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라는 단어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을 듯 합니다. 역사적으로는 영화용 필름을 사진에 사용하게 된 최초의 소형 카메라로, 이후 '라이카 판'이라고 불리우는 35mm 카메라의 필름 판형 (디지털에선 Full Frame 센서라 부르는 24mm x 36mm의 원형), 렌즈의 묘화력과 품질, 장인정신, 시대를 관통하는 훌륭한 사진을 만들어낸 사진가의 손에 들려진 카메라, 아름다운 디자인 등의 수식어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최초의 M시스템이자 전설이 된 Leica M3가 1953년 발매를 시작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인 M2를 비롯하여 그 후 몇가지 주요모델을 거쳐 1967년엔 M4가 발매 된 이후, 1971년에는 TTL노출계를 내장한 최초의 M인 M5가 생산 되기에 이릅니다. 그 사이 M4-2라던가 M4-P를 거처 1984년에 마지막 기계식 M6가 발매 되었고 Leica의 마지막 필름 M 시스템이자 Leica 최초로 전자 셔터 재어방식을 체용한 M7이 2003년에 발매 되기에 이릅니다.
이후 M시스템 최초 디지털 카메라인 M8이 발매되었으나, 라이카에서 만든 M 시스템 카메라 임에도 35mm 필름의 판형을 정의한 소위 '라이카판'의 판형에 못미치는 작은 센서 덕분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듯, 라이카를 라이카라 부르기 애매한 위치였던 것과 더불어 몇가지 치명적 문제로 시장에서 외면 당하게 됩니다. 이때 Leica는 경영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으며 회사 존폐 위기에 이릅니다.
M8이 나오고 몇가지 단점을 개선한 M8.2가 나온후 한동안 후속 M 디지털 시스템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을 보기 좋게 배신한 최신의 M 디지털 시스템인 M9이 2009년 9월 9일 오전 9시 (뉴욕시간)에 발매됩니다. (한국 발매가 1,190만원 선 - 세금포함 2010년 4월 7일 기준)
솔직히 저는 M8때 워낙 깊은 실망을 하였고 역사적 의미에서라면 모르나 이런 상태가 지속 된다면 Leica가 사라지더라도 아쉽지만, 당연한 일이리라고 생각 하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M9이 발매되고 몇가지 소식을 접하였으나 저에게 있어선 일말의 관심도 가지 않는 카메라였습니다. '그래봤자 Leica. 아무튼 Leica 제품에 전자칩이 들어간 제품중에 제대로 된건 하나도 없었으니 말야.' 라는 인식이 강했었죠. Leica MiniLux의 그 유명한 에러 코드 e02 역시 당해본 사람들 사이에선 지긋지긋 할 정도로 짜증나는 문제였으니 말입니다.
때문에 제가 리뷰 의뢰를 받았을때만 하더라도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카메라 일까? 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M 시스템 자체가 RF 카메라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코드였기에 혁신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도 하였고 디자인이나 조작체계의 큰 변화가 있었던것도 아닙니다.
이미 너무 완벽한 조작계와 디자인이라 더 이상 손댈것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의 경우 쉽게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처음 M시스템이 나왔을땐 이것은 분명 누가 봐도 '혁신' 이라 할만큼 놀라운 카메라 였습니다만, 지금의 시대로 본다면 '혁신' 과는 다른, 외려 '전통' 쪽에 매우 가까워 보입니다.
게다가 요즘 시대에 아직까지도 카메라 제조에 있어서 '거의' 모든 과정을 수공으로 제조하고 있는 방식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는것 또한 이러한 증거라 볼 수 있겠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라이카 M9의 생산 라인을 취재한 동영상 입니다. 카메라를 만지기 이전에 손에 반지를 빼내는 장면을 시작으로 각종 구성 컴포넌트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동영상 자료 입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 M시스템의 크기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사이즈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이후 M9의 심장인 Kodak제 풀프레임 센서 모듈이 보입니다. 또한 각 조립 공정이 끝날때마다 작업한 인원의 싸인이 들어다는 것은 물론 입니다. 그외에 센서 테스트, 포커싱 테스트 등을 '전부 수작업 으로 하나씩 하나씩' 하고 있는 모습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본격적인 SLR 카메라 시대가 시작되고, 쓸만한 AF SLR 카메라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RF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어 가는 상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Leica만의 고집 혹은 전통이 있었기에 RF만의 아름다움과 접근성, 촬영의 리듬감, 작은 사이즈, 튼튼하며 신뢰도 높은 카메라 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유지 할 수 있었고 이것이 Leica의 명백을 유지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 였으리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M시스템 자체의 변화는 크게 없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살펴본다는 의미로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합시다.
카메라 크기에 비해 제법 큰 사이즈의 박스를 열면 메뉴얼 책자 및 각종 보증서가 들어있는 폴더가 있습니다. 이것을 들어내면 각종 구성품의 위치와 내용물을 알수 있는 그림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이러한 세심한 배려는 은근히 미소 짓게 만듭니다.
이어서 커버를 올리면 바디가 들어있는 박스가 조용히 있습니다. 그 박스를 다시 들어내면 충전기라던가 충전지, 스트랩 등이 들어있는 악세서리 박스들이 보입니다. Leica M9 보디가 들어 있는 박스를 열면 조신하게 비닐에 쌓여 누워있는 본체가 드디어 보입니다. 박스 오픈은 기존 M과 특별히 다른점은 없으나 바디가 들어있는 박스의 포스는 여전한 느낌 입니다.
제가 리뷰 의뢰 받은 제품은 Leica M9 - SteelGray Paint 버전 입니다. 기존의 실버 크롬과는 또 느낌이 달라서 색상 자체는 매우 차분하고 반광에 가까운 느낌으로 카메라를 몸에 붙이고 다닐때 눈에 덜뛰는 색상으로 Leica Quality 다운 깔끔한 도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M시스템이 디지털로 이행하면서 사라진것은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촬영 완료후 필름 이송 기어의 Lock을 풀어주는 레버, 필름을 다음 컷으로 넘겨줌과 동시에 다음 셔터를 장전하는 필름 크랭크, 카메라 전면부에 들어가던 건전지 함이 사라졌습니다. 때문에 디자인의 미니멀리즘은 디지털에서 더욱 극치를 이루었습니다.
참고로 바디 캡의 문구는 센서 클리닝 할때 해당 페이지의 메뉴얼을 보라는 이야기 입니다만, 실제로 개인이 센서 클리닝을 하기엔 아무레도 부담스럽고 설령 센서 클리닝 할 수 있는 클리닝 킷을 구입하려 하더라도 5~6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걸 생각해봤을때, 역시 제일 좋은것은 정식 수입사에서 보증하는 곳에 의뢰 하는 곳이 제일 베스트라 보여 집니다.
허나, 저의 경우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에 서울 한곳에만 공인 센서 클리닝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합니다. 처음 M9을 받고 나서 바로 센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 테스트 컷을 찍고나서 화상을 검토하던 중 먼지 몇알이 센서위에 굴러다니는 것을 발견하곤 아연실색 했습니다. 또한 리뷰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제품을 돌려 보내고 다시 새로 받은 밀봉된 신품에서도 역시나 센서에 먼지가 발견 되었습니다.
