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 시절 촬영한 사진을 보려면, 무조건 인화해야만 했던 시대와 달리 디지털카메라 대중화,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와 맞물려 사진을 직접 손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사용하던 시대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고 소중한 것이라 여기는 것의 최종 형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 데이터가 아닌 물리적 제약 다시 말해 실세계에 존재함으로 생기는 필연적 유한함이 가져다 주는 물리적 실감을 통해 오히려 가치가 상승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프린트의 가치 인식은 물론 필요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예술가, 프로, 하이 아마츄어 분들의 입장에선 단순히 종이로 옮겨가는 것만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의도를 보다 섬세하게 표현해줄 수 있는 프린터의 출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그리고 6~7년 전부터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킨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대중화된 가격으로 접근성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EPSON은 오래전부터 도트 매트릭스 방식의 정밀 프린터 역사를 시작으로, 초고품질의 Art & Photo 프린터 시장에서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Stylus Pro 4900, 7900, 9900이후 간만에 프로 및 하이 아마츄어용 A2 사이즈 (17인치) 프린터의 신모델인 SureColor P800이 2015년 6월 국내 발매 되었습니다. (국내 공식가 171만원 세금 포함)
A2사이즈 클래스 전문 프린터의 대중화를 이끈 EPSON Stylus Pro 3880이 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다양한 곳에서 사랑받은 제품의 정식 후속 작이라 할 수 있는 EPSON SureColor P800은 어떠한 부분이 달라졌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합시다.
17인치 클래스의 프린터 치곤 사이즈가 컴팩트 한 편이며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렇게 섹시한 느낌까진 아니지만 세끈한 부분이 아주 없진 않습니다. 단단한 기본 디자인 라인에 중앙을 가로지르는 EPSON SureColor 라인업을 상징하는 블루 라인이 시각적 포인트를 줍니다.
프린터 사이즈와 용도 특성상 각종 조작을 서있는체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의 사진처럼 콘트롤 패널이 틸트가 됩니다. 이게 의외로 상당히 편리합니다.
또한 2.7인치 컬러 터치 패널 LCD를 채용했습니다. 기능에 따라 알맞은 내용이 나오고 보다 직관적 콘트롤이 가능합니다.
A2사이즈의 프린터 치고는 사이즈가 그렇게 크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위 사무용 프린터와는 체급이 다른 사이즈이므로 설치할 공간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설치할 장소가 정해졌으면 박스를 열어 봐야죠.
박스를 열어보면 정말 딱 필요한 것만 심플하게 되어 있습니다. 프린터 초기화에 필요한 잉크 카트리지, SC-P800 본체 , 간단한 사용설명서와 케이블류 전부 입니다. 좋게 말하자면 실용적이고 속내를 보자면 조금이라도 단가를 줄일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절감한 인상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SureColor P800의 컨셉 또한 그렇습니다. 같은 A2사이즈 프린터이자 고가의 상위 기종인 Stylus Pro 4900처럼 섹시하거나 화려한 맛의 장치는 없지만, 프린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출력 품질은 딱히 어딜 불만이라거나 흠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좋으면서 가격은 100만원 가량 저렴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이 가격에 이 정도 출력 품질을 보이는 제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겠지요.
저는 프린터류 제품의 신품 박스를 열 때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프린터의 경우 하는 일에 비해 의외로 여러 동작과 움직이는 기구들이 들어있는 복잡한 기계입니다. 이렇게 테잎이 붙은 것을 때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디가 동작하는 곳인지 어디가 움직이는 파트 인지, 어떠한 부분을 특히 신경 써서 만들었는지, 어떤 부분이 구조적으로 약할 수 있는지를 한 번의 흐름으로 속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몇 개 없는 것 같지만 EPSON SC-P800 프린터는 여느 프린터 이상으로 구동계가 많습니다. 붙어있는 테잎을 때어내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굳이 리뷰에서 아무래도 상관없을 개인적인 흥미인 테잎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저게 마지막 남은 테잎인데, 그냥 힘으로 때면 안에서 분명 뭔가가 휘어지거나 부러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원도 넣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면서 메뉴얼도 찾아봤지만 별다른 이야기가 없더군요. 분명 저기는 잉크가 들어가는 곳인데 이걸 어째야 하나 싶다가, 일단 전원을 넣어보니 프린터 초기화를 마치고 잉크 커버가 열렸습니다.
이제 남은 테잎과 비닐을 때어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간혹 잊거나 혹은 모르시는 경우가 있더군요. 바로 잉크 카트리지를 흔들어 주는 것 입니다.
