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Super CoolScan 4000ED



필름스캐너에 있어서의 니콘은 기존유저들에게 꾸준한 인지도를 받았던 보편적인 필름스캐너 중 하나였습니다. CoolScan 시리즈가 바로 그것인데, 사실 이전의 CoolScan시리즈는 초, 중급용 스캐너용으로써 프로의 니즈에 답하기엔 부족한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Super CoolScan 4000ED 스캐너가 발표된 후, 이러한 인식을 완전히 뒤집기에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탁상위의 드럼스캐너라 불릴정도의 대단히 높은 D-max 4.2의 농도표현 (참고로 일반적인 드럼스캐너들은 D-max 3.8대 라고 합니다) 또한 D-max 4.2와 조합을 이루는 14bit A/D컨버터를 통한 대단히 높은 컬러표현영역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당시 4000DPI라는 놀라운 초고해상도를 실현하였습니다. 4000DPI를 디카의 픽셀로 환산하면,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디카중에 최고 해상도인 Canon사의 1-Ds 모델(약 천만픽셀)보다 2배 더 높은 2천만픽셀을 가뿐히 초과하는 해상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발매되었을 당시 이정도의 하이퍼포먼스에 대단히 저렴한가격으로 발매되었다는것 또한 대단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발매후로부터 지금까지도35mm 필름스캐너 시장에선 더 이상 대적할 상대가 없을정도의 지지도를 얻게 됩니다. (현재 Minolta사의 Dimage Scan Elite 5400모델이 6월 말에 발매되어 니콘을 추격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스캐너에 대해선 차후에 리뷰 예정입니다) 어찌되었건, 발매당시로부터 시간이 흐른뒤이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스캐너이고 아직 타사의 필름스캐너에 비교해서 최고의 35mm 필름스캐너라는데엔 이견이 없습니다.

스캐너 자체에 탑재된 렌즈는 니콘의 고급렌즈 라인업에 쓰이는 ED렌즈를 채용하였습니다. 아무리 전자쪽의 향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소스를 받아들이는 렌즈가 받쳐주지 못하면 화질의 저하는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4000ED의 하위기종인 LS-40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내부적으로 생기는 전자적 노이즈를 최대한 줄여 스캐닝시에 생기는 노이즈를 대단히 줄였습니다. 이에 따라 멀리샘플링(같은 필름을 수차례 반복스캔하여 노이즈를 줄이는 기술)을 할 기회가 거의 적다는것 또한 대단한 장점입니다.

다른것은 제쳐두고라도 일단 당장 피부로 와닿을수 있는 컬러 재현력이 어느정도인가에 대해서 간단한 테스트를 했습니다.

비교대상은 Fuji FDi Station에 쓰이는 Frontier 370 (컬러네가 필름 현상, 인화기 요즘 CD스캔이라 해서 많은 분들께서 필름현상후, 인화 하지 않고 바로 스캔할때 대단히 많이 쓰이는 일반적 기종중 하나. 업소용이기 때문에 시간당 처리용량이 대단히 크고 빠르다. 물론 가격또한 현상유니트, 인화유니트를 합쳐 2~3억정도 고가이다)과 4000ED와의 필름스캔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조건은 sRGB, 스캐너 ICC 프로파일은 임베딩하지 않았고 색보정없음의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스캐너의 순수한 RAW데이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sRGB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완벽한 RAW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것은 최종적으로 표현되는 컬러스페이스를 이렇게 제한한다는 뜻이고, 두 기종 사이의 컬러스페이스 차이로 인한 컬러쉬프트 현상을 막기위한 조치였습니다. (디카의 RAW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먼저 Frontier스캐너자체가 sRGB 프로파일만을 지원할 뿐인데다 ICC프로파일을 지원하지 않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슬라이드 필름을 스캔테스트에 사용한 이유는, 만약 컬러네가필름의 경우 특유의 오렌지마스크(필름의 오렌지빛 베이스색)특성에 의해서 네가 스캔 자체가 이미 보정의 기반을 둔 스캔이기 때문에 본 스캐너 자체의 성능을 정확하게 판독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Fuji Frontier 370
Nikon Super Coolscan 4000ED

Camera : Nikon F-5, Lens : Nikkor AF 50mm f1.4D, F-number : 4, Exposure time : 1/60
Film : Fuji Provia 100F

위에서 보다시피 프론티어의 컬러보정 없는 디폴트 스캔은 대채적으로 그린캐스트가 끼었습니다. 이에 비해 4000ED는 전체적으로 깨끗한 컬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하드웨어레벨의 'Tone' 추출능력을 테스트 하기 위해 흑백필름을 스캔하였습니다.
역시 두 조건은 같습니다.