제품의 편차로서 사람이 직접 수공으로 작업하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지 않겠냐고 마음 편하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제품 완성도에 대한 신뢰감의 문제로 본다면 제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인걸까요.
게다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선 택배로 보내야만 센서 클리닝을 할 수 있는데 그 3일간 카메라를 쓸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합니다. 하다 못해 자가로 클리닝을 할 수 있는 솔루션 안내 혹은 제품 가이드 라인을 정식 수입사에서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 도입부에서 보여드렸던 동영상의 마지막, 즉 출고 직전에 센서를 클리닝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영상에 나오는 클리닝 킷은 관심 많은 분에겐 익숙한 '그 제품' 입니다. 라이카 본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니 이런것을 구비해도 좋을테고 말입니다.
바디의 좌우에는 스트랩을 고정하기 위한 호이스트가 있고 바로 그 위에는 스트랩과의 마찰에 의해 바디에 상처 발생 상황을 방지하는 검은색 패드가 붙어 있습니다. 스트렙 때문에 바디에 상처가 생긴다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텐데 이런 세심한 배려로 스트렙을 어떠한 각도로 꺾어도 바디에는 상처가 나지 않도록 계산된 두께와 높이 입니다.
전면부의 상측 기능 및 디자인은 이렇습니다. 또한 지금 보고 계시는 상판과 바디의 하단을 덮어주는 하판은 라이카 전통의 황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바디는 전체 강성과 경량화 확보를 위해 마그네슘 합금 주조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필름 M 바디와 많은 것들이 유사하나 손에 잡으면 바로 느낄 수 있는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필름 크랭크가 사라짐으로 인한 파지법의 변화 요구도 물론 큰 변화이지만 또 한가지 다른 점은 바로 바디의 두께 입니다.
마지막 필름 M 시스템인 M7과의 비교를 했을때 바디 두께의 차이는 눈으로 볼땐 그 차이가 커보이나 손으로 잡을때의 느낌은 예상보다 저항감이 작다는 인상 입니다. 손으로 잡았을때 느껴지는 어색함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감각이 전해집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기존의 필름에선 셔터막 뒤에 필름 가이드 레일과 필름을 눌러주는 압판 그리고 백커버 정도면 충분한 간편한 설계로 두께가 두터울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로 오면서 촬상소자 자체의 두께와 더불어 전자 제어를 위한 회로 기판과 LCD 모니터 등을 탑재 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두께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렌즈의 플레인지 백을 동일하게 하되 필름 M 시스템 보다 마운트 부분을 수mm 앞으로 당겨놓는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디지털로 이행됨에 따른 두께 차이를 어떻게든 억제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모르는 사이, 있을리 없는 필름 크랭크 자리에 엄지손가락이 허허로워 하고 있는 저 입니다 (....)
때문에 눈으로 보여지는 두꼐에 비해 파지감은 예상했었것과 비교해 어색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필름 카메라 시절 필름 크랭크를 이용한 파지법의 습관이 뼈속까지 스며있는 분들을 위한 악세사리가 서드파티에서 발매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상당히 눈에 들어오는 악세사리 하나를 소개 합니다.
센스 있으신 분께서는 이것만 봐도 아! 하고 느낌이 오실듯 합니다. 바로 핫슈에 장착하여 사라진 필름 크랭크 그립을 만드는거지요. 저의 경우 이 그립이 있고 없고 차이에 따라서 촬영에 안정감에 구애되는 쪽이라, 만약 리뷰 의뢰를 받은게 아닌 저의 개인 용도로 M9을 구입했다면 이 악세사리도 구입했을듯 합니다.
모델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자신의 용도나 목적 혹은 습관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는 폭이 넓은것도 좋았습니다. 이와 유사한 다른 회사의 제품도 있으므로 아무래도 필름 크랭크 그립이 없으면 손이 힘들다고 느끼는 분들은 한번쯤 체크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M9의 뒷모습은 M8과 완전히 같은 모양 입니다. 때문에 앞에 로고를 보지 않는다면 이게 M8인지 M9인지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버튼 및 조그 휠의 조작감은 손에 쫙쫙 붙는 맛은 전혀 없습니다. 마치 소개팅 나갔다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생기는 불편하고 뻣뻣한 분위기가 감도는 공기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러한 부분 때문에 조작 미스가 일어나는 일은 좀체로 없습니다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조금 더 세심한 배려를 Leica에서 한다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M8과 다른 점을 한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M8에서는 뒷면 LCD 커버를 뭘 썼는고 하니, 무려 사파이어 글래스를 사용 했습니다. 하지만 M9에 와서는 강화 유리 계열로 바꾸었는데요 Leica 본사에선 이것의 이유로 사파이어 글래스가 너무 비싼 재료였고 M9의 개발 목표중 하나는 '매력적인 가격대' 로 만드는 것이 중요 과제(........)였다는 군요. 결국 원가 절감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단지 소문이 아니라 Leica 공식 FAQ 문서에 나와 있는 이야기 입니다. (....)
아무래도 M8보다 코스트가 비싼 Kodak제 센서의 가격 부담이 컸기 때문에 보는데 불편하지 않고 기능상 문제 없는 부품의 코스트를 낮추기 위한 방편이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가지 살펴 봐야 하는 것은 M9의 LCD 커버는 그렇게 좋을 필요가 없다는 것 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다음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하는 이야기지만 최초의 상용 DSLR인 Nikon D1의 아련한 향수를 2010년에 느꼈습니다. 그만큼 엉망진창인 LCD 입니다. 10,000,000원 짜리 카메라에 이런 LCD는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아니면 소위 하이엔드라는 자부심에서 이런걸까요? 통상 기천만원씩 하는 디지털 백의 LCD는 거의 이런 품질이였습니다. 어짜피 디지털 백의 LCD는 그야말로 촬영이 되었는지 확인용도와 히스토그램을 보는 정도가 대부분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그 무엇보다 휴대성을 강조한 M9에서 이런 용서받지 못할 정도의 조악한 LCD 품질은 백번 지적 받아도 마땅하다 생각 됩니다.
아니면 Leica의 배려심 넘치는 마인드를 제가 이해를 하지 못했던것일까요. 당신이 아무리 사진을 엉망으로 찍어도 LCD에서 보이는 것 보다는 나으리라. 라는 심리적 안도감을 주길 원했던 것일지도 (....)
아무튼 M9에서의 LCD는 이미지 품질 확인용이 아닌, 사진 촬영이 제대로 되었는지 여부와 히스토그램 활용 정도로 쓰이는 것이 목적인듯 합니다.