프린터 초기화용 카트리지는 64ml용량 입니다. 판매용이 80ml인것을 생각하면 초기 공급용 치고는 나름 후한 용량이군요.
프린터 장착 전에 꼭 흔들어줍시다. 이유는 잉크를 이루는 중요 재료인 피그먼트 (안료)가 무거우므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잉크 카트리지라면, 피그먼트가 가라앉을 확률이 있습니다. 이것을 흔들어줌으로써 잉크 카트리지 내부의 농도와 비율을 다시 안정화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엄청 쌔게 오랫동안 흔들진 마시고, 가볍게 20~30초 정도 흔들어 주고 장착 합시다.
잉크는 9가지의 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계열 프린터로서 익숙한 구성입니다. 더불어 매트 및 파인아트 계열 용지에 사용 시 블랙 광학 농도를 향상시키는 매트 블랙, 그리고 사진 용지류의 전문적인 마감을 만드는 포토블랙을 교체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총 9색의 컬러를 가지고 있으며, 8색으로 프린트를 하게 됩니다.
포토블랙 to 매트블랙으로 전환 시 약 2분 30초 가량이 소모되며 잉크는 약 1.6mL가 소모
매트블랙 to 포토블랙으로 전환시 약 3분 30초 가량이 소모되며 잉크는 약 4.6mL가 소모됩니다.
잉크를 장착하고 초기화를 시작하면 잉크 카트리지에서 헤드까지 이어지는 잉크 파이프와 헤드 챔버까지 잉크를 충전합니다. 그리고 헤드가 제대로 잉크를 뿜어주기 위한 추가 동작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초기 64mL 카트리지로 초기화가 끝나고 보니 예상보다 잉크가 제법 넉넉하게 남아 있습니다.
잉크 카트리지와 용량 이야기를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럼 당연히 잉크 그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듯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먼저 요약 하자면 다음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더 선명하고 더 깊은 컬러와 콘트라스트 '
영혼 없는 흔해 빠진 광고 문구 같아서 느낌이 전혀 오지 않으시겠지만, 저 문장 그대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더 깊은 컬러와 콘트라스트라는 것이 결과물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를 만들어 주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먼저 객관적 검증을 위해 컬러 패치 차트를 만들고 각 컬러의 농도 값을 스펙트로메터로 계측하고 프로파일링을 하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께서는 프린터가 어떠한 특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비교 대조군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일반 사진 인화소의 특성 데이터 역시 프로파일링 하여 기준을 맞췄습니다. 소위 Laser-C 프린트 혹은 일부 대형 프린트에 사용되는 Lamda (람다) 프린트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천연색으로 되어 있는 그래프는 일반 사진인화소의 컬러 표현 범위이고 파란색 선이 바로 SC-P800의 컬러 표현 범위 입니다. EPSON SC-P800쪽이 더 큰 컬러 표현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컬러 모델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비교해보도록 합시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파란색 실선이 EPSON SC-P800의 컬러 범위입니다. 상당히 차이가 나지요. 그렇다면 검은색이 어디까지 표현되는지 한 번 더 살펴보도록 합시다.
이런 종류의 컬러 표현 범위 (Color Gamut) 그래프를 처음 접하신 분들은 감이 쉽게 오지 않을듯하지만, L 축의 아래는 검은색 위로는 흰색으로 생각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SC-P800의 콘트라스트 표현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그래프로만 봐선 감이 잘 안올듯 하니 실제로 어떠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사진을 보면서 비교해보도록 합시다. 아래의 이미지는 실제 계측한 데이터를 토대로 용지의 H-Max, D-Max 및 컬러 표현 범위를 볼 수 있는 소프트 푸르핑 방식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럼 실제로 비교 해보기 이전에, 잠시 아래 상황을 확인 하고 컬러와 콘트라스트를 비교 해봅시다.
다들 모니터는 잘 맞추셨나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봅시다.
비교의 공정성을 위하여 화이버 베이스 같은 비싸고 좋은 용지가 아닌 일반 인화소와 비슷한 질감의 광택 인화지인 EPSON의 프리미엄 광택 인화지를 사용하였습니다.
바로 보실 아래 사진은 일반 사진 인화소의 Laser-C 프린트 방식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럭저럭 괜찮아 보입니다. 노란색이며 하늘의 파란색, 그리고 다리 밑의 자동차들의 윤곽도 보이지요.
