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든 필름

EPSON Perfection V700 PHOTO


여러분께서 잘 아시듯 EPSON 이라는 회사는 출력기(Output)를 만드는 회사로 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정밀시계로 유명한 Seiko의 프린터 사업부에서 개발한 프린터인 EP 모델은 당시 기준으로 놀라운 생산성과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시장상황도 그렇지만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도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했던 EP 모델은 엄청난 히트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나올 모든 제품들은 EP의 대를 잇는 훌륭한 SON (아들)이 되었으면 한다는 염원을 담아 회사명을 EPSON으로 정하게 됩니다.

이처럼 출력 기반 (Output) 의 EPSON은 도트 매트릭스 방식의 글자를 위주로 하는 출력에 있어서 대성공을 일으킨 후 현재에 이르러서는 갤러리, 뮤지엄급의 초고품질의 예술 작품 프린트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 출력 관련 업계 회사라면 당연히 '이미지 입력' (Input) 관련 장비를 생산하면 더욱 시너지가 좋을 것이고 또한 출력과 관련된 컬러 기술을 이미지 입력 장비에 응용이 가능하고 또한 반대로 이미지 입력 장비에 사용된 컬러 기술을 출력 기술에도 응용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결국 이미지 입력, 출력 장비를 같이 생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화질의 엡손' 이라는 수식어는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닌 대다수가 인정하는 EPSON 브렌드의 강점이 잘 드러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미지 입력 장치들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 카메라 다음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스캐너의 품질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스캐너 시장에 있어서 EPSON은 플래그 쉽 스캐너 Perfection V700 PHOTO 를 발매 하기에 이릅니다.

V700은 기존 플랫 배드형 스캐너 중에서도 프로 지향의 아주 섹시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직선들의 조합 속에 전면의 은근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알루미늄 헤어라인 플래이트는 상당히 세련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더구나 스캐너 상단에 보여지는 검은색 라인은 단순 디자인을 떠나 스캐너 광원의 위치, 다시 말해 스캔이 실제로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스캐너의 전원 버튼의 감촉은 적당한 압력감과 반발력을 가지고 있어서 기기에 전원을 인가했을때 느껴지는 감촉은 기기 자체의 신뢰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훌륭 합니다.

더불어 스캐너 덮개의 각도를 조정할때의 느껴지는 고정력과 움직여지는 감촉의 밸런스는 매우 뛰어납니다. 이쯤만 되어도 이미 V700의 빌드 퀄리티는 상당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세심한 설계는 박스를 열고 설치 할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상 플랫 배드 형 스캐너의 경우 이동시 CCD 센서의 흔들림이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잠금 장치가 있는게 보통인데, 제품 구동시 잠금 장치를 풀지 않고 바로 작동 시키는 경우엔 관련 구동 모터, 밸트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 기기의 손상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막 기기를 구입한 분들 중엔 '메뉴얼 따위, 쓰래기통 직행 특급 열차 예약 티켓일 뿐' 이라는 분들의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었나 봅니다.

' 제발 잠금 장치 좀 풀어서 써라' 라는 EPSON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V700 설치 였습니다. 실제로 저 부분만이 아닌 여러 부분에 있어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정말 메뉴얼 없이도 쉽게 설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V700의 뒷면에는 컴퓨터와의 연결을 위한 파이어 와이어, 필름 스캔을 위한 광원이 내장된 상판 연결 단자, USB 단자 그리고 전원 단자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컴퓨터와의 연결은 파이어 와이어 단자를 더 선호하지만 USB 연결시에도 쾌적한 스캔을 할 수 있었습니다.

V700에 제공되는 필름 홀더는 지금껏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필름 종류를 전부 지원 합니다. 35mm 필름 부터 중형은 물론 4x5 대형 필름도 지원하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8 x 10 인치 필름까지 스캔 할 수 있습니다.

필름 홀더의 장착은 대단히 간편하여 스캐너 본체의 화살표와 홀더의 화살표를 위 그림과 같이 맞춰주면 될 뿐 입니다. 특별히 더 신경 쓸만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주의 해야 할 것은 위 사진에서 보이는 그림 두개 입니다. 필름 스캔시 광원 쪽을 유제면 (무광으로 실제 필름의 화상이 맺혀 있는 곳)으로 하고 필름의 베이스 면 (광택나는 면)은 CCD 센서 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반대로 하더라도 화질의 큰 손상이 없을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 필름 베이스 면에 닿는 빛의 난반사에 따른 화질 저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켜주도록 합시다.

