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원래 필름 사이즈 보다 확대해서 종이로 인화하면 사진이 아니라며 오직 8 x 10, 11 x 14인치 초대형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인화지에 같은 사이즈 그대로 밀착 인화 한 것만 사진으로 인정한다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당시 기준 소형 카메라 (지금의 중형 카메라)로 암실에서 확대 인화를 하는 것이 대중화되고 인식이 변하면서 사진가에게 더욱 많은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다시 한 번 더 혁신이 옵니다. 바로 초소형 카메라 (지금의 소형 카메라로 라이카 판이라고 불리는 35mm 판형의 카메라)가 대중화됩니다.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대형,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진가는 소형 라이카 판 카메라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반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과격한 언쟁 또한 잦았던 시기였기도 합니다.
시대는 다시 흘러 필름에서 디지털로 옮겨오면서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습니다. 그리고 초고화소의 시대가 도래하고 드디어 필름의 정보량을 뛰어넘어 더욱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넓힌 역사적 기기가 발매되었습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대형화된 SLR에서 큰 용적을 차지하는 미러를 제거하여 더욱 소형화된 미러리스 포맷이 활성화됩니다. 게다가 단지 작기만 한 게 아닌 화질은 더 뛰어난 기기가 발매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2015년 7월 27일 국내 발매된 SONY의 A7R II 입니다. (일본 공식가 474,000엔 세금 포함, 국내 공식가 349만원 세금 포함)
사실 카메라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사이즈와 무게의 변천사라고 해도 좋을듯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리고 더욱 대중화 되면서 사이즈와 무게는 작아지고 화질은 충분히 발휘하는 것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광학 이미징 업계는 참으로 보수적이기도 합니다. 충분한 화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프로 및 하이아마츄어 입장에선 '미러리스' 라고 하는 이미지 때문에 제품의 실력을 판단하기도 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많이 봤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기존 미러리스 포맷 카메라가 가지고 있던 고정된 시장 이미지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소니는 일반 사용자용 카메라인 NEX 부터 새롭게 설계, 채용된 E 마운트 포맷은 APS-C 사이즈의 크롭 센서를 달고 나온 제품이었지만, 마운트는 애초 설계할 때 부터 풀 프레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마운트입니다. 그래서 처음 NEX가 발매 되었을 때 카메라 바디보다 마운트가 더 큰 희안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 당시 E 마운트가 풀 프레임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듯 합니다.
다시 말해 SONY는 오래 전부터 풀 프레임 센서로 통합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해왔다는 뜻이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이 SONY a7 라인업으로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a7 라인업의 2세대 모델인 a7 II 를 시작으로 하여, 보다 고해상도 대응 모델 a7R II 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디자인은 a7 2세대의 공통 디자인을 따르고 있습니다. 1세대 a7과의 디자인 비교 등과 관련된 세부 사항은 이전 a7 II 리뷰 (렌즈의 모든 가능성 - SONY Alpha 7 II) 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이미 보신 분들은 신선미가 떨어지겠으나 그래도 처음 보는 분들을 위해 가볍게 훑어보는 식으로 살펴 보도록 합시다.
a7 2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그립 디자인의 변화, 셔터 버튼의 위치, 스트렙 고리의 위치 변화라 하겠습니다.
1세대 a7의 가장 나빴던 디자인 중 하나인 스트렙 고리와 셔터 버튼이 일직선 상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스트렙에 방해받지 않고 셔터 버튼을 누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2세대 a7에서는 셔터 버튼을 그립 영역으로 옮겨옴으로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메인, 서브 커맨드 다이얼의 디자인 또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만 a7 II 리뷰에서도 지적 하였듯 커맨드 다이얼의 회전시 감촉과 토크의 개선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셔터 릴리즈의 압력 방향 또한 바뀌었습니다. 진작 이렇게 바뀌었어야 했습니다. 셔터 버튼을 안쪽으로 살짝 끌어당기듯 누르는 것이 더욱 세밀한 셔터 릴리즈가 가능하며, 힘이 들어가는 방향이 자연스러우므로 적은 힘으로 릴리즈가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릴리즈시 카메라 바디가 덜 흔들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그립의 깊이가 조금 더 두툼해짐으로 인해 더욱 안정적 파지가 가능해졌으며 이전보다 오랫동한 카메라를 들고 있어도 손가락에 부담이 덜 걸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보다 장시간 운용에 유리해졌습니다.