하지만 EPSON SC-P800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특히 사진 중앙의 쉐도우 콘트라스트와 하단의 노란색의 발색과 콘트라스트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네. 바로 이거지요. 마치 뿌옇게 끼어있던 막이 하나 걷히는듯합니다. 눈이 시원하지요. 노란색은 더욱 색의 순도와 입체감이 살면서 빛이 먹어 들어간 느낌이 더 잘 살아납니다. 다리 밑에 자동차들의 콘트라스트의 표현력 또한 더욱 살아있어서 전경과 후경의 분리감이 더욱 잘 살아났습니다.
한 장만 보면 왠지 아쉬우니 조금 더 보도록 합시다. 이번에는 EPSON SC-P800의 주요 장점 중 하나인 깊은 D-Max 즉 검은색의 최대 광학 농도가 높은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먼저 일반 사진 인화소의 Laser-C 프린트 이미지부터 보도록 합시다. 저녁과 밤의 경계 시간에 촬영한 사진으로 하늘과 구름 그리고 수면의 콘트라스트 표현이 중요한 사진입니다. 역시 이것만 본다고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만.....
일단 화면 중앙을 시작해서 하단부까지 수면의 반영이 만들어내는 느낌이 많이 답답해 보입니다. 이런 종류의 씬은 투명감이 드는 것이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프린트의 콘트라스트 표현력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자 그러면 EPSON SC-P800의 샘플을 보도록 합시다.
EPSON SC-P800로 프린트 한 사진은 뿌옇던 막이 걷히는 느낌입니다. 하늘의 색과 보라색 구름의 입체감과 투명감, 건물의 디테일과 수면의 반사광 그리고 나뭇잎의 형태가 보다 입체감 있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상당히 차이가 크기에 설마 진짜 이 정도 차이가 날까?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두 개를 같이 놓고 보면 그대로 이 만큼 차이가 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을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센서의 다이나믹레인지, 즉 빛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것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디지털카메라의 핵심 성능 지표라 하겠지요.
프린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린터의 다이나믹레인지는 검은색을 얼마나 깊고 어둡게 표현 해내느냐가 바로 프린터의 표현 능력 범위, 즉 다이나믹레인지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식이지요.
이러한 표현력 증대를 위해 EPSON에서는 보다 깊은 블랙을 표현 할 수 있는 잉크를 개발합니다. 바로 UltraChrome HD 잉크 입니다.
EPSON SC-P800의 가장 큰 진보점은 바로 이 부분 입니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포토 블랙 잉크의 색 구성 성분을 1.5배 증가하고 그에 따른 잉크 조합비를 개발 하였습니다.
매트 블랙의 경우 단순히 색 구성 성분의 양을 늘리는 것으로는 농도 증가가 어려운 특성이 있습니다. 매트 용지의 경우 잉크를 지층 깊숙이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깊은 블랙을 만들기가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안료의 양을 증가하는 방법이 아닌 수지의 화학 특성과 균형, 안료 가공법을 연구하여 잉크가 용지 지층에 깊숙이 침투하지 않으면서 블랙을 구성하는 안료가 보다 표면에 모이도록 하는 방법으로 더욱 진한 매트 블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게 기술이겠지요.
단, 이렇게 잉크 성분을 달리해서 안 그래도 작은 프린터 노즐로부터 잉크 분사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색 구성 성분의 입자 크기를 바꾸거나 새로운 수지 코팅 기술을 연구하면서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 가는 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실제 용지의 스며든 단면을 보면 위의 사진처럼 됩니다.
최종적으로 블랙의 농도를 높이면서 정교하고 깨끗하게 잉크 분사가 가능 시킬수 있는 매칭을 완성 하였습니다. 개발시에도 이 부분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처음엔 잉크가 너무 막혀서 단순 인쇄 하는 것도 힘들어서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색상과 입체감이 보다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프린터의 핵심이자 새로운 잉크 개발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하게 만든 부분은 바로 프린터 헤드 입니다.