이런 방식은 어떨까요? 필름 속지에 넣은 그대로 (물론 속지는 투명한 제품이어야 하겠죠) 스캔을 해버리면 매우 짧은 시간에 인덱스 용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스캔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혹은 위의 사진 처럼 마운트 된 필름을 스캔해도 좋겠군요. 자신의 작업의 순서 흐름이나 배열을 기록하는 용도로도 매우 간단하고 편하게 필름의 이미지를 디지털화 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하는 이야기지만 EPSON V700은 필름 스캔이 메인 컨셉으로 나온 제품 입니다만 반사 원고 스캔, 즉 종이류의 스캔도 매우 뛰어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당연한거죠.

따라서 필름 스캔시엔 스캐너 상단의 도큐먼트 매트 보드를 제거하여 사용하고, 반사 원고 스캔시엔 매트 보드를 장착하여 사용 해야 합니다. 매트 보드를 장착한 상태에서 필름 홀더가 장착된 V700의 뚜껑을 누르면 아무래도 홀더에 힘이 가해지므로, 겉으로 보기에 비해 사실 정밀하게 만들어진 홀더 입장에선 좋을 일이 없으므로 스캔 하기 전에 한번씩 체크 하도록 합시다.

아무튼 필름 스캔이 끝났으면 홀더를 탈거해야 합니다. V700은 필름 홀더의 장착도 편리하지만 탈거도 편리 합니다. 적절한 홈이 나 있으면 저 부분을 살짝 올려주면 될 뿐으로 비록 사소해 보이지만 없으면 불편한 부분을 배려한 부분입니다. 저는 하이 테크놀러지의 압도적인 기술을 즐기고 좋아하지만, 위의 홀더 디자인 같이 사소한 이런 류의 설계는 사용 하는 '사람' 을 생각한 설계자의 마음이 느껴지므로 별거 아닌 이런류에 저는 쉽게 매료 되곤 합니다.

또한 V700의 필름 홀더는 지금껏 EPSON 스캐너에 제공했던 홀더에 비해 보다 진일보 하여 편의성 확보는 물론 스캔 품질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부분까지도 고려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V700에서 필름 스캔의 품질을 좌우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 첫번째는 필름 홀더와 스캐너의 덮개 사이의 장력을 조정, 완충해주는 버퍼 스폰지가 있습니다. V700의 광원에 있는 글래스와 접촉하여 일정한 거리와 홀더의 장력을 조정하는 역할과 동시에 스캔과정 중 센서와 광원을 동작하게 하는 스태핑 모터의 진동과 주변 환경 진동에 대비하여 홀더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고정 역할을 겸 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부분은 필름 홀더의 높이를 조정하는 부분 입니다. 오직 필름만을 스캔하기 위한 중급 이상의 필름 전용 스캐너는 필름과 CCD 센서에 이미지가 깨끗하게 맺히도록 하기 위하여 렌즈가 직접 움직여 포커스를 맞추는 구동부와 렌즈가 있습니다.

그러나 V700의 경우 포커스를 맞추는 렌즈 및 구동부가 없습니다. 때문에 포커스는 렌즈로 맞추는 것이 아닌 피사체, 즉 필름 홀더의 높이를 바꾸는 식으로 포커스 조정을 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 처럼 저 부분을 들어 올리면 빠지고 화살표 방향을 반대로 돌리면 필름 홀더의 높이가 높아지는 식 입니다. 이러한 식으로 V700에서 지원하는 모든 필름 홀더는 총 3가지의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홀더 높이 조정 부품을 제거 하는 경우 높이는 2.5mm  됩니다. 제일 낮은 초점 거리 입니다. 또한 ' O ' 위치로 맞추는 경우 높이는 3mm가 되며 통상적인 위치 입니다. 마지막으로 ' + ' 위치로 놓을 경우 높이는 3.5mm가 되어 제일 높은 초점 거리가 됩니다.

이 높이의 차이는 불과 0.5mm. 1mm도 안되는 아주 작은 높이의 차이지만 이 차이에 따라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수도 혹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만큼 필름 스캔이라는 작업은 해상력과 정밀도가 매우 높아야 한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습니다.



허나, 이런 불편을 생각해볼때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애초 설계 할때 CCD 센서와 렌즈 그리고 필름 홀더의 위치를 정확하게 맞춰주면 해결 될 일 아닌가? 라고 말입니다. 만약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필름 전용 스캐너에서 볼 수 있는 포커스 조정 기능은 사실상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세계에서의 운용은 또 달라서 필름 홀더가 고정 하더라도 필름을 잡아주는 장력, 필름의 종류, 필름의 평탄도, 설치 환경, 운용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어떻게든 포커스를 따로 잡아줄 필요가 있게 됩니다.

따라서 V700 스캐너 사용자가 말하는 이슈 중에 하나가 생각보다 선명하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간혹 들리곤 합니다만, 그 이전에 필름 홀더의 높이 조정을 통하여 최적의 포커싱 포지션을 확보 하는 것이 우선 일 것입니다.