Fuji Frontier 370
Nikon Super Coolscan 4000ED

Camera : Nikon F-5, Lens : Nikkor AF 60mm Micro f2.8D, F-number : 8
Exposure time : 1/60, Film : Kodak Tri-X 400, Devloper : Kodak D-76 (Full Strength)

370의 스펙상 D-max를 알순 없었지만, 4000ED에 비해 하이라이트 재현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370의 경우 동공, 홍체가 구분이 되긴하지만 콧등쪽의 하이라이트는 날아버렸습니다. 만약 콘트라스트자체가 높게 설정되어있다면, 동공과 홍체부분은 같은 블랙으로 떨어졌을것입니다만, 쉐도우는 어느정도 구분이 되는것에 비해 하이라이트의 데이터 소실은 대단히 큰편입니다.



다음은 스캐너의 최대해상도 테스트 입니다만, 기회가 여의치 않아 같은 필름으로 최대 해상도를 테스트 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4000ED의 최대해상도 테스트 결과만을 올리겠습니다.

왼쪽사진은 전체사진이며 파란테두리 안쪽 부분은 언샵마스크 및 리사이징 하지 않은 4000DPI 원본 그대로의 결과물입니다.

감도400 흑백필름 특유의 필름 그레인까지 표현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요즘 타사 스캐너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인 Digital ICE의 성능을 보았습니다. 참고로 Digital ICE3 기술은 니콘의 고유 기술이 아닌 ASF (Applied Science Fiction)사의 고유기술입니다. 이것을 니콘스캐너에 사용 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받은것 입니다. ICE3기능중에서도 단연 백미라면 스크레치 및 먼지자동제거 기능일텐데, 기본 원리는 스캐너에 내장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여 적외선이 투과되는 부분과 투과되지 않는 부분(먼지, 스크레치)를 검사하여 해당부분에 대한 정보만을 골라서 보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원리 때문에 흑백필름엔 사용할 수 가 없습니다. 왜냐면 흑백필름 특유의 필름베이스와 은 입자때문에 적외선이 산란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41 프로세스(일반 컬러 네가 현상)를 사용하는 흑백필름의 경우 ICE기능이 가능합니다. 이런 필름들의 경우 흑백필름이긴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컬러필름이며 컬러 감광유제(염료)의 특성을 흑백으로만 기록하도록 만들었고, C-41 프로세스에 알맞은 필름베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프론티어 370모델은 ICE기능이 없습니다. 330모델은 ICE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할수 없는 상태였으나 ICE3의 기본 로직은 ASF사의 공동이기 때문에 퀄리티의 차이는 없을것이라 추측합니다.

사용한 필름중에 효과를 제대로 보여줄만한(상태가 좋치않은) 필름을 찾기가 힘들어, 일부러 책상위에 필름을 강하게 문지른 후 ICE기능을 적용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4000ED입니다만, 단점도 있습니다. 먼저 필름을 캐리어에 장전시에 프레임과 프레임사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필름의 컷과 컷사이가 투명한)필름의 경우 거의 예외없이 필름의 제위치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필름의 퍼포레이션 갯수를 세는 센서방식이 아니라, 컷 전체를 읽어 프레임을 구분하는 방식인듯 합니다. 평소엔 큰 불편이 없지만 어두운 조명에서 여러컷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의 경우 프레임 위치를 일일이 맞춰주어야 하기때문에 상당히 짜증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어떻게 보면 상당히 치명적인 부분일수도 있는데, 해상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프레임의 가장자리 부분은 포커스가 맞지 않는다는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필름의 특성상 유제와 베이스면의 장력차이에 의해서 휘어지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인데, 가운데를 맞추면 가장자리가 맞지않는건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습니다만, 프레임 전체의 포커스가 맞는 스캔을 얻으려면 각기 다른 포커스로 스캔한 후에 두장을 합성하는 방법밖에 없다는것입니다. 바로 이점이 진정한 프로세셔널 스캐너라고 불리우기엔 무척 아쉬운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주 해결방법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바로 유리마운트를 사용하면 됩니다. 2장의 유리가 필름을 단단히 밀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필름의 평탄도를 유지하게 되고 그에 따라 프레임전체가 '딱 떨어지는' 스캔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라이드 마운트식으로만 되어있기 때문에 한장 한장 따로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고, 유리마운트는 일반적인 마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단히 고가입니다. 또한 약간의 컬러캐스트를 만드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러한 스캐너 포커싱 문제는 대부분의 35mm필름스캐너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에초에 필름을 최대한 평탄하게 만들던가, 유리마운트를 사용하는 방법외엔 현실적인 대안은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35mm 필름 스캐너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마콘사의 스캐너는 가상드럼이라는 방식을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