마이크로 피에조 AMC 헤드로 채널당 180개 노즐에 8채널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헤드를 통해 만들어지는 해상도는 2880 x 1440 dpi 해상도로 출력이 가능합니다. EPSON이 자랑하는 고화질 구현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피에조 (압전소자) 의 특징은 전기의 크기에 따라 수축과 팽창 정도를 매우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 원리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압전소자 운동을 제어하여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잉크양을 분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단지 일정 크기의 잉크만 분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바로 압전 소자 움직임의 크기와 타이밍을 조절하면 같은 잉크 노즐 구경에서도 다양한 크기의 잉크 도트 크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MSDT (멀티 사이즈 도트 테크놀러지) 의 구현을 통해 보다 섬세하며 자연스러운 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원리는 자체는 단순하고 영민한 방식이지만, 실제 구현 시 대단히 고속으로 그리고 대단히 높은 정밀도로 처리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 높은 품질을 작은 컬러 카트리지 갯수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것은 상대적으로 잉크 카트리지 종류가 많아질수록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컬러 비일관성 낮추고 잉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잉크 방울 크기는 3.5 피코리터, 즉 1조 분의 3.5리터 크기로 업계 최고의 수치 스펙은 아님에도 경쟁사와 비교시 오히려 더 높은 그라데이션과 컬러의 밀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잉크 특성과 헤드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컬러 LUT (Look up table) 튜닝 기술이 가미 되어야 합니다. LUT은 디지털 컬러 신호를 어떠한 잉크 조합을 통해 실제 컬러를 만들어내는가 하는 개념입니다.
Kodak 및 컬러 공학으로 유명한 로체스터 공과 대학 먼셀 색채 연구소와 EPSON이 공동 개발한 LCCS (Logical Color Conversion System)를 통해 구현된 8채널 컬러 LUT 시스템의 개념을 구체적 수치로 이야기하자면 무려 1,840,000,000,000,000,000 종류의 조합으로 잉크의 입상성과 광원 의존성까지도 고려한 최적의 화질을 실현합니다.
물론 상기에 언급한 잉크의 색, 성분과 조성이 달라졌기 때문에 EPSON은 새로운 LUT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입체감이 증가했다는 것도 LUT의 업데이트가 크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LCCS 시스템을 개발시 어느 정도까지 컴퓨터 계산을 통해 논리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최종 세부 조정은 사람이 직접 프린트를 눈으로 보고 튜닝 합니다.
계측한 농도나 색상을 실제 프린트 하게 되면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요컨대 논리적으로 올바르더라도 장인이 직접 보고 맞지 않는 부분을 직접 파인 튜닝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단순 프린터가 아닌 예술 작품을 만드는 도구로서 단순 수치로는 어려운 인지색까지 튜닝하는 것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또한 브론징 현상을 보다 감쇄하였습니다. 브론징은 잉크와 종이의 반사농도의 차이가 많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특정 파장의 반사가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주로 글로시 계열 용지에서 쉽게 발생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저감하기 위해 잉크 개발시 잉크 수지의 양과 종류를 조절하여 나온 결과로 브론징이 최대 60%까지 감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을 종이 위에 전개하는 새로운 컬러 LUT, 헤드 기술은 바로 신 개발 잉크를 위한 기술로 응집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잉크와 컬러를 구성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이 정도 까지 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실제 프린트가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재현 해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얼마나 정확한 컬러가 나오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바로 사진 두 장을 보도록 합시다.
위의 사진은 캘리브레이션한 모니터를 카메라로 촬영한 것 입니다. 저 사진을 EPSON 광택 용지에 프린트하여 표준 광원 뷰잉 부스에서 촬영한 사진이 아래 사진입니다.
모니터와 프린트간의 컬러와 콘트라스트가 사실상 같습니다. 당연한 게 당연하게 되고 있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당연한 것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은 지식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Color Management System 통칭 CMS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모니터, 프린터 간의 컬러를 비슷하게 맞추면 무척 편할듯하니, 그게 가능할 수 있도록 해보자. 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프린터의 경우 잉크와 용지가 만났을때 발생하는 색 어긋남을 정리(캘리브레이션)하고 그에 따른 특성을 기록(프로파일링)해두면 좋을것 입니다. 요컨데 영점 잡기와 비슷하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컬러 프로파일을 이용하면 모니터와 해당 용지간에 거의 비슷한 컬러와 콘트라스트를 프린트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프로파일에도 품질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작업을 개인이 고도의 색재현 및 정밀성이 가능한 것을 만들려면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CMS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프린터 제작사가 어느 정도의 범용성과 품질을 양립한 프린터 프로파일을 제공하면 어떨까요? 예전에도 이런 시도가 몇번이나 있었으나 보통은 구색 맞추기 정도였는데 EPSON에서는 제법 괜찮은 프린터 프로파일을 기본 번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EPSON에서 만드는 잉크, 용지 품질 및 특성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꼭 염두 해둬야 하는 것은 모니터 입니다. 프린터 리뷰에 모니터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리뷰 차원을 떠나서 프린터가 정확한 색을 만들어 준다고 한들, 모니터가 컬러 영점 (캘리브레이션) 조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애꿎게 프린터 탓을 하게 될 테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느낌의 프린트에서 멀어질 테고 결국 프린트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게 싫고 귀찮다 하시는 분들에겐 시중에 몇가지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한 솔루션이 있습니다. 가격도 십여년 전과 달리 대단히 현실적인 가격으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Xrite의 i1 Display Pro 2 (리뷰 링크) 가 있습니다. 물론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않더라도 프린트는 잘 되겠지만, 보다 자신의 의도를 담은 컬러와 콘트라스트가 소중히 표현되었으면 하는 분들이라면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꼭 경험해봤으면 합니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EPSON 번들 프로파일의 경우 한가지 특이한 버릇이 있는데 프린트시 컬러 렌더링 의도를 어떻게 지정하느냐에 따라서 블루 계열의 색이 많이 달라진다는 것 입니다. 일단 원본 사진을 보도록 하지요.