직접 살펴봅시다. 스캔은 4800 DPI로 하였습니다. (최대 해상도가 6400 DPI인데 왜 4800 DPI로 했는가에 대해선 뒤에 자세히 기술 하겠습니다) 또한 사용된 필름 홀더는 스트립 홀더 (5장 혹은 6장씩 짤려 나오는 35mm 필름용 홀더)를 사용 하였으며 필름은 필름 입자가 최대한 보이지 않는 고해상도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 하였습니다. 붉은색 사각형 부분을 각 포커스 포지션 별로 따로 스캔, 리사이즈 없는 1:1 그대로 크롭 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필름 홀더의 포커스 포지션을 제일 낮은 상태로 했을때 입니다. 사진을 보니 어째 좀 실망 스럽지요? 다시 말해 홀더 높이 조정기를 전부 제거 하여 필름 홀더의 높이가 2.5mm 였을때의 상태입니다.

필름 홀더 포커스 포지션을 ' O ' 로 셋팅 하였을 때 입니다. 다시 말해 홀더의 높이는 3mm 가 되었습니다. 전에 비해 확실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검은색과 노란색의 경계를 이루는 라인이 선명해졌고 전체적으로 뭉개졌던 디테일이 많이 살아났습니다.

홀더 포커스 포지션을 ' + ' 로 셋팅, 즉 홀더의 높이는 3.5mm 가 되었습니다. 이전 보다 더욱 디테일이 날카롭게 표현되고 있으며 필름 입자가 느껴지기 시작 합니다. 더군다나 오른쪽의 거칠하게 튀어나온 디테일들은 확실한 양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EPSON V700의 포커싱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여기서 한가지 더 이야기 할 것이 있습니다. V700은 스캐너 치곤 매커니즘 구조가 좀 재미 있는 스캐너 입니다.

EPSON에서 V700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에 하나가 바로 듀얼 렌즈 시스템 입니다. 플랫배드형 스캐너에 듀얼렌즈라고 하니까 왠지 좀 생뚱맞은 느낌이 들법도 합니다만, 의외로 가격과 성능을 어떻게든 양립시키기 위한 엔지니어의 눈물 어린 노력이 느껴지는 시스템 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스캐너 내부에 렌즈가 2개 들어 있다는 뜻인데, 왜 이렇게 설계 하게 되었을까하는 것 입니다. 첫째로 V700은 정밀한 사진류의 원고를 스캔하는 PHOTO 스캐너 입니다. 반사원고 (종이에 인쇄된) 스캔 품질은 당연 기본적으로 좋아야 할 것이며, 플랫 배드형 스캐너 중에서도 필름 스캔 화질이 더욱 중요시 되는 제품군 입니다.

앞서 기술하였듯 스캐너 유리 위에 바로 원고를 올려 스캔할때와 필름 홀더에 장착된 원고를 읽어낼때의 초점 거리는 다릅니다. 따라서 매우 높은 해상력의 전자 제어식 포커스 조정이 가능한 렌즈를 탑재하면 깔끔하게 한번에 정리가 될것 같긴 한데, V700의 경우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스캐너 유리 위에 바로 올려 스캔할때 사용하는 렌즈 따로, 필름 홀더를 통한 스캔시 사용하는 렌즈를 따로 만들면 어떨까요? 그리고 각 렌즈별 광학특성을 보다 특별하게 설계하면 가격과 화질의 양립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 입니다.

실제로 전자 제어식 포커스 조정이 가능한 렌즈에 비해 고정 초점식 렌즈 2개를 넣는 것이 가격과화질을 양립하는데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V700에 사용된 렌즈는 그래서 반사원고 스캔과 필름 에이리어를 이용한 8 x 10 필름 스캔시 4800DPI를 지원하는 렌즈를 사용하고, 필름 스캔 사용시에는 6400DPI를 지원하는 렌즈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스캔시 해당 모드에 따라서 렌즈 모듈이 좌 우로 이동하며 목적에 맞는 렌즈를 자동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직접 조정 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사용자 입장에선 보다 높은 화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입수 하는데 도움이 될듯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듀얼 렌즈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 이전에 V700의 스펙에 관해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EPSON Perfection V700 PHOTO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에 하나는 바로 '광학 해상도' 6400 DPI 라는 것 입니다.

통상 필름 스캐너 모델에 있어서 광학 해상도라고 하면 통상 CCD 센서 해상도를 이야기 합니다. 어떤 스캐너의 광학 해상도가 4000 DPI라고 하면 CCD 엔진 해상도가 정말 4000 DPI 라는 이야기 입니다.

물론 여기에 따로 '최대 출력 해상도' 라고 붙여서 통상 CCD 엔진 해상도의 실제 성능의 1.5~2배 정도 되는 수치를 제시하지만 CCD의 물리적 해상도가 정말 1.5~2배가 되어 실제 존재하는 필름의 화상을 읽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포토샵에서 200% 확대하는 것과 원리가 같은 것으로 장비가 가진 진짜 성능은 아닙니다.

