시후 측정이 된 것 입니다. 다시 말해 순수 패널 자채의 특성 측정한 것 입니다.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캘리브레이션 하기 전의 값만을 측정 할 수 있으므로 패널 자체의 특성은 파악 가능하지만 캘리브레이션 결과에 대한 값을 알 수 없으므로 모처럼 마련된 측정 프로그램의 의미가 퇴색하게 됩니다. 기왕이면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게 특별히 복잡한 프로그래밍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나머지는 밝기에 따라 콘트라스트 비를 측정하는 것이 있으며 또 하나는 모니터의 OSD에서 색온도 변경을 지원하는 경우에 볼 수 있는 색온도 측정 기구가 있습니다.

아무튼 모처럼 마련된 측정 프로그램이 어쩐지 반쪽이 된 기분 입니다. 약간 디자인은 촌스러워도 제법 본격적인 분석툴 처럼 사용 할 수 있을듯도 한데 말입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좋고, 최소한 자신의 모니터 패널이 어떠한 측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덴 손색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DataColor 행보로 볼때 발전할 가능성 또한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통하여 새로운 그리고 사실 진작 그랬었어야 했던 세계에 당신은 들어왔습니다. 지금까지 색감과 관련된 수많은 오해와 진실 속에서 최소한 몇 걸음은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더불어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제적 손실에 관하여 실제 사례를 들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있어선 오히려 손해되는 이야기겠지만..

저는 사진가로 작업을 하고 있음과 동시에 저처럼 제대로 된 프린트를 필요로 하는 분을 위하여 프린트 공방 VueLoom을 부산에서 운영 중 입니다. 작품을 프린트 하려고 의뢰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고 오시는 분들이 사실상 많은 편 입니다.

깊은 열정과 정성을 들인 작업을 최종 완성을 위해 프린트 하러 오셨는데, 막상 레퍼런스로 셋팅된 제가 운영하는 프린트 공방의 캘리브레이션 된 모니터 (다시 말해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색과 프린터에서 만들어내는 색상이 같아 보이도록, 다시 말해 프린터 캘리브레이션까지 완벽히 셋팅함)로 봤을때 색이 영 틀어져 보여서, 그 사진을 저에게 다시 리터칭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경우 컬러 리터칭은 컷당 22,000원을 받습니다. 그렇게 까지 큰돈은 아니지요. 그런데 보통 작품 프린트 의뢰하시면 통상 10컷~15컷 정도 하시는게 보통입니다. 이 정도 분량이면 리터칭 비용만 22~33만원 입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터 한개 값입니다.

사실 저의 경우 이렇게 작품 프린트 의뢰해주시는 분들이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을수록 리터칭으로 인한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프린트 의뢰 해주시는 분들이 계-속! 쭈-욱!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작품을 만드는 사진가로서, 만약 이 분들이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제대로 했다면 저에게 지불하는 리터칭비는 둘째로 치고라도, 자신의 생각과 섬세한 느낌과 의도를 자신의 작품에 좀 더 직접적으로 더욱 가깝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겠다는 건,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프린트 의뢰한 곳의 프린터 컬러 관리와 실력이 좋아야 함은 당연합니다)

한 가지 제안 하고 싶은 것은 프린트 의뢰시 캘리브레이터를 이용한 캘리브레이션을 하였다 라고 한말씀만 해주시면, 놀랍게도 프린트 의뢰인의 의도가 매우 충실하게 표현된 작품으로 완성이 될 것입니다.

이제 지를때 입니다! 지른 후에는 후회하지 말고 스스로 합리화 합시다.

"내 카메라, 렌즈의 색이 이런 느낌이였다니! 드디어 침침한 색안경을 벗어 던졌어! 오랜 장비 방황질의 종지부를 찍었다!" (비싼 것일 수록 효과는 배가 됩니다)

미혼인 경우 술값 조금만 아낍시다. 기혼인 경우 내무장관님에게도 필요성을 역설 합시다. 이거 하나로 렌즈값을 아낄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엔 평화 나에겐 행복! 이라는 설득력 만땅 주장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