셔터 릴리즈 버튼의 변경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기존 8파이 지름의 릴리즈 버튼에서 10파이로 보다 대형화된 릴리즈 버튼과 더불어 릴리즈 압력 스트로크 또한 일신했습니다. 반 셔터에서 풀 셔터로 진행될 때의 느낌은 흔들림이 없으며 차분하고 안정되게 정리 되었습니다. 지금껏 나온 미러리스 카메라 클래스 중에서 무척 좋은 셔터 릴리즈 감각입니다. 단 여기서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반 셔터와 풀 셔터의 토크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서의 민감도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외장 USB 배터리를 통해 a7R II의 USB 포트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이번 a7R II의 경우 기본 배터리가 1개에서 2개로 늘어났기에 배터리 사정에 있어선 이전보다 확실히 편합니다만, 그럼에도 저의 경우 외장 배터리 연결을 통해 밖에서 촬영 시 재미를 좀 봤습니다. 스마트 폰 때문에 간혹 외장 USB 배터리를 들고 다니는 것이 저로서는 불만이었는데, 막상 카메라에도 충전이 가능하다 보니 이젠 짜증이 나지 않습니다.
또한 기존엔 USB 충전을 하는 동안 카메라가 완전히 멈춰있는 상태가 되므로 순간적으로 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a7R II는 충전을 하는 것과 동시에 촬영도 가능 졌습니다. 저 또한 개선된 기능 덕분에 한번 도움받았습니다.
단 그럼에도 USB 충전과 관련돼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컴퓨터에 연결하여 충전할 때 급속충전 (1000 mA)를 여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 부분에서 어떤 기술적 난관이 있는진 모르겠으나, 여전히 아쉽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a7R II 만의 외부 디자인 변경점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크게 두 가지 변경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노출 모드 전환 다이얼에 Lock 버튼이 추가 되었습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으나 모드 전환 다이얼은 두 손가락으로 돌리는 것이 통상이고 또한 실수로 다이얼이 돌아가 버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Lock 버튼을 추가함으로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는 것은 좋은 개선점이라 하겠습니다.
둘째로 파인더 아이피스 컵 디자인 변화입니다. a7 II에서는 파인더를 통해 볼 때 아이피스 컵이 미묘하게 불편했습니다. 특히 아이피스 컵의 상단 부분이 앞으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차광력은 좋았을지 모르나 다양한 앵글을 시도 할 때 간혹 거슬리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만, a7r II로 와서는 확실히 개선 되었습니다.
왼쪽이 a7R II, 오른쪽이 a7 II 입니다. 전체적으로 깊이가 살짝 작아진 듯 하고 그와 동시에 엣지 부분은 곡면 처리를 하여 자연스럽게 눈 주위에 붙을 수 있도록 디자인이 변경 되었습니다. 일단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면 a7R II 쪽의 아이피스 컵의 차광력이 떨어져 보입니다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옆으로 나란히 놓고 보면 a7R II의 아이피스 컵은 눈에 파인더를 대고 카메라를 약간 높은 각도로 들어도 문제없게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진작 이렇게 되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개선된 아이피스 컵을 별매로 판매하고 있는데, 기존 a7 시리즈에 장착 가능 합니다. 구형 아이피스 컵을 사용 하고 있으신 분들은 필히 업그레이드 하셨으면 합니다. 파인더 아이피스 컵 이야기를 해서 말입니다만, 파인더의 변화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양면 비구면 렌즈 4매를 사용한 호사스러운 파인더 광학 시스템을 탑재하고 여기에 Carl Zeiss의 T* 코팅 지 한 화려한 파인더를 새롭게 채용 했습니다. 비교해서 보면 확실히 더 넓고 크고 시원한 느낌입니다.
기본에 비해 파인더 배율은 더욱 커지고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보이는 파인더는 몇 번이고 칭찬 할 만합니다. 다만 안경착용자 입장에서는 내부 파인더 배율이 커짐으로 인해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과 동시에 파인더에 안경을 바짝 붙이지 않으면 한 번에 프레임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왕 이렇게 호사스러운 파인더를 만든 만큼 제작 단가가 조금 더 들더라도 파인더 광학계를 High Eye Point 방식으로 설계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가 파인더에 대한 칭찬이었다면,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언급했듯 기본적으로 저는 EVF (전자식 뷰 파인더)를 혐오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오직 광학식 파인더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느낌과 섬세한 흐름 그리고 그 가치는 대단히 엄격하고 명확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a7II 리뷰에서 EVF에 대한 호평을 한 이유는 적어도 광학식 파인더 신봉자 입장에서 최초로 납득 범위 안에 들어온 EVF였기 때문입니다.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도구로써 사용 할 수 있는 최초의 것이기에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할 만하겠다는 이유도 포함되었습니다.