따라서 '최대 출력 해상도'로 스캔 할때 얻을 수 있는 화소수는 높지만 경우에 따라 화질이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최대 출력 해상도'가 중요한 것이 아닌 '광학 해상도'가 그 스캐너가 가지고 있는 진짜 실력인 것 입니다.

V700을 계속 테스트 하며 느낀것이 6400 DPI 로 스캔 했을때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6400 DPI가 아닌것 같은 느낌이 계속 되었습니다. 6400 DPI 광학 엔진 해상도라고 하기엔 자연스럽지 못한 픽셀 열화가 발생하고 지나치게 부드러운 느낌으로 스캔이 되는 것 입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형태나 픽셀이 새겨진 패턴이 일정하다는 것 이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여러가지 조사를 해본 결과 이러한 것을 저만 느낀것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해외 리뷰 중에 V700에 대해 매우 공정하게 리뷰를 진행하여 결론적으로 매우 호평을 한 글을 보았는데, 총평시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는 부분에 왔을때 지적 되었던 부분은 6400 DPI 스캔 품질에 의문이 있다. 는 것이였습니다.

이쯤 되자 실험과 조사를 더 세심하게 하고 싶어졌습니다. V700은 듀얼렌즈의 독특한 설계에 따른 렌즈 자체의 해상도를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요컨데 사진 용어로 이야기 하자면 MTF 차트를 읽을때 선수를 이야기 하는 것 처럼, V700은 스캐너 이므로 렌즈의 광학적 성능을 DPI로 환산하여 표시 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6400DPI의 분해능을 가지고 있는 렌즈의 광학 해상도는 수치 스펙만 볼땐 압도적인 수치 입니다. 특히 반사 원고에 비해 그 확대비율이 굉장히 높은 필름 스캔 특성상 렌즈의 광학 해상도가 높을 수록 이득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실제 디지털화 해주는 핵심인 CCD 센서의 실제 해상도는 어떨까요? 바로 4800 DPI 입니다.

또 한가지 더 의문이 드는 점은 반사원고 스캔시 4800DPI 모드로 자동 전환이 됩니다만 8 x 10 인치의 필름을 스캔한다거나 할때는 스캐너 글래스에 완전히 밀착하여 스캔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반사 원고 스캔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이때는 필름 에이리어 모드라는 것으로 스캔하게 되는데 스캐너 유리 바로 위에 사진과 같은 필름 에리어 가이드를 장착하고 스캔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필름이라도 반사원고 스캔 처럼 유리에 필름이 밀착되어 있는 상황인 것 입니다. 그리고 이땐 4800DPI 렌즈가 사용됩니다. 따라서 듀얼렌즈 시스템은 다르게 말하자면 듀얼 포커싱 렌즈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봅니다.

이야기가 다소 복잡해지고 있는데, 이쯤에서 요약 해드리겠습니다. V700에서 말하는 광학해상도는 '렌즈'의 광학 해상도를 말한다. 따라서 최대 해상도 6400DPI 라는 것은 렌즈의 광학 해상도이지 CCD 엔진의 해상도라는 뜻이 아니다.

또한 CCD 센서의 실제 해상력은 4800DPI 이므로, 최고의 화질 (크기가 아니다) 을 원한다면 6400DPI로 할것이 아니라 4800DPI로 스캔하는 것이 화질 열화 없는 충실도 높은 화상을 만들 수 있다. 로 요약 되겠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V700의 35mm 필름 스캔과 타 스캐너와의 비교가 필요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Nikon의 필름 전용 스캐너인 Super COOLSCAN 9000ED와 비교 할 것입니다. 애초 급수가 너무 다른 스캐너인데 공정한 비교가 안되지 않느냐? 라고 하실분이 분명 계시리라 생각 합니다.

판매 가격 기준으로 9000ED 한대 가격이면 V700을 9 대 사고도 돈이 조금 남습니다. 그렇게 단순히 가격으로 따진다면 V700이 9000ED에 비해 9배 정도 성능이 나빠야 할텐데, 실제로도 그런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샘플은 같습니다. 위의 붉은색 사각형을 1:1 크롭하여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V700의 6400 DPI 샘플 부터 보겠습니다.

확실히 6400 DPI의 위용은 놀랍습니다. 확대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나 선명한 느낌은 보이질 않습니다. 그럼 다음 사진은 9000ED로 스캔한 것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입니다. 4000DPI로 스캔한 Nikon Super COOLSCAN 9000ED의 스캔 능력은 여전히 그리고 확실히 놀랍습니다. 매우 높은 해상력의 슬라이드 필름임에도, 9000ED의 높은 렌즈 해상력과 정밀한 포커싱 기술로 필름 입자의 속살까지 치밀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V700의 6400 DPI보다 낮은 4000 DPI 임에도 하이엔드 스캐너라면 이 정도는 나와줘야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것 입니다.