M9 로고 우측에 있는 작은 창은 초점을 맞추기 위한 구조물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저 창을 가리면 파인더 상에서 초점을 확인 할 수 없게 됩니다. 간단히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RF카메라의 포커스 메카니즘과 방향을 같이 합니다. 렌즈의 포커스 링을 돌리면 삼각 측량법에 의해 그에 따른 길이 만큼 우측의 프리즘 각도가 회전되는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는 곳의 상이 하나로 겹쳐서 보이면 초점이 맞는 방식 입니다. 이때 파인더와 프리즘간의 거리가 멀수록 초점의 정확도는 더욱 올라가며 이 거리를 바로 '유효기선장' 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유효 기선장에 있어서 기존 RF카메라의 연장선상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륙한 카메라가 바로 Zeiss Ikon으로 Leica보다 더 긴 유효기선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Leica도 디지털로 이행되었으니 필름 컴퍼넌트 자리가 없어도 되므로 Zeiss Ikon처럼 화끈한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유효기선장 이야기까지 나왔으므로 파인더를 빼고 이야기 하면 섭섭해집니다. M9의 파인더는 M6의 파인더 보다 더 밟고 명료한 느낌입니다. 고질적인 화이트 아웃 현상도 거의 없으며 촬영하기 쾌적한 편입니다. 광학 코팅 역시 당연한듯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안경 착용자의 경우 35mm 화각으로 볼때 한눈에 파인더 화각을 전부 볼 수 없는게 아쉬운 부분 입니다. 물론 디옵터 보정 렌즈를 접안 창에 달아주고 안경을 벗고 찍거나 하면 되겠지만 이건 또 말이 안되지요. 아이 포인트를 조금더 높인 파인더 였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일단 그림은 저렇게 나와 있습니다만, 안경 착용자 입장에선 28mm 예제 사진이 50mm 프레임 정도의 느낌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안경 착용자가 35mm 프레임으로 보려면 안경을 얼굴 쪽으로 최대한 밀면서 보거나 카메라를 움직여 프레임 구석 구석을 봐야 하는 상황 입니다.
M9의 뷰파인더의 배율은 0.68배로 0.72배였던 M6에 비해 다르므로 거의 표준이다 싶은 기존 0.72배 파인더에 익숙하신 분들에겐 약간의 적응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프레임을 통하여 촬영된 면을 결정하는데 변경점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시면 테두리 안쪽은 0.7미터로 초점을 맞출때 프레임 영역으로, 바깥쪽 선 영역은 1미터로 초점을 맞출때 촬영되는 영역, 그리고 바깥의 가상의 선은 무한대 영역일때 촬영되는 영역으로 계산하고 촬영하라는 안내 입니다.
하지만 실상 이렇게 찍는다고 하더라도 파인더 내부의 안내선에 따라 정확히 사진이 찍히지 않습니다. 프레임을 기준으로, 때에 따라선 SLR 기준으로 하여 시야율이 약 92% 정도로 찍힐때도 있고 99% 정도의 느낌으로 찍힐때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눈으로 보는 파인더로는 이것보다 넓게 보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초점에 따른 프레임의 페럴렉스 보정이 이루어 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RF카메라의 숙명적 단점이므로 이것을 Leica 이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파인더 내부의 노출계와 셔터스피드 그리고 플래시 정보를 알려주는 부분 입니다. 노출계를 보는 방법은 대단히 단순 합니다. 중앙에 원형만 켜져 있으면 존 V (중간 밝기, 혹은 기하학적 중심 회색) 로 촬영 된다는 뜻이고 '동그라미와 어느 한쪽의 화살표'가 켜져 있으면 1스톱 오버 혹은 언더라는 이야기 입니다. 만약 화살표만 켜져 있다면 2스톱 오버 혹은 언더라는 이야기지요.
A 모드 (조리개 우선 노출 모드) 일때는 현재 셔터 스피드 정보도 나옵니다. 편리 합니다. 허나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메뉴얼 노출 모드일때도 셔터 스피드 정보가 보여졌으면 하는 것 입니다. 물론 통상 셔터 스피드를 어느 정도 선에서 고정 시켜 놓고 조리개를 바꾸는 것이 촬영의 스피드나 유연함에 더 빠른 대처가 가능한 것은 사실 입니다.
하지만 되도록 조리개는 바꾸지 않은체 셔터 스피드를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엔서 셔터 스피드가 너무 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조리개 값과 셔터 스피드의 값을 서로 적절히 궁합 맞춰 조절해가며 조합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그러나 이때 셔터 스피드 값이 파인더로 보이지 않으면 파인더에서 눈을 때고 지금 현재 셔터 스피드 값을 확인하면서 돌려야 하는데, 이때 비록 잠시라곤 하더라도 파인더에서 눈을 때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직관적 촬영 템포에 있어서 불편함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전 그런 순간에 셔터 찬스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경험 해야 했습니다. 노출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 순간엔 일단 셔터를 누르는 것이 좋은 것이니 말입니다. 차기 M10에선 이런게 가능한 옵션도 고려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가져 봅니다.
M9은 조금 특이한 셔터 릴리즈 버튼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통상 셔터 릴리즈라고 하면 노출계 + AF를 작동 시키기 위한 1단 릴리즈가 있고 이후 좀더 깊숙히 누르면 2단 릴리즈가 작동되어 셔터막이 작동되는 방식 이라면 M9의 경우 총 3단계의 릴리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통상 메뉴얼 노출로 촬영할때는 기계적으로 3단 릴리즈 구조의 느낌을 가지고 있으나 작동은 1, 2단까지는 노출계 작동으로 되고 3단까지 누르면 릴리즈가 되는 방식입니다. 압력의 정도는 1단에서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고 2단에선 '살짝 탄력 있는 느낌' 입니다. 마지막 3단은 '딱딱한' 릴리즈 감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몸으로 확실히 구분되는 압력 설계 입니다. 특히 마지막 3단 릴리즈의 압력점은 Leica M7과 매우 유사한 감촉을 가지고 있습니다.
A 모드 (조리계 우선) 일때는 1단은 노출계 작동, 2단은 AE Lock, 3단은 셔터 릴리즈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때문에 따로 마련된 AE Lock 버튼을 이용하여 촬영하는 것에 비해 보다 편리하며 직관적인 방식의 촬영법을 제안했습니다.
허나 이러한 상황을 미리 숙지 하지 못한 상황에서 A 모드로 촬영하게 되면 노출이 뒤죽박죽 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A모드 촬영시 반드시 사전에 숙지해야 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불편을 느끼는 (저 같은 부류의) 사람을 위하여 릴리즈 방식의 변형이 가능 니다. 비록 셔터 릴리즈 버튼의 기계적인 압력 감도는 3단 까지지만 2단 (비교적 부드러운 압력점) 에서 릴리즈가 되도록 설정을 할 수 있으며 설정은 menu 버튼을 눌러 셔터 릴리즈와 관계된 옵션 중 'soft'를 선택하면 됩니다.