위 사진을 같은 용지에 프린터 프로파일 컬러 렌더링만 바꿔서 프린트 할 것 입니다. 먼저 Relative 렌더링 부터 봅시다.
위의 원본 사진과 거의 다르지 않게 나옵니다. 콘트라스트가 살짝 더 강하게 나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받는 인상감은 번들 프린터 프로파일임에도 원본을 솜씨 좋게 재현 하였습니다.
그럼 다음엔 컬러 렌더링을 Percepture 로 바꿔서 프린트 한 것이 위의 사진 입니다. 원본의 블루 컬러에 비해 시안과 미량의 그린이 들어간 색이 나옵니다. 작업 내용과 컬러 구성에 따라 선택해야겠지만, 블루톤이 매우 중요하게 표현되어야 하는 경우 프린트할때 컬러 렌더링은 Relative 모드로 하셔야 원본에 더 가까운 표현이 된다는 것을 기억 하시면 도움 될듯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EPSON 번들 프로파일의 경우 이렇다는 것이고, 전용 커스텀 프린터 프로파일을 솜씨 좋게 만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말해 SC-P800 프린터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라 EPSON 번들 프로파일의 특성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컬러를 살펴 봤으니 흑백 프린트의 특성도 살펴봐야 겠습니다. 사실 흑백 프린트는 제대로 하려면 컬러보다 더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EPSON에는 AB&W (Advanced Black & White) 모드가 있습니다.
위와 같이 간단한 파라메터 구성으로 흑백 초심자도 비교적 손쉽게 흑백 프린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흑백 프린트의 농도 선형도나 어색한 컬러 (검은색도 색이기에 매우 다양한 색상의 검은색이 있습니다. 그래서 흑백 프린트가 더욱 어렵기도 하지요) 는 없는지 직접 계측해봤습니다.
총 51단계 흑백 계조를 EPSON 광택 용지에 프린트 하여 계측 한 결과가 아래 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알파벳 L은 밝기 농도 값 입니다. 농도의 선형성은 비교적 괜찮은 수준으로 쉐도우 부분이 살짝 밝아 보이지만 일반적 용도로 볼때, 이러한 농도 특성은 눈으로 보기에 쉐도우의 재현력이 높은것 처럼 보이므로 제법 괜찮은 방법 입니다.
알파벳 a가 기준선에서 왼쪽에 있으면 '시안'컬러가 끼어보이고 오른쪽에 있으면 '마젠타'컬러가 끼어보입니다. 알파벳 b가 왼쪽에 있으면 '블루'가 끼어보이고 오른쪽에 있으면 '옐로우'가 끼어 보입니다.
이것을 참고하여 해석해보면 a 값은 비교적 중성 회색에 가깝게 매우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b 값의 경우 하이라이트부터 시작해서 쉐도우로 갈수록 점점 중성 회색에 가까워지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계조가 밝을수록 블루 컬러가 보입니다.
이것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테스트에 사용된 EPSON 광택 용지의 페이퍼 화이트는 순수 중성 흰색이 아닌 소위 콜드 화이트 인화지 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콜드 화이트 용지가 가지는 잇점은 컬러의 경우 색이 선명하고 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는 효과가 있습니다. 흑백의 경우 정서적인 느낌 보다는 이성적인 감각으로 프린트가 마무리 됩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조금 중화시키기 위해서 b값을 기준선에 가깝게 오도록 하면 될듯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옐로우 톤을 추가하면 될듯 합니다. ab&W의 컬러 휠에서 옐로우 쪽으로 +6을 시켜서 다시 계측 해봤습니다.