다시 V700의 필름을 스캔하였습니다. 35mm 스트립 홀더에 높이는 ' + ' 설정으로 하였고 V700의 CCD 센서의 물리적 최고 해상도인 4800 DPI로 스캔 한 다음 9000ED와 비교를 위해 다시 4000 DPI로 리사이즈 하였습니다.

앞서 보았던 6400 DPI에 비해 전체적으로 훌륭하게 스캔 었지만 막상 Nikon 9000ED 스캐너와 비교하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V700 가격은 9000ED 대비 아홉배 이상 저렴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 해볼만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제가 아니지요.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저는 최첨단 기술을 좋아하고 즐기기도 하지만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제품의 성능 한계치 까지 몰아부쳐 쓰는 것 역시 즐기고 좋아합니다.

어떤가요? 좌측 상단의 남은 스티커 조각의 디테일은 물론 엣지의 날카로운 디테일과 요철의 질감 그리고 필름 입자의 느낌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9000ED와 적절히 비교 해볼만 합니다. 한번 더 상기해보죠. 1/9 수준 가격으로 육안 비교시 거의 비슷한 품질을 얻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 비밀은 Smart Sharpen에 있습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샤픈을 주는 방법은 정말 매우 다양하게 있지만, 필름의 입자까지 고려 하면서 가볍고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결과가 좋은 방법은 포토샵의 스마트 샤픈을 이용 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수치에 따라서 그 느낌이 저마다 다르긴 한데...

Amount : 70%
Radius : 4 px
Remove : Lens Blur

35mm 슬라이드 필름의 경우 위의 값으로 진행하면 재법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값은 절대값이 아니며 필름 종류, 그레인의 크기, 촬영 대상의 종류,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하여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하는 김에 컬러 네가 필름의 스캔도 보면 좋겠죠? 4800 DPI 해상도로 스캔한 원본입니다. 붉은색 사각형을 1:1 크롭 한 사진을 보도록 합시다.

컬러 네가 필름 특유의 Dye (염료) 덩어리가 현실감 있게 묘사 되어 있으며 속눈섭의 디테일도 깔끔하게 살아 있습니다.


만약, V700을 통해 최고의 화질을 뽑아내고 싶으시다면 이런 종류의 물리적 옵션도 가능합니다.

바로 필름을 액체 마운팅 하는 것 입니다. 엡손에서 발매된 정식 악세사리로 현재 국내엔 판매되고 있지 않으나 해외를 통해 쉽게 구매 할 수 있는 편입니다. 필름의 평활도를 높임으로 그에 따른 더 정밀한 포커싱을 통하여 깨끗한 화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마운팅 된 모습은 대략 저런 모습 입니다. 4 x 5 대형 필름의 경우 필름 베이스 자체가 워낙 딱딱하고 평활도가 좋다보니 V700의 포함된 기본 4 x5 홀더로도 문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액채 마운팅을 하는 것은 한번 생각 해봐야 할지도 모르겠으나, 필름이 흐물 흐물한 중형 필름의 경우는 상당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외에도 여러 서드 파티에서 V700용 필름 홀더를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자석을 응용한 제품 부터 안티 뉴턴링 글래스를 사용한 홀더까지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말인 즉슨 V700 사용자 수가 보통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았다는 것을 반증함과 동시에 필름 홀더 개선을 통한 화질 확보가 상당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4 x 5 대형 필름 스캔의 품질도 놓치지 않고 봐야 하겠습니다. 옛날 학부생때 찍은 사진이라 데이터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납니다만, 카메라는 흔들거리는 깜보에 렌즈는 슈나이더 아포 짐마 정도로 기억 납니다.

아무튼 스캔 해상도는 CCD의 하드웨어 최대 해상도인 4800 DPI, 홀더는 V700에 제공되는 4 x 5 기본 홀더를 사용하였습니다. 홀더의 포커스 높이는 다양하게 테스트 해서 ' + ' 쪽으로 하였습니다.

위의 붉은색 사각형 영역은 1:1 원본 스캔 그대로 크롭 한 영역을 표시 합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군요. 무엇보다 4 x 5 대형 필름을 4800 DPI로 스캔 할 수 있는 기계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4800 DPI라고 하더라도 왠지 좀 아쉬운 기분이 드는건 사실이군요. 입자가 조금만 더 샤프하게 올라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곘습니다.