개인적 취향과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만 전 M7을 만졌을때 다른 부분은 전부 수용 할 수 있었지만 딱 한가지 수용되기 힘든 부분이 바로 셔터 릴리즈의 감촉이였습니다. 저의 기준으로 볼때 과도한 압력과 힘이 필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의 문제는 저속 촬영시 카메라가 미약하나마 흔들리기 되는 문제를 발생 시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진보된 M7보다는 M6의 손을 들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실질적 촬영'에 있어서 대단하 중요한 요소 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의 경우 M9으로 촬영하면서 참 고맙게 느껴졌던 옵션이 바로 셔터 릴리즈 버튼의 단계를 상황과 필요 그리고 습관과 취향에 따라 조정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였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하였듯 총 3단계로 구분되어 있는 릴리즈 버튼의 제일 마지막이 딱딱한 감촉으로 되어 있다는것은 필연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여기서 Leica 답지 않은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 것은 저에게 있어서 무척 기분 좋은 촬영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만 필름 M 시스템과는 달리 필름 리와인딩 절차가 생략 됨으로 촬영의 템포가 많이 달라졌고, 촬영이 템포가 다르다는 것은 느끼고 보고 표현하는 것에도 직결되므로 이것은 결국 기존 필름 M 시스템과 다른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중요 요소중 하나로 느껴지게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35mm 판형 중에서도 작은 사이즈의 M9이기에 육중한 덩치의 SLR에 비하면 셔터를 연속으로 빨리 릴리즈 해야 할때의 반응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1초에 사진 2장 연속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여 촬영해야 할때 셔터렉이 걸리는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지만 그래도 필름 M 시스템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 입니다.
더불어 셔터 스피드는 M 시스템 라이카에게 있어서 기존 필름 M과 완전한 결별을 이루는 그토록 염원한 고속 셔터 스피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M 의 1/500초로 시작하여 1/1000초 까지 진보가 되었지만 여기 까지가 한계였던 셔터 스피드 때문에 귀찮고 짜증나고 가격도 비싼 ND 필터를 더 이상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 같이 TX400 혹은 TMY 같은 필름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분들에게 있어서 맑은 날은 언제나 귀찮은 날 처럼 인식되었던것에 비하면 이 차이는 말로 할 수 없을만큼 큰 편리성을 제공합니다.
다만, 한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M6의 경우 최대 셔터 스피드는 1/1000초에서의 노출 오차가 약 2/3 스톱 정도 오버 (다시 말해 셔터가 느리게 움직이는) 되어 촬영되던 어처구니 없는 기억이 너무나 강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인지 1/4000초에서 과연 노출 오차가 얼마나 생길까를 생각하면 크게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확한 노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1/2000초 이하로 셔터 스피드를 억제하는 쪽이 심적으로 안심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Leica가 그렇게 정밀도가 떨어지는가? 라고 반문 하실 분이 많으시겠지만 사실 거대 카메라 메이커에서도 플래그 쉽 급이 아닌 이상 1/8000초는 통상 1/3 스톱 정도 노출 편차가 생기는 것이 보통 입니다. 니콘의 경우만 하더라도 F 한자리 수 정도가 1/8000초에서 노출 오차율 1/10 이하로 억제 하고 있고, 일반 엔트리 레벨에선 최고속 셔터 스피드에선 통상 노출 오차가 생기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Leica이기 때문에 셔터 스피드 정밀도에 있어서 아쉽다 라는 것인데요, 정확한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수치를 작성하기엔 몇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적어도 M6때 처럼 최고속 셔터 스피드에서 다소 당황스러운 노출 오차는 생기지 않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도 기억이랄까 혹은 편견은 무섭달까요. 전 어지간하면 1/2000초 안으로 셔터 스피드를 사용 하는게 안심이 됩니다.
더불어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셔터막 중심으로 회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것은 렌즈를 통하여 입사된 빛을 마운트 하단부에 매립된 노출계로 빛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므로, M9의 노출계가 언더로 나오는듯 하다 라는 느낌이 들면 셔터막의 색을 좀더 어두운 색으로 칠하면 노출계는 이전보다 밝게 지정 해줄것입니다. 다시 말해 셔터막은 '무슨 일이 있어도' 건드리면 안되겠습니다.
충전기의 경우 작은 사이즈로 매우 심플한 구성 입니다.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100% 충전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유는 바로 Leica M9의 전원을 공급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 때문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자의 상식으로 알아두시면 좋은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상 리튬-이온 베터리는 총 용량대비 80%까지는 급속으로 충전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20% 구간에는 저속 충전으로 전환 됩니다. 만약 80%까지 충전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면 나머지 20%까지 완전 충전하는데 1시간이 필요 합니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방전이 자주 되어 소모가 되는 경우 총 용량대비 80% 근방까지 충전됩니다. 따라서 M9의 충전기가 80% 에서 인디케이터가 있는 것은 오히려 상당히 이해되고 납득되었습니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니켈 기반 베터리와는 다르게 메모리 이펙트가 없는 배터리 입니다. 충전 능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완전 충전 혹은 완전 방전 사이클을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건전지 잔량이 얼마나 남았더라도 필요할시 그때 그때 바로 충전해도 괜찮은 배터리 입니다.
다시 M9의 충전기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자면,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차량의 시거잭을 이용하여 바로 직결로 충전기에 연결 할 수 있는 전원 공급 잭이 기본으로 포함 되어 있습니다. 통상 디지털 카메라 충전기로서는 파격적인 지원입니다. 때문에 차량과 함께 촬영을 나간다면 설령 중간에 베터리가 다 되어도 무심한듯 시크하게 차량 시거잭에 전원을 연결하여 우아하게 충전 하시면 되겠습니다.
배터리 이야기가 이 만큼이나 나왔으니 잊지 말고 언급되어야 할 상황이 바로 촬영 횟수 입니다. 3.7V에 1800mAh 이므로 전압 대비 용량은 그리 큰편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작은 M9에 넣어야 할 배터리가 보니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듯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RAW 촬영 (JPG 미포함) + LCD 프리뷰를 거의 보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략 450~500컷 정도 촬영 가능 니다. 36컷 필름 기준으로 본다면 대략 13롤 정도 촬영 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여기서 제가 겪은 당황스러운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전날 M9으로 촬영하고 돌아와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보니 약 60%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몸이 너무 지친 상태라 정말 꼼짝도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M9을 싱글샷 모드 (다시 말해 카메라를 On) 로 두고 꼬꾸라지듯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주 오래된 즈마론 35mm f3.5렌즈를 마운트 하고 촬영하러 거리로 나갔다가 그만 렌즈 설정하는것을 잊은것이 기억나서 설정을 하려는데.. 배터리가 없으므로 카메라는 전원 off로 이행 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툭 꺼지는 것이였습니다.
당황스러움 속에서 어제 기억을 더듬어 보니 분명 배러티가 60% 이상 남아 있었다는 것이 확실했고 그만 길위에서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차! 싶었던거죠. 한껏 마음을 가다듬고 촬영에 나섰던 기분이 순식간에 망쳤습니다. 촬영이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죠.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사실과 한가지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M9은 일단 전원이 켜져 있으면 노출계가 작동 하지 않아도 배터리를 계속 빨아먹는다! 또 한가지는 사용하지 않을때 착실히 전원 off를 하던가 아니면 menu 설정에서 오토 셧다운 시간을 지정해야 합니다. 아무튼 하루 촬영을 통채로 날려버린 후에 얻은 사실과 교훈이였습니다.