역시 EPSON 광택 용지의 콜드 화이트 특성에 의해 하이라이트 부분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농도가 짙어지면서 잉크의 영향이 커져갈수록 점점 가운데 영역으로 모여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되도 들인 수고에 비해 육안으로 보기엔 제법 볼만 합니다. 더불어 EPSON 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보다 섬세한 조정이 가능한 전문적인 흑백 프린트 드라이버를 개발 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가지로 살펴보고 있습니다만, 일단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슬슬 프린트 된 색상의 안정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용지 위에 잉크를 올리고 나면 보기에 바로 건조가 되는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완성된 프린트의 콘트라스트와 색평가를 프린트가 나온 직후 바로 하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뿌려진 잉크가 안정화되면서 색이 정착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EPSON에서는 빠른 잉크 건조에 따른 색 안정화를 이뤄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직접 검증해봤습니다.
위와 같은 420개 컬러 패치를 프린트 한뒤 바로 계측 하고, 그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루 건조후 비교하는 식 입니다. 먼저 항상 기준이 되는 EPSON 광택 용지를 보도록 합시다.
평균 델타값은 약 0.83에 오차범위가 큰 상위 10%의 평균 델타값은 2.17이 나왔고 최대 델타 값은 3.83으로 나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델타값은 일반인 기준으로 2 이하면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쉽게 해석하자면 특정색을 제외하곤 잉크의 건조가 매우 빠르다는 뜻 입니다.
혹시나 싶어 여기서 하루 더 건조하여 전날 계측했던 데이터와 다시 비교해봤습니다.
평균 델타값은 0.22에 오차범위가 큰 상위 10%의 델타값 마저도 0.52가 나왔고 최대 델타값은 0.93이 나왔습니다. 대단히 민감한 컬러 작업이라면 프린트 완료 이틀 후에 색평가 작업을 하면 될 것이고, 일상수준에서의 색평가를 한다면 하루도 안되서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글로시 계열 용지를 살펴봤으니 매트계열 용지도 당연 살펴봐야겠지요. 용지는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인헨스드 매트지를 사용했습니다.
매트계열 용지의 잉크 건조 시간은 매우 놀랍습니다. 평균 델타값 0.37에 최대 델타값은 1.46. 이 정도면 하루만 건조시켜도 프린트의 정밀한 색평가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컬러와 농도 관련 이야기에 있어서 거의 막바지까지 온듯 합니다. EPSON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Color Linearlization (컬러 선형화)툴인 ColorBase가 SC-P800에서 부터 ColorBase 2로 메이저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반사 농도 측정기를 이용하여 프린터의 색을 정렬시켜 주는 툴 입니다.
프린터라는게 한번 캘리브레이션 하고나면 끝이 아닙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캘리브레이션을 다시 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잉크의 LOT번호가 달라졌다던가 설치 장소가 달라졌다던가 설치 장소가 바뀌어서 온도, 습도가 달라졌다던가, 장시간 사용하지 않았다던가 등의 여러가지 원인으로 컬러의 품질이 일관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용지 종류 별로 컬러 프로파일을 새로 작성해야 하는데, 저의 경우 용지 프로파일링 하나 하는데 건조시간과 형광증백제 영향을 제어하는 것 까지 합치면 최소 삼일에서 일주일은 족히 걸립니다. 이게 용지 종류가 많아지면 이것도 정말 큰일 입니다. 저의 경우 164개의 프린터 컬러 프로파일이 있는데 이걸 한번에 처음부터 전부 만든다고 하면 실신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Color Base 2에서는 이런 수고를 할 필요 없이 한번의 캘리브레이션으로 컬러 프로파일 관리가 끝납니다. 물론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하던 용지가 제조사의 사정으로 특성 변화가 발생하면 해당 용지의 프로파일을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서드 파티 용지 제조사가 일관된 특성 및 품질이 유지된다면 한번 프로파일을 만들어주고 나면 그 뒤는 ColorBase 2로 일관된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Color Base 2가 가지는 장점은 컬러 교정을 용지 프로파일별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프린터 메모리에 내장된 LUT 을 직접 교정한다는 것 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기준이 되는 컬러 교정 데이터가 프린터 외부에 있는것이 아니라 프린터 내부에 있습니다.
단, 컬러 베이스를 사용할때 꼭 EPSON 용지 사용을 해야 합니다. 기준이 되는 용지는 총 3종류가 있는데 EPSON 용지는 오랜기간 동안 특성 및 품질 안정성이 검증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되도록이면 EPSON의 프리미엄 광택 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ColorBase 2를 통한 계측용 용지 기준으로 삼을만 합니다.