한편 4 x 5 필름을 스캔한다고 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은 핫셀블라드 FlexTight X1, X5 (예전의 이마콘) 정도가 있을텐데, X1의 가격은 대략 2~3,000만원대 X5의 가격은 대략 3~4,000만원대 정도니까 완전 다른 세상이죠? 그런데 이 스캐너가 4 x 5 대형 필름을 읽을때 사용 할 수 있는 최대 광학 해상도는 2040 DPI 입니다.

그렇다면 퉁 쳐서 4800 DPI의 절반인 2400 DPI로 줄여보면 어떨까요?

역시 위와 마찬가지 조건입니다.

어? 예상했던것 보다 훨씬 좋습니다. 여기에 살짝 세련되게 샤픈만 잘 걸어주면 매우 좋을듯 합니다. 확실히 판형이 깡패랄까요. 이 정도 대형 사이즈의 스캔 원본을 가지고 프린트를 하면 훌륭할듯 합니다.

기왕 한거 4 x 5 필름을 1200 DPI로 스캔한 것도 보도록 하죠. 물론 35mm 필름 기준으로 1200 DPI는 무척 작은 해상도 입니다만, 그렇습니다. 판형이 깡패입니다.

역시 조건은 위와 같습니다.

1200 DPI에서의 질감 역시 괜찮군요. 역시 마찬가지로 여기서 샤픈을 조금만 세련되게 걸쳐주면 제법 고급스러워 보일듯 합니다.



이렇게 필름 스캔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필름의 먼지 제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상 필름을 스캔하다 보면 표면에 붙어있는 먼지, 스크레치 때문에 정말 골치아픈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것을 제거 하는 방법은 포토샵의 도장 툴 혹은 스팟 힐링 브러시를 통하여 복원하는 식이 일반적입니다만 간단한 것은 모르겠으나 작업량이 많으면 이것도 정말 중노동 입니다.

Digital ICE 기술의 원리는 사실 간단합니다. 적외선을 필름에 투과하여 통과되지 못한 부분을 먼지 혹은 스크레치로 인식하고 그 부분만을 복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원리는 간단하다 해도 이것을 구현 하려면 스캐너 내부에 적외선 발광 장치와 그에 감응하는 장치가 필요하게 됩니다.

V700은 하드웨어 Digital ICE를 지원하며 그 효과는 매우 놀랍습니다. 그러나 실제 은이 녹아 있는 흑백 필름은 적외선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산란을 시키기 때문에 Digital ICE의 구현 원리상 사용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컬러 슬라이드 필름, 컬러 네가티브 필름 그리고 흑백 필름이긴 하지만 일반 현상소에서 현상 할 수 있는 염료 발색 흑백 필름 (Kodak CN BW 필름 류의) 에선 매우 훌륭하게 작동이 됩니다.

좌측은 ICE 적용 전, 우측은 적용 후 사진 입니다. 이 기능이 V700에서 유난히 특별한 이유는 4 x 5 혹은 8 x 10 인치의 초대형 필름을 스캔할때 더욱 빛납니다. 보통 이런 대형 필름류를 스캔할 수 있는 타사 스캐너엔 정말 애석하게도 ICE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V700에서라면 너무나도 쉽고 간단하고 우아하게 작업을 연속 할 수 있습니다.

EPSON Perfection V700 PHOTO가 무척 이뻐 보이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Silverfast 기본 포함 입니다. 이미 관심 있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실버패스트는 스캐너의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기분이 들 정도로 대단히 강력한 스캔 도구 입니다.

또한 실버패스트의 역사는 매우 길어서 저의 경우 십여년간 다양한 스캐너 사용에 있어서 선택 기준 중에 하나가 실버패스트의 지원 유무가 중요점 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파워풀한 기능, 매우 섬세한 조정 도구들, 스캐너의 성능을 극한 까지 이끌어내는 A/D 컨버팅 엔진, 컬러 & 흑백 네가티브 스캔에 정점이라 할 수 있는 Nega FIX 기능, 고급 Color Management 셋팅, 스마트한 USM 필터, 그리고 스캐너 하드웨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Multi Expose 기능까지 그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Silverfast는 그 기능에 따라 몇가지 고급 기능을 삭제, 염가판으로 만들어진 Silverfast SE 버전이 있고 모든 기능이 풀려있는 SilverFast Ai Studio 버전이 있습니다. V700의 번들된 실버패스트는 SE 버전으로 하이 비트 스캐닝, NegaFix의 수동 조정등 전문가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급 기능이 빠진 버전으로 아쉬움이 생기지만 기본적인 기능들은 여전히 파워풀 합니다.

그러나 이토록 파워풀한 장점 뒤엔 그 사용법이 초보자 입장에선 어렵다는 것 입니다. 사실 실버패스트와 관련된 리뷰만 따로 정리해도 한 분량은 족히 넘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 되므로 전부 열거 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본 리뷰는 V700에 관한 것이므로 간단히 정리만 하는 차원에서 넘어가겠습니다.