이제 M9의 하판을 볼 차례 입니다. 좌측에는 배터리 수납구, 우측엔 SD메모리 삽입구가 있습니다. 메모리의 경우 현재 펌웨어 (1.116) 에선 최대 32GB 메모리 까지 인식 사용 가능 합니다. 그 외에 특이점은 없습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디지털 카메라다 보니 메모리 추출과 삽입에 있어서 하판의 두껑을 열고 접근해야 하는 부분은 미묘하게 불편한 기분이 듭니다만, 한편으론 이건 지적할 부분이라기 보다는 하판이 열리지 않고 주렁 주렁 삽입구들이 붙어있으면 이건 왠지 M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듯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함으로 M 시리즈의 통일감은 물론 비교적 민감한 파츠 들이 들어있는 부분을 본격적으로 보호 한다는 인상도 들기 때문입니다.
하판의 구조 입니다. 지극히 심플한 구조 입니다.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흑연 코팅(으로 추정되는)이 내부에 되어 있는데 굳이 이걸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빛이 닫는 부분도 아닌데, 싶다가도 가만히 보면 은근히 멋스럽기도 합니다. 어떤 특별한 기능적 목적이라기 보다는 심미적 아름다움 때문에 한것이 아닐까 추정 됩니다.
비록 Lock 장치는 단조로워 보이지만 막상 결합하면 단단한 체결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하되 자신의 역활을 확실하게 해주는 부품 혹은 기계들이 전 참 좋습니다.
바디측의 걸쇠에 하판을 걸고 반대쪽에서 Lock을 하는 방식입니다. 딱히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심플한 구조 입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상상이 되곤 하는데요, 메모리를 빼기 위해서 하판을 열다보면 원터치 방식의 참치캔을 딴다던가, 스팸 통을 따는 것이 상상되곤 합니다. 저만 이런 생각을 한게 아닌듯 한데...
M9은 디지털 카메라 바디 입니다. 세삼스레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EXIF 데이터 때문 입니다. EXIF에는 촬영시 사용 되었던 렌즈의 종류도 기입이 되는데 M9에서 렌즈를 인식하는 방법은 렌즈 마운트 부에 6bit 코드를 심어두고 (전자적 방식이 아닌 광학 인식 방식입니다) 바디에 내장된 센서로 마운트 된 렌즈를 인식하는 식 입니다.
때문에 Leica에서는 기존 렌즈에 6bit 코드를 심어주는 것을 유료로 해주기도 하고 애초에 6bit 인식코드를 심어놓은 렌즈를 재발매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6bit 코드가 없는 렌즈는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렌즈 인식 방식을 설정 할 수 있습니다. Auto로 하면 렌즈에 '표식'된 6bit 코드를 읽어들여 바디에 전송을 하고 촬영시 EXIF 데이터에 자동 삽입이 됩니다. 우리가 여기서 봐야 할것은 Manual 모드 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렌즈 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듭니다. 단지 EXIF에 촬영 당시 렌즈 데이터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말입니다. 네 맞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잊은 것이 있다면 앞서 한번 강조했던 이야기를 다시 생각 해봅니다.
M9은 디지털 바디 입니다. 다시 말해 EXIF에 내장된 렌즈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LightRoom 혹은 PhotoShop CS5 버전에서 촬영 렌즈 모델의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색수차 수정 비네팅 수정등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처리 됩니다. 다시 말해 적절한 렌즈 데이터를 삽입하지 않으면, 색수차가 반대로 너무 발생한다던가, 비네팅의 처리가 어색하게 되어 버립니다.
다소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이야기겠지만 이러한 사항을 사전에 인지 하지 못한체 촬영 렌즈 데이터가 잘못 기입 된다면 자칫 사진의 분위기가 무너지는 경우도 상정 해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촬영 렌즈 데이터 설정은 되도록 꼼꼼하게 하는 것이 당연히 이득입니다. 아니면 아에 렌즈 인식 기능을 꺼버리는 것이 속 편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어쩌나요, 기존 렌즈의 6bit 데이터 기입을 하려 하더라도 유료고 이걸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네. 있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가젯을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왠지 생긴것만 봐도 딱 감이 오지 않나요? 아직 감이 오지 않는 다는 분을 위해 추가 사진 나갑니다.
이제 감이 딱 오시죠? 저런 식으로 유성 마커 팬으로 해당 렌즈의 데이터를 칠 하면 됩니다. M9의 6bit code 센서는 광학식이라고 말씀드렸던것을 기억하신다면 바로 딱 아실듯 합니다. 이름은 M-Coder라고 합니다. 단지 싸구려 플라스틱 템플릿 한벌이 주요 내용일 뿐인데 가격은 40불 중반 (실 구매가)입니다. 아니면 템플릿을 자작해서 만드는 것도 '재미' 있을듯 합니다.
보유 렌즈가 1개라면 유상 서비스도 괜찮겠지만 여러개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이런 방법도 제법 쏠쏠할듯 합니다. 무엇보다 Leica가 아닌 Zeiss에서 나온 ZM 렌즈도 코딩 할 수 있으므로 좋을듯 합니다.
Leica M9의 이미지 센서는 앞서 언급 되었듯 Eastman Kodak의 KAF-18500 센서로 1800만 화소의 센서 입니다. Kodak의 센서라고 하니까 혹시 Kodak 14n 의 추억을 가지신 분들께서 애증을 느낄 수도 있을텐데요, 다들 그런 이야기를 했었죠? 감도를 조금만 올려도 노이즈 장난 아니고 광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엉망진창, 땅거미가 지고 저녁이 되면 그냥 마음 편하게 카메라를 가방에 넣는다. 하지만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 진다면 정말 최고의 화질을 보여준다. 라는 것 말입니다. 결국 센서의 감도 대비 노이즈와 광량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M9의 감도는 조금 특이 합니다. 센서의 네이티브 감도는 160 입니다. 감도 80은 네이티브 감도에서 풀링한 감도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 해볼께 있습니다. 왜 160인가? 위에서도 언급했듯 Kodak의 센서는 기본적으로 고감도에 적극 대응하는 센서는 아닙니다. 충분한 광량 하에선 고감도 대응 센서 대비 더 높은 성능과 화질이 나오도록 설계된 센서 입니다.
밑으로 계속 내용이 이어지겠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M9의 센서는 640까진 그럭저럭 납득 할만한 품질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센서의 네이티브 감도가 100이였다면? M9의 센서는 400까지 쓸만한 감도가 되겠지요. 하지만 어두운 환경에선 역시 감도가 아쉽습니다.