물론 논리적으로 따지면 ColorBase 2의 컨셉상 기준되는 용지 3종류 어떤것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프린터의 최대 컬러 개멋이나 H-Max, D-Max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색 좌표값을 찾아서 색을 정렬해주는 개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실체 colorbase2용 챠트의 컬러 패치를 봐도 예상 할 수 있습니다. 최대 검은색, 페이퍼 화이트, 최대 RGB값이 챠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좀더 명확한 (안심할 수 있는) 계측용 용지를 쓴다면 EPSON 프리미엄 광택지에 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지금까지 컬러, 농도, 색관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한번 언급하고 갔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먼저 '이것'이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바로, 노즐 정렬 입니다.
보통 프린터를 구입하고 그냥 프린트 해도 그리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기 성능의 100%를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때문에 이 부분은 프린터를 받고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합니다. 꼭 필수로 해야 합니다.
헤드 정렬을 위한 패턴 출력을 하게 되는데, 제가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프린터에서 직접 하지 마시고 드라이버에서 제공하는 방법을 통해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차 적으로 헤드 정렬을 할때 한번에 완전히 정확한 헤드 정렬이 안됩니다. 따라서 1차 헤드 정렬을 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다시 헤드 정렬 패턴을 출력하고 다시 세부적으로 조정이 들어가는 방식이 되야 하는데, 드라이버에서 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위의 그림은 1차 교정시 값입니다.
그리고 다시 재정렬을 통해 최종적으로 완성된 값이 위의 값입니다. 제차 말씀드립니다만, 초심자 분들은 이 과정을 거의 빼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번 기회를 빌러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프린트에 직접 관여하는 내용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럼 부가적인 것들을 가볍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전작인 Stylus 3880에서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보인 것은 다음 아닌 롤 용지 지원이였습니다.
저의 개인생각은 롤 용지는 쓰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롤 용지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의라 많은 분들이 Stylus 3880의 롤 용지 미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하는 것을 이해 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종의 소소한 로망 같은 느낌도 있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EPSON SC-P800의 가격대에서 드디어 롤 용지 옵션 (별매) 이 지원 됩니다.
구조 자체는 지극히 단순해서 롤을 감아주는 모터 류는 없습니다. 있으면 편리하겠지만 A2 사이즈의 프린터인 것을 고려 해볼때 모터가 없어도 생각보다 불편함은 없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하고 고장날 꺼리가 없기도 하지요. 일단 이 유닛을 프린터에 장착하면 아래 처럼 됩니다.
2인치 구경, 3인치 구경의 17인치 롤 용지를 지원합니다. 아무래도 롤 용지를 쓰게 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파노라마 류의 사진을 프린트 할때 본전 뽑는 기분이 날듯 합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좌우 여백 없는 프린트가 가능하기에 용지의 구석구석까지 활용한다는 부분도 좋습니다. 사실 이 롤 용지 옵션에 대해선 그리 할말이 없습니다. 특히 3880 사용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저렴한 가격에 튼튼하고 제대로 된 롤 용지 사용 옵션을 달 수 있고 작동 또한 뭐라 할 말이 없을 만큼 본연의 기능에 충실 합니다. 그리고 막상 장착해서 보면 모양세 또한 그럴듯 합니다. 그럼 실제로 프린트 하면 어떤 느낌일까를 보도록 합시다.
저의 예전 작업중 하나를 프린트 해봤습니다. 대강 프린트 사이즈의 감이 오시는지요? 이 밖에도 EPSON에서 제공하는 부가 기능 중에 하나는 EPSON Print Layout 이라는 프로그램 입니다.
기본적으로 큰 용지에 여러장의 사진을 손쉽게 배치하여 프린트 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 입니다만 이 중에서 갤러리 랩핑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캔버스 화폭의 그것 처럼 만들어두는 것인데 이것을 수동으로 하려면 제법 귀찮고 복잡합니다만 이것을 몇가지 간단한 파라메터 설정만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캔버스 재질의 용지를 사용해서 프린트 한 것을 액자집에 가져가서 만들어도 되고 혹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하네뮬레에서 나온 갤러리 랩으로 아래와 같은 작업을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생각했던것과 달리 간단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게다가 완성 된 후 결과물도 왠지 뿌듯하고 기쁘지요.
다양한 종류의 길이가 있으니 크기에 맞춰서 다양한 재미를 볼 수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이건 EPSON SC-P800 본 리뷰와 관계 없는 듯 하면서도 살짝 관계가 있기도 한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EPSON에서 만드는 제품 중에 라벨 프린터 제품군도 있는데, 그 중 PRIFIA OK600P 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열 전사 방식의 스티커 라벨 프린터로 제품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한가지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AA 건전지와 블루투스로 스마트 폰에서 바로 운영 가능하기에 전문적 케이블링을 현장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정도 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사진과 관련된 것으로 쓸만한게 뭐가 있을까요.