더불어 EPSON의 기본 스캔 프로그램인 EPSON SCAN 프로그램도 전문가용 모드로 했을시 원하는 기능을 어느 정도 충족 할 수 있지만, 세밀한 세팅과 파워풀한 기능을 따지자면 Silverfast와 비교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Silverfast의 사용을 매우 권장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한가지 정보를 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SilverFast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독일 소재의 LaserSoft Imaging 사에서는 최근 SilverFast 8 버전을 공개 하였습니다. 이에 기존에 SilverFast 6 버전을 8 버전으로 유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기간 한정 50%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1년 12월 31일 이전에 스캐너 구입이 번들 되어 있는 실버패스트를 등록 후 업그레이드 신청을 하면 100% 무료로 SilverFast 6 버전을 SilverFast 8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EPSON Perfection V700 PHOTO와 같은 경우 입니다.

실버패스트 사이트의 Store 메뉴에 접근하면 위와 같은 메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당연 Yes 를 눌러야 합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나옵니다.

혹은 SilverFast 8 Free update 로 접속 하셔도 되겠습니다.

여기서 시리널 넘버를 검사하기 이전에 자신의 실버패스트 정품을 등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품 등록을 한 이메일과 실버패스트 6 시리얼을 입력하면 무료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스캐너 구입시 12월 31일 이전에 구입 증빙 서류 (카드 영수증, 거래 명세서, 인터넷 구매 증빙 스크린 샷 등) 를 꼭 받으셔야 하고, 이 화일을 LaserSoft에 보내시면 됩니다. 한글이라고 해서 안받아주지 않느냐 라고 생각 할수도 있겠지만, 걱정 마시고 보내십시오. 그럼 보낸 날짜 기준으로 대략 3~4 영업일이 지나면 업그레이드 시리얼 넘버를 보내 줍니다.

이렇게 SilverFast 6를 8 버전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받은 후의 스크린 샷 입니다. 특히 Mac 사용자의 경우 Mac OS X 최신 버전인 10.7 Lion 에서는 SilverFast 6는 더 이상 작동 하지 않으므로 SilverFast 8의 업그레이드는 필수 입니다.

십여년 이상 지속 되어온 전통의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 된 인터페이스가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예전에 비하면 더욱 편리해진 부분도 있고 다소 불편해진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마이너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개선이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여기서 실버패스트의 모든 부분을 소개 할 수 없으나, 그 중 반사원고 스캔을 통해 그 강력함을 살짝 엿보도록 합시다.

사진 관련서 중에서 훌륭한 내용, 매우 뛰어난 인쇄 품질의 레퍼런스라 할만한 déjà-vu 라는 책에 삽입된 광고 (저작권 문제로) 를 스캔하여 보았습니다. 스캔 해상도는 반사 원고 해상도 치곤 비교적 높은 1200 DPI로 스캔하였습니다. 그럼 파란색 상자를 1:1 크롭하여 보도록 합시다.

4색 옵셋 인쇄 특유의 스크린 망점이 보입니다. 이렇게 까지 고해상도로 스캔 해보니 Roy Lichtenstein 의 작품이 생각 날법도 하죠? 하지만 반사 원고 스캔을 통하여 작업해야 하는 디자이너에게 이것은 단지 길고 긴 밤의 야근 + 악몽 일 뿐입니다.

Silverfast에는 Descreening 이라는 기능이 있어서 LaserSoft Imaging 고유의 스크린 제거 알고리즘을 통하여 옵셋 인쇄 특유의 스크린 망점을 자동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을 켜고 다시 스캔하여 비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거짓말 같이 망점이 사라지고 매우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상태에서 포토샵으로 작게 리사이징 한 다음에 적절한 샤픈을 걸어주면 매우 깔끔한 이미지로 완성 할 수 있게 됩니다.

실버패스트의 장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비록 SE 버전의 상위 버전인 Ai Studio 버전에서만 지원 되는 기능이긴 하지만 스캐너 자체의 다이나믹 레인지 (명암과 색을 하드웨어가 구분 할 수 있는 단계 수)를 높여주는 Multi Expose 기능을 비롯하여, 컬러 네가티브 및 흑백 필름 스캔시 의도를 충실히 살릴 수 있는 수동 조절이 가능한 Nega Fix도 Ai Studio 버전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힙니다.

위의 이미지는 Holga 120GN에 metz 플래쉬를 달아서 촬영한 흑백 사진입니다. 계단쪽을 보시면 홀가 특유의 렌즈 왜곡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스캔시 실버패스트의 NegaFix에서 필름을 선택한 이후 Ai studio 버전에서만 가능한 전문가 옵션의 세부 수동 조정을 이용하여 스캔 하였습니다.