그렇다면 네이티브 감도를 200으로 높였다면? 800까지 쓸만하겠거니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빛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Kodak 센서의 설계 사상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장점을 극한까지 소화하진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화질에 대응하는 충분한 광량 대비, 비교적 높은 감도에도 대응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둘 사이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160이라고 하는 애매한 숫자 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400으로 쓰는게 익숙하신 분들은 400이 아닌 360을 권하고 싶습니다. 디지털이라면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겠지만 2의 배수로 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 입니다. 때문에 160, 320, 640 씩 가는 것이 감도 160이 네이티브인 Kodak 센서의 설계 의도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 일 것입니다.
그래서 준비 했습니다. 실험실이 아닌 이상 필드 환경을 가정에 두고 객관적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그레이 카드를 이용하여 Zone System에 입각하여 각 Zone 별로 노이즈와 밝기를 측정함으로 몇가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 추출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Zone VI Studio의 그레이 카드를 이용, 4세대 50mm Summilux f1.4, 초점은 무한대, 맑은 날 Open Shadow에서 촬영, 촬영 당시 색온도는 7300K, 수동 화이트밸런스 설정, RAW로 촬영 Apple Aperture 3로 현상, 1:1 픽셀로 리사이즈 하지 않은 순수 데이터 입니다. 각 Zone은 1스톱 밝기 차이 입니다.
주) 리뷰 의뢰 받은 제품으로 테스트 한것으로서 개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실험실 환경이 아니므로 촬영 데이터과 관련된 모든 변수 통제가 완벽히 되지 않은 데이터 이므로 절대적으로 신뢰 할 수 있는 척도는 될 수 없습니다.
각 감도에 따른 Zone별 노이즈 패턴 입니다.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감도별 기본 발색이 어떤 종류의 패턴을 가지고 다르게 보여집니다. 160과 640 그리고 2500 이렇게 세가지 감도는 색상이 거의 일치하고 320과 160의 기본 발색은 다르나, 80, 320, 1250은 서로 기본 발색이 유사 합니다.
또한 감도 80에서는 Zone 8에서도 확실한 톤을 볼 수 있으며 이것은 흑백 필름에서의 유효 다이나믹레인지에 필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정말 Zone 8에 해당된다기 보다는 흑백필름 현상시 N-1 현상을 하는것과 비슷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Pull 인것이지요.
그리고 Zone 9에서는 전 감도에서 모두 255,255,255를 기록함으로서 데이터에 기록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실질적으로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하이라이트는 통상 2스톱 오버 최대 3스톱 오버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Zone -1이라는 생소한 부분 입니다. 사실 Zone 0라고 하면 농도가 없는 다시 말해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무한대 흑체 라는 식이 되어야 겠습니다만 굳이 제가 임의로 Zone -1을 만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감도 2500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Zone 0까지는 노이즈는 존재하지만 착실하게 어두워진다는 느낌이라면 여기서 더 어둡게 촬영된 경우, 다시 말해 Zone -1에서는 오히려 밝기가 증가 하였습니다. 이것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밝기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노이즈 증가에 따른 농도 증가 입니다. 필름으로 말하자면 FB+F (Film base + Fog 농도) 농도 증가의 형태와 유사합니다.
Luminance를 추출한 값을 대입하여 그래프를 그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감도 2500 (회색 막대)에서 Zone -1에서 농도 증가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서 모양이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끼시는 분 있으신가요? 사진 전공을 하셨던 분들이라면 ' ! ' 이 떠오를테고 이공계생이라면 '?!' 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진학과에선 이런거 가르치나요?)
바로 필름의 H&D 그래프와 유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H&D 그래프를 설명하자면 내용이 길어지므로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유제 감광 특성을 표현 할때 쓰이는 그래프 입니다. 센시토메트리(감광학 혹은 노출과 현상 사이에 밀도 및 수학적 관계를 연구, 측정하는 것) 가 나오면 꼭 같이 나오는 그래프 입니다.
예전 이미지 센서를 보면 좁은 관용도 (다이나믹레인지)에서 어떻게든 화상을 구겨넣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프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였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좁은 다이나믹레인지와 더불어 후보정을 거치지 않은 원본을 볼때 '뿌연 엷은 막이 끼어있는' 이미지를 우리는 얻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JPG로 촬영하면 카메라 내부 프로세서에서 사전에 마련된 '후처리'를 카메라 내부에서 처리함으로 조금이나마 나은 느낌을 얻을 수 있었지만 JPG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그래서 센서가 받아들인 순수 전하량을 수치로 바꾼 RAW촬영을 하게 되면 센서 본래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후보정은 필수' 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로서 색감은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 콘트라스트 만큼은 꼭 손을 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익숙한 단어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S 커브' 입니다.
사실 이 'S 커브'는 필름 세계에 있어서 무척이나 친숙한 존재 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H&D 그래프의 기본 형이 바로 그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이미지 센서의 발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Nikon을 기준으로 한다면 D3 시리즈 이후 부터 어느 정도 뿌연 이미지로 부터 벗어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다이나믹레인지가 올라갈수록 그 만큼 센서 자체 콘트라스트 확보의 여유 폭도 점점 커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손에 얻을 수 있게 된것은 보다 넓은 실효 다이나믹레인지, 폭넓은 콘트라스트, 치밀한 그라데이션을 바탕으로 표현의 폭을 더욱 확장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그래프 상 높이가 낮은 상황 안에서 '비교적 리니어 하게' 증가하는 것이 톤의 손실을 최소화 하고 더불어 후보정의 여유를 두는 것이 유리한 장점이 있는 만큼 반대로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Kodak의 KAF-18500 센서는 상대적으로 톤 소실 위험에 아무래도 쉽게 노출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센서를 튜닝하게 되고, 이 튜닝의 결과에 따라서 같은 센서를 사용하더라도 각 메이커의 이미지 철학에 따라 그 형태와 맛이 달라지게 됩니다.
무척 궁금하여 자료를 조사하던 중 M9 수석 개발자와의 인터뷰를 발견하였습니다. 그 중 일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Kodak의 센서는 그 성능에 비해 다루기 무척 까다로운 센서로 정평나 있는데, 센서의 튜닝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였는가? ' 에 대한 질문의 수석 개발자의 대답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의 업체에 센서 튜닝을 의뢰 하였다.'
기자가 바로 질문 들어갑니다. '어느 업체의 누구인지? '
' 그것은 회사 기밀 사항 이라 안타깝지만 말씀 드릴 수 없다. 더불어 M9에 들어간 Kodak 센서는 최근 고감도 노이즈 경감 경향의 카메라에 비해 해상도(샤프니스로 해석 해도 되겠습니다)는 더욱 뛰어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억제 성능은 필연적으로 떨어지므로 되도록 감도 1250 아래로 쓰는 것이 좋다. '
라고 담담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독일 사람이라서 그런가요? 수석 개발자 정도나 되는 사람이 자사의 제품이 무조건 좋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냥 담담하게 솔직히 이야기 해버리는 자세가 저에게 있어선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과연 그 일본의 업체는 어디인가? 그리고 누구인가? 본 리뷰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야생마 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센서를 이토록 세련되고 우아하게 튜닝 할 수 있는 회사는 어디인가? 적어도 센서를 생산한 Kodak은 미국 회사이기에 아닐테고 '센서를 튜닝 한다' 라는게 될 정도라면 이미지 센서를 자체 생산 할 수 있는 회사 정도로 좁혀 볼 수 있을듯 합니다.