보통 사진잡지 같은 곳에 보면 작품이 게재되어 있고 그 밑에 촬영 데이터가 적혀 있는 것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뭐고, 렌즈는 어떤거고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는 얼마였다. 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사진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디지털 카메라는 exif 메타 데이터가 들어가 있으니 이것을 손쉽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렇게 촬영 데이터를 손쉽게 기재 할 수 있는 뿐만이 아니라 OK600P 라벨 프린터의 라벨지는 접착이 가능하므로 위의 그림처럼 사진 뒤에 붙이거나 혹은 전시회에서 촬영 데이터 등을 같이 보여주고 싶을때 사용 하면 될듯 합니다.
특히 천체 사진가 및 관련 기관에게 있어서 촬영 데이터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와 의미가 있을듯 합니다. 그렇기에 천체 사진 전시장에서 촬영 데이터를 작품 곁에 같이 기재 해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을 자동화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바로 EPSON Exif Label Tool 입니다. 단 윈도우즈 PC가 아닌 Mac 전용 프로그램 입니다. 사용법은 매우 직관적입니다. 사진 화일을 프로그램에 던지기만 하면 Exif 데이터의 프린트 폼이 나옵니다.
물론 Exif 데이터의 종류를 선택해서 프린트 할 수도 있습니다. 옵션의 종류는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참고로 제품에 번들로 포함되어 있는 12mm 폭 라벨 스티커로 프린트 하면 아래가 잘려 나오므로 18mm 폭 라벨 스티커를 사용하도록 합시다.
프로그램 자체는 단순하고 꼭 필요한 것들만 있기에 문제 될게 없습니다. 그러나 OK600P 라벨 프린터의 사용 주의점 한가지가 있습니다. OK600P 라벨 프린터의 메뉴얼을 보면 프린터 사용 -> 프린터 설정 -> 프린터에 테이프 카트리지 삽입 항목 첫번째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있습니다.
일단 새카트리지를 손에 들고 메뉴얼을 보면서 저대로 했다가 카트리지가 영영 돌아 올 수 없는 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자비로 다시 12미리 카트리지를 샀는데, 글쎄 프로그램이 18미리 카트리지가 되어야만 데이터 전체가 보이더군요. 다른 분은 저 같은 실수 하지 마시길..
이제 리뷰도 슬슬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SC-P800의 연결성 입니다. 하이 아마츄어 및 프로를 위한 프린터에 왠 Wi-Fi가 탑재 된거지? 싶었습니다.
무선 전송이라는게 유선 연결에 비해 불안한 이미지가 있다보니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만 케이블로 연결하려면 최소 10미터 정도는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고, 일단 신기능이니 테스트도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막상 Wi-Fi 연결을 사용해보니, 이게 무척 편합니다.
Wi-Fi는 스탠다드 N 규격을 지원하며 일종의 기능상 보너스로 애플 에어 프린트, 구글 클라우드 프린트, 엡손 iPrint 앱에서 프린트가 가능합니다. 물론 USB 케이블 및 이더넷 연결 또한 당연 지원합니다.
지금까지 EPSON Surecolor P800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스테디셀러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Stylus 3880의 후속작으로서 프린트의 품질은 물론 매우 높은 신뢰도와 동시에 롤 용지 옵션 사양까지 추가 되었습니다. 또한 신개발 잉크 덕분에 더 깊은 콘트라스트와 컬러의 표현력은 프린트의 입체감을 느끼게 할 정도 입니다. 심지어 프로용 대형 프린터에서 겪는 빈번한 노즐 막힘의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습니다.
제 경우에만 유독 상황이 좋았는지도 모르겠지만, 기존 EPSON의 프로용 프린터는 노즐이 막히는 경우가 빈번하고 결국 아까운 잉크의 낭비가 무척 컸습니다. 그에 비해 EPSON SC-P800은 노즐 막힘의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도 신기해서, 일부러 종이 끝을 살짝 높혀서 프린터 노즐에 살짝 스치도록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노즐 막힘이 없었습니다. 정말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그리고 섬세하게 마무리 하는 느낌의 프린터임과 동시에 높은 품질의 안정적 컬러를 안심하고 손쉽게 만들어 주는 든든한 지원자 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마음을 캔버스 위에 뿌려 봅시다. 그건 즐겁고 행복한 일임에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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