참고로 SilverFast Ai Studio 버전을 바로 구입하는 것 보다 EPSON Perfection V700 PHOTO 에 번들된 SE 버전을 통해 업그레이드 하면 구입 비용이 절감 되므로 이쪽을 적극적으로 이용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V700의 컬러 게멋 (색 표현 가능 범위)과 스캐너 캘리브레이션 결과를 알아봐야 끝맛이 깔끔할듯 합니다.

붉은색은 sRGB, 파란색은 AdobeRGB, 천연색은 V700의 컬러게멋 입니다. 대단히 넓은 색 표현 영역을 가지고 있으므로 스캐너 색 표현 한계로 작업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캐너용 컬러 캘리브레이션 타겟 필름을 이용하여 V700의 색 특성과 명암 특성을 캘리브레이션 하였습니다. 좌측은 V700의 RAW 추출 데이터라 할 수 있습니다. 우측은 캘리브레이션 이후 컬러 데이터 입니다. 회색이 좀더 제대로 된 중간값으로 잡혔으며 원색의 발색은 물론 하이라이트의 표현도 상당히 개선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EPSON Perfection V700 PHOTO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세삼스럽지만 이 스캐너의 분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애매합니다. 필름 (투과 원고) 스캐너 인데 종이 (반사 원고)도 작업 할 수 있는 스캐너로 봐야 할지, 아니면 반사 원고 스캐너 인데 투과 원고도 가능한 스캐너인지 말입니다.

다시 말해 어느 쪽에 주안 점을 둔 제품인가 라는 이야기 입니다. 통상 매우 높은 수준의 필름 스캔을 하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광학 기술과 센서 기술 그리고 매커니컬 제어 기술이 필요 합니다. 그런 부분에 볼때 V700의 경우 충분한 경지에 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러한 정밀한 기술을 토대로 한 반사 원고 스캔을 한다면 어떨까요? 일반적인 스캐너에 비해 더욱 섬세한 스캔이 가능 할 것입니다.

따라서 V700은 필름, 종이 어느 쪽이던 좋은 결과를 뽑아 낼 수 있는 멀티플 스캐너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필름을 사용하던 다 받아낼 수 있는 스캐너는 흔치 않을 뿐더러 그 가격 또한 매우 고가인 경우 뿐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EPSON Perfection V700 PHOTO는 대단히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은 그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충분히 납득 할 수 있는 스캐너 입니다. 때문에 사용 유저의 수가 많으며 그에 따른 서드 파티 필름 홀더와 악세사리의 종류도 다양해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 한것도 무척 큰 장점 입니다. 관련 정보가 많은 것도 큰 장점 입니다.



요즘에 들어와서 적절한 가격에 괜찮은 필름 스캐너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상황 입니다. 명기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Minolta DiMAGE Scan Elite 5400, 5400 II 같은 스캐너의 새로운 모델은 더 이상 기대 할 수도 없습니다. 명불허전이라 할만한 Nikon Super COOLSCAN 시리즈는 시장에서 거의 보기 힘들며 그나마 남은 재고의 가격은 상당히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구입의 용이함과 현실적인 가격, 더불어 충분한 성능을 보장 할 수 있는 스캐너는 EPSON Perfection V700 PHOTO가 거의 유일 할지도 모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V700은 발매된지 4년이 되었습니다. 단일 스캐너 모델로는 장수하고 있는 모델 입니다. 이쯤 되면 새로운 모델이 나올법도 한데 희안하게도 신모델 발매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V700 리뷰를 위해 받은 제품에는 저의 예상을 아득히 깨고, 제조일자가 무려 2011년 8월 생산된 따끈따끈한 제품이였습니다. 공장에서 8월에 생산했다는 이야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어 중간 물류 이동과 현지 재고 관리 상황의 여러가지 요건을 종합해볼때 대략 10월에 한국에 입하되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이것이 무슨 뜻이냐면 발매된지 4년 경과한 제품의 제조일자 라고 생각하기엔 매우 이례적입니다. 반대로 생각 해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스캐너 는 뜻 입니다. 또한 재고 관리 및 소진을 고려 했을때 아무리 짧아도 최소 반년 이상은 신제품이 나올리가 없다는 뜻 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필름 스캔에 특화된 스캐너는 이게 마지막 일지도 모르겠군요.
적절한 가격에 어떠한 필름을 사용해도 전부 받아주는 넉넉한 품. 더불어 가격 이상의 성능을 충분히 뽑아주는 EPSON Perfection V700 PHOTO 스캐너는 필름 작업 애호가에게 있어서 오히려 지금이 구입 시기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크기의 필름 작업을 하던, 어떠한 반사 원고 작업을 하던 EPSON Perfection V700 PHOTO 는 항상 곁에 있는 든든한 친구이자 동료로 함께하는 장면이 쉽게 그리고 정감있게 떠올려 집니다.

게다가. 제법 이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