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F5 Focusing Screen
Type - L


약 7 여년간 F5를 써오면서 그 동안 가졌던 불만은 파인더의 녹색기운, FM-2 보다도 어두운 스크린 매트 였습니다. 밝은 파인더를 위해서 스크린 매트에 콘덴서 렌즈까지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스크린 매트에 내장된 RGB센서와 내장 LCD 필름이 원인 입니다.

다른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F5 또한 용도별 스크린이 별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고심해본 결과 ' L 타잎 '의 스크린 매트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정식 판매가 5000엔)

L-타잎의 스크린 매트는 기본적으로 RGB센서가 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멀티 패턴 측광 모드시 작동되는 3D-RGB측광의 기능은 OFF되어 버립니다. DummyFactory의 경우 기본적으로 스팟측광만 하기 때문에 RGB측광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스크린 매트(EC-B)보다 더 밝고, 녹색기운 또한 사라졌습니다.

F5에 기본장착 되어있는 EC-B 타잎의 스크린 매트는 보시는것 처럼 접점이 있습니다. 용도는 RGB센서측광값을 카메라의 CPU에 전달해주는 기능과 스크린 매트에 내장되어 있는 LCD의 전원 및 위치변경을 위한 접점으로 쓰여 집니다.

L-타잎의 스크린 매트는 보시는 것 처럼 접점부위가 전혀 없습니다. F-5의 CPU와 연동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저에겐 장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포커스 존의 위치를 알려주는 LCD의 표시 기능도 OFF되어 버리지만 F-5 파인더 자체적으로 현재 포커스가 어디에 위치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상당히 보기 편하게 지원되고 있고, 무엇보다 포커스 위치를 바꾼다고 해도 5개밖에 없는 포커스 포인트 덕분에(오히려 전 이게 더 맘에 듭니다만) 헷갈릴 일도 거의 없습니다.

격자형 스크린 또한 판매되고 있습니다만, 저의 편견을 말씀드리자면, 격자형 스크린의 경우 피사체와 관련없는 것이 파인더에 보이는 것은 대단히 방해가 됩니다. 또한 본인도 모르게 '황금비'에 따라 구도를 잡게 될 위험성 또한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Nikon에서는 이러한 것을 고려하여, 기존 카메라에 판매되던 스크린 매트와는 달리 F-5용의 스크린 매트는 '격자가 살짝 보이는 정도'의 설계를 해준것이 사실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보다는 역시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L-타잎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바로 아주 심플한 스플릿 스크린 방식의 포커스를 제공한다는 것 입니다. 마이크로 프리즘 방식도 고려 대상이 되었지만, 격자형 스크린 매트와 마찬가지로 피사체 이외에 보여지는 것이 많으면 오히려 방해가 될것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마이크로 프리즘 방식은 그 방식의 특성상 생각보다 의외로 파인더 내의 많은 면적을 차지 합니다) 그렇다면 남은것은 스플릿 방식 뿐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F-5의 기본 스크린 매트 방식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스플릿 방식이라면 '전체적인 장면의 인상을 통한' 포커스를 맞춘다는 느낌보다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플릿을 통한'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스플릿 방식의 스크린 선택한 이유는 마이크로 렌즈를 통한 고정밀도를 요구하는 접사, 그리고 망원에서의 선명한 포커스가 요구되는 경우 최상의 선택은 바로 스플릿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타 메이커의 카메라, Nikon의 카메라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작은 스플릿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개발자의 마인드에 깊이 감명한 부분이 있는데. 스플릿 이미지 자체의 시각적인 분리도는 명확하지만, 감성적인 분리도는 떨어지기 때문에 스플릿에 얾매이지 않고 좀더 피사체에 집중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설계를 감행한다는 것은 메이커의 입장으로써 쉬운일은 아닐 것 입니다. 또한 만들어 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또한 분명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적인 요구보다도 예전 스플릿 방식에 대한 향수때문이라는 것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

L-타잎의 경우 한가지 특이 할만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가로 일자형 방식이 아닌, 대각선 사선 방식입니다. 그야말로 대단히 편리합니다.(!) 가로 방식 스플릿을 써보신분은 익히 아시겠지만 상황에 따라선 포커스 때문에 가로로 쥐고 있는 카메라를 세로로 다시 돌리고 포커스를 다시 맞춘 후 다기 가로로 잡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 입니다. 상황에 따라선 대단히 골치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사선방식의 경우 이런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장착하는 것 또한 F5 답게 매우 심플하고 간단합니다. 포커스 스크린을 교환할때 쓰이는 집게도 필요 없습니다. 단순히 손으로 포커스 매트를 들어내고 다시 끼우면 끝 입니다.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초 걸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Nikon의 F 한자리 숫자 카메라에게 있어서 전통 중 하나 입니다.

포커스가 맞지 않았을 때의 화면입니다.

포커스가 맞았을 때의 화면입니다.

실지로 이 스크린 매트 구입의 고민을 4년 전 부터 했습니다. 과연 구입 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굳이 이런거 없어도 사진 찍는데 별 불편도 없고, 게다가 어떠한 스크린 매트를 구입해야 하는지도 난감했습니다. 종류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괜히 돈 낭비 하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냈습니다만 지금의 결론으로선 오히려 렌즈 하나 구입하는 것 보다 더 훌륭한 투자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빠른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촬영의 경우, 혹은 스트로보 촬영을 하는 경우엔 3D-RGB측광 방식이 보통 예상보다도 아주 훌륭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그런 촬영이 요구되는 경우는 예전의 EC-B 타잎의 스크린을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목적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입니다. :)

참고로 멀티 패턴 측광을 지원 하는 타잎은 EC-B, B, E, A, L, J 입니다. (CPU내장 Nikkor렌즈 사용시) 이 중에서 가격이 10000엔인 스크린만 3D-RGB 측광이 지원됩니다. 5000엔인 스크린 매트는 3D-RGB 측광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A-타잎 매트 스크린은 가로 방식입니다. 나머진 L-타잎과 모든것이 동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