니콘, 소니, 캐논, 후지필름, 시그마 정도가 있는데 일단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센서 튜닝 센스를 보면 일단 캐논은 아닌것 같고 시그마는 포베온 센서 만으로도 힘이 벅차니 역시 탈락. 니콘은 자체 센서 설계 능력도 있고 생산 기술도 있지만 왠지 아닐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소니와 후지 필름 정도 일텐데.. 제 생각엔 소니 쪽 보다는 왠지 후지 필름 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혁신적 개념의 센서를 자체 설계 및 생산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필름을 생산하는 데이터와 노하우가 오랜 세월 쌓여 있고 그것을 디지털 개념에 적용하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 인데요. 만약 가정이 사실이라면 후지 필름의 차세대 센서에 저는 큰 기대감이 듭니다. 호리호리하고 조용한 성격의 오타쿠 스러운 센서 튜너가 연구실 구석에 박혀서 '그래 언제고 Kodak 센서와 꼭 한번 맞짱 뜨고 싶었지. 우후후후' 라는 기분도 듭니다 (....) 여러분은 어떤 회사 일것 같나요?
리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군요.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 옵시다. 아무튼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튜닝된 Kodak KAF-18500 센서의 또 다른 특징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된 Pull 80 감도 입니다. 역시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도록 하죠.
Zone 5부터 Zone 10까지의 그래프를 확대한 모습 입니다. 감도 2500에서는 Zone 8에서 하이라이트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하지만 파란색 그래프인 감도 80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이라이트의 데이터가 무척 여유있는 모습 입니다. 때문에 콘트라스트가 무척 강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하이라이트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감도 80으로 가는 것이 정답 일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취하면 무언가를 '지불' 해야만 하는 것이 이치 입니다. 비록 하이라이트의 데이터는 어떻게든 확보 할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쉐도우 톤의 변별력은 약간 떨어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쉐도우 존 내부에서의 콘트라스트는 살짝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복잡한 무늬가 있는 물에 젖은 어두운 돌을 찍으려 할땐 비록 데이터는 살아 있더라도 찰진 생생함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이럴땐 고민할 필요없이 감도 160이 정답 입니다. 이렇게 센서의 특성을 사전에 인지하면 같은 상황에서라도 사용하는 기기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쓸 수 있게 됩니다.
M9의 심장으로 쓰이고 있는 Kodak KAF-18500 센서는 기존 이지미 센서의 큰 문제중 하나인 주변부 광량 저하 및 색수차 과도 발생에 따른 해결책으로 위의 도식도와 같은 개념을 선보입니다. 이미지 센서에는 빛의 세기를 전하량으로 바꾸어 주는 센서가 있는데, 효율을 올리기 위해 (통상 이미지 센서의 수광부 소자를 세로로 잘라 보면 컵모양으로 되어 있고 있고 그 바닥에 센서가 깔려있는 형식이기 때문에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음)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마이크로 렌즈가 장착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렌즈에서 입사되는 빛이 주변부로 갈수록 센서에 붙어있는 마이크로 렌즈의 효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특히 디지털에서 더욱 증상이 심합니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위의 방식 입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주변부의 마이크로 렌즈를 살짝 쉬프트 해주는 것 입니다. 이렇게 되면 확실한 제조 단가 상승을 약속하는 (....) 생산성 떨어지는 방식이지만, 디지털에서 특히 심한 주변부 광량 저하 문제와 더불어 곁다리로 생기는 주변부 색수차 문제도 어느 정도 감쇄가 됩니다.
이제 치명적인 단점을 이야기 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이 문제 때문에 생각만 해도 짜증이 백혈을 뚫고 나갈 기세입니다. 그것은 바로 색온도 문제 입니다. 이 문제 때문에 리뷰 의뢰 받은 제품을 돌려 보내고 신품을 다시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완벽히' 동일 하였습니다. 이것은 단지 제품의 편차라기 보다는 Leica M9의 근본적인 문제로 봐야 할 것 입니다. 그 구체적인 문제는 다음의 상황에서 벌어집니다.
저의 경우 촬영할때 색온도는 항상 캘빈도를 직접 지정하여 사용하는 쪽을 선호 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간략하게 정리하면 첫째로 오토 화이트 밸런스는 저의 촬영 의도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두번째로 슬라이드 필름의 색온도와 유사하게 맞춤으로서 색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세번째로 후처리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컴퓨팅 파워 요구가 줄어듭니다.
저의 경우 그레이 카드 혹은 화이트 벨런스 카드로 색온도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서 물리적은 카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항상 정확한 색온도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백열등류의 색온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선 그 노란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는데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상황에 따라서 색온도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을 선호 하며, 색온도를 직접 설정하는 기능이 다른 어떤 편리 기능보다도 대단히 중요 합니다.
Leica M9에서 당연히 이 기능이 마련되어 있었으므로 평소 설정을 하여 촬영후 모니터에 올려보니 색감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나옵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모든 사진'이 전부 이상하게 나왔으므로 내가 촬영을 잘못했었나 보다.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어쨌던 쓸만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했으므로 색온도를 확인하는 순간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4271K로 전부 촬영이 되어 있는 것이였습니다. 이때 저는 5000K 설정으로 촬영하였고 실제 M9에서 촬영 화상을 LCD로 볼때 Info를 보면 확실히 5000K로 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메인으로 사용하는 Apple Aperture를 끄고 LightRoom과 포토샵을 이용하여 비교해봤습니다. 실제로 RAW 현상 프로그램은 그 특징에 따라 색온도 설정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4020K로 나오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아서, Mac OS X 을 종료하고 윈도우로 진입하여 역시 같은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결과는 동일. 때문에 프로그램 문제라던가 플랫폼의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색온도 수동 설정은 대단히 기본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내가 뭔가 실수를 했거나 잘못한것이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구글링을 해보았으나 다들, 'Leica M9 최고임.', '리뷰용으로 받았다가 Leica에게 당했다. 결국 리뷰 끝낸 다음날 M9 질렀다.', '사라 2개 사라!' 이런 이야기들만 즐비하여 전혀 도움이 되질 못했습니다.
색온도의 차이는 이토록 드라마틱 합니다. 이건 단순히 카메라의 색감문제를 떠난 이야기 입니다. 왼쪽은 M9에서 색온도를 5000K로 직접 설정시 Aperture 3 에서 읽어들인 '실제 기록 값' 이고 오른쪽은 색온도를 Aperture 3에서 바꾼 값입니다. 혹자를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듯 합니다. 5000K로 설정했을때 약 800K 정도 차이가 나니까 5800K로 수동 설정하면 대강 맞지 않겠느냐? 라고 말입니다.
물론 저도 당연히 해봤습니다만 5000K가 나오지 않고 4700K 정도의 값이 나왔습니다. 이건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입니다. 게다가 억지로 5000K가 나오는 값을 찾아서 수동으로 설정 해봤으나 역시 색온도는 어느 정도 비슷할진 몰라도 Tint 값은 여전히 시체 녹색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촬영한 화상을 M9에서 직접 LCD로 Info를 확인해보면 5000K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말 환장할 노릇 입니다.
그럼 여기서 또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어짜피 RAW로 찍는건데 색온도가 틀려도 큰 지장 없는게 아니냐? 라고 말입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3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로 자신이 설정한 색온도 절대값이 애초에 틀어졌으므로 촬영당시의 색을 기록 보존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촬영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색을 기억하고 있다면 모르겠으나 시간이 많이 흘러서 추가로 색온도를 교정해야 할 경우 그 기준색을 맞추는데 아무래도 에너지 소모가 더 됩니다.
둘째로 색온도를 교정 한다고 하더라도 한 두장이면 모를까 수백장 되는 사진을 색온도 교정때문에 렌더링을 거는 것은 고가의 빠른 컴퓨터를 요구함과 동시에 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소모와 쓰지 않아도 되는 전기를 낭비 하는 것 입니다.
셋째로 항상 RAW로만 촬영 할 수 있는 상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선 JPG로 촬영해야 할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색이 틀어져선 기껏 JPG로 촬영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색교정'에 시간을 써야 하므로 JPG를 쓰는 이유가 대부분 사라집니다. 남는 장점이라곤 제한된 메모리 용량이 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뿐, 이미 틀어진 색을 다시 잡게 되면 화질의 열화가 생기는 것은 물론 입니다.
이토록 중요한 문제에 어째서 Leica는 가만히 있는지 저로서는 납득은 커녕 일말의 이해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 문제가 발생 하는 펌웨어 버전은 1.116 버전으로 확인 됩니다) 차후 펌웨어 업데이트때 Leica는 정신 차려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은 물론 Tint 문제 까지 해결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필히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매우 기초적인 문제 때문에 골머리 아픈걸 생각하면 지금도 차오르는 분노를 억제하기 힘듭니다.
자, 터질듯한 분노를 억누르고 마치 조각가가 돌을 깨서 조각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내부에 이미 있는 조각을 꺼내는듯한 감각으로 색온도를 교정하여 보면 갑자기 Leica M9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게 M9의 본 실력 인데 저런 당치도 않은 문제가 생기니 더욱 답답합니다. 이런, 또 흥분 할뻔 했군요.
지금 보시는 사진에 촬영된 렌즈는 아스페리컬 렌즈가 채용된 5세대 SUMMILUX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떨어지는' 4세대 50mm SUMMILUX f1.4 렌즈 입니다. 위에 빨간색 사각형을 크롭하여 리사이즈를 하지 않은 원본 데이터가 바로 아래 사진 입니다.
부산 타워 외벽의 타일 접합부의 리벳 자국 하나 하나가 선명하며 왼쪽의 하이라이트에서 보여지는 질감의 표현은 그야말로 백미 입니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해상력 입니다. 그래서 D3X로 동일한 조리개, 셔터 스피드, 같은 시각,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 사진을 준비 했습니다.
이럴수가, M9과 비교시 약 650만 화소(어지간한 저가형 디카 한대의 화소수와 맞먹는) 더 많은 D3X의 해상력이 더 떨어집니다. D3X에 사용된 렌즈는 M9에 촬영된 화각과 최대 개방 조리개가 동일한 50mm f1.4D 렌즈 입니다. 한장 더 비교 해보겠습니다.
경계선의 샤프함에서 차이가 나고 흰 벽 질감의 선예도는 물론 쉐도우 부의 데이터 밀도 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분명 화소수가 차이가 650만이나 차이가 나는데 이렇게 샤프함을 유지 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 했던 Kodak 센서에 비결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 했기 때문 입니다.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함으로서 오는 단점은 화상의 노이즈 증가와 연결 되지만 (가뜩이나 노이즈에 상대적으로 약한 코닥 센서임에도 이렇게 설계 방향을 정한것은 앞서 이야기 되었던 것 화질 중심의 설계 사상과 연결 되어 있습니다) 장점으론 충실도가 높은 샤프니스를 확보 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밀도감 있는 콘트라스트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면상에 매우 강한 광원이 센서에 직접 입사되는 상황에서 바로 경계가 생기는 면에선 촬상소자의 전하량이 임계점을 넘어 넘쳐버리는 현상에 의해 마젠타 색상으로 경계면을 따라 얼룩이 생기는 현상이 그것 입니다. 물론 다른 이미지 센서에서도 간혹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한 M9의 센서에선 그 현상이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하는 편 입니다. Kodak의 로우패스를 제거한 센서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사실 이미 예상 가능했던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한다는 것일뿐 어지간한 촬영에선 쉽게 발견 할 수 없는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자신의 웹브라우저가 컬러프로파일을 올바르게 렌더링을 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은
http://color.org/version4html.xalter 에 접속하여 사진의 색이 정상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제가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M9을 사용하면서 느낀 인상을 짧은 문장 으로 표현 하자면 이렇습니다.
' 성질 까탈스러운 섹시한 미녀 '
' 아름다운 야생마 '
' Outside Beauty, Inside Beast '
최신의 DSLR처럼 어떻게 찍어도 무난한 화질을 보장하는 것과는 다르게, 사용자에게 이것 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고 색온도도 엉망으로 틀어지는 문제가 있는 미친 야생마 같은 M9은 충분히 공들여 시간을 투자하여 길들이는 맛이 있음은 물론 들인 시간과 노력 만큼 충분히 보상해주는 매우 가치 있는 카메라 입니다.
시대의 요구에서 떨어져나간 Range Finder 방식의 카메라를 고집스럽게 생산하고 있고 더군다나 디지털 카메라로서 발매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 합니다. 편리함, 프레임의 집중감, 여러가지 편의시설, 악천후에서도 사용 할 수 있는 방진, 방적등 기능으로 따진다면 사실 RF는 SLR과 비교 자체가 안될 정도로 불편한 카메라 입니다. 게다가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최소 거리는 어떤 렌즈를 써도 70Cm 이하로는 들어 갈 수 없습니다. 어디 그것 뿐인가요. 파인더 위치와 렌즈의 위치가 다르기에 촬영 초점 거리가 가까울 수록 정확한 프레이밍을 하기 힘듭니다. (설령 페럴렉스 보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여러가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RF방식의 M 시스템이 죽지않고 살아 있는 것은 단지 마법의 주문 같은 Leica 로고 때문만은 아닐 것 입니다. RF 형식의 카메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출난 장점은 비록 그 수요는 작더라도 하이 아마츄어 그리고 사진작가도 납득 할 수 있는 명확한 형태와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M9의 마지막 장점을 말하지 않았었군요.
35mm 풀 프레임 판형을 가진 지구 상에서 제일 작고 가벼우며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고화질 카메라.
사실 이것만 하더라도 앞에서 언급했던 어지간한 단점을 덮을 정도로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훌륭한 카메라 라도
언제나 그렇듯 더 중요한 것은
결국 마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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