허나, a7R II의 EVF는 다소 실망감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일상적인 촬영에서는 그리 문제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운용 감각 자체는 a7 II와 다르지 않고, 오히려 파인더의 광학 확대 비율은 더욱 커지고 시원하게 보이므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부터 입니다.
EVF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포커스 확대 기능입니다. 특히 메뉴얼 포커싱을 하는데 있어서 포커스 확대 기능은 킬러 피처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절대적 위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서 a7R II의 초고화소와 만나게 되면 더더욱 섬세한 화면 표시와 정보량이 보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a7R II의 EVF는 a7 II의 파인더보다 더 섬세하게 표현되어야 할 의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4,240만 초고화소 카메라로서 화소가 늘어난 만큼 정밀한 포커싱을 요구하기 때문 입니다.
a7R II는 4,240만 센서 화소, 백 디스플레이 LCD의 픽셀 수는 640 x 480 (RGBW)로 실제 픽셀 수는 307,200화소에 화면 확대 비율은 x 5, x 12.5 배율입니다. 1세대 a7r의 확대 비율인 x 7.2, x14.4 비율보다 낮습니다. 백 디스플레이의 화소 수는 같고 센서의 화소 수가 늘어나면 확대비율은 더 올라가야 할 터인데 오히려 낮습니다. 여기서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진짜 문제는 확대비율이 아닙니다.
a7R II의 메뉴에서 디스플레이 품질을 '높음'으로 설정해도 발생하는데 최대 확대비율인 12.5배율에서 정확한 1 : 1 픽셀매칭이 안 됩니다. 이것이 어떤 뜻이냐면 렌즈와 센서가 만들어내는 포커싱과 해상감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판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LCD 혹은 파인더의 OLED를 통해 보이는 모습과 실제 촬영된 화상의 해상감 및 포커스 포인트의 느낌을, 촬영 당시 즉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a7 시리즈의 파인더는 EVF로만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 해놓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그렇긴 합니다만,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포커싱은 나쁘지 않습니다. 경쾌한 운용 감각마저 있습니다. 또한 지금 언급한 부분은 운용하는 사람의 포커싱의 민감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므로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처럼의 고해상도 센서를 탑재하고 훌륭한 포커스 확대 기능을 통해 수많은 렌즈들이 사실상 새 생명을 얻은 것과 같은 환경을 a7 시리즈는 제공하고 있기에 저로서는 섭섭함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기 기종에선 센서에서 읽어낸 정보를 1 : 1 픽셀 매칭으로 (N사의 모810 라이브 뷰 모드 수준으로) 뿌려 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야기한 김에 한 가지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 중에 나온 후면 LCD 디스플레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초대 a7r 보다도 콘트라스트비와 밝기가 낮습니다. 이 말은 야외에서 촬영시 불편하다는 이야기입니다 S-IPS 계열이 아닌 E-IPS 고유의 특성인 특정 시야각에서 유달리 콘트라스트가 떨어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틸트가 지원되는 LCD로서 경우에 따라선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LCD의 픽셀을 직접 확인해보았습니다.
분명 픽셀 구조는 RGBW 방식으로 소니의 스펙과 일치합니다. 따라서 a7R II에 사용된 LCD 형번과 스펙쉬트를 SONY에 문의했으나 세부 기술 스펙은 알 수 없었습니다. 대신 한가지 알게 된 정보가 있습니다. 초대 a7R 에 사용된 LCD에 비해 소비전력이 작으므로 배터리 운용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도였다고 합니다.
사실 a7R II의 가장 큰 특징인 4,240만의 이면조사형 센서, 5축 손 떨림 방지 같은 전류 소모가 매우 큰 기능을 넣으면서도 촬영 컷 수는 340컷을 넘기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궁리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생각해보면 위에서 언급한 1 : 1 픽셀 매칭 디스플레이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 : 1 픽셀 매칭 디스플레이를 하려면 센서의 풀 화소를 가동해야 하는데 확대 부분만 선택적으로 전력을 아껴가며 신호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해도 여전히 소비전력은 높을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파인더에서 보여지는 화면의 리플래시 레이트를 낮추면 순간적인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파인더로서는 완벽하게 실격이 될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이런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그에 따른 밸런스의 조합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SONY를 싫어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ONY의 a7 시리즈가 제안한 개념, 운용에 색다른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는 상황이기에 지적이 다소 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전통적인 광학 이미징 시장에 있어서 실질적 2강 구도인 Nikon, Canon을 깨고 SONY가 들어와서 3강 구도가 되어 광학 이미징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노출계 입니다. SONY의 a7 시리즈가 제안하는 노출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카메라 포지션을 생각 해볼때 노출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섹시한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매우 엄밀한 촬영을 위해선 최종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은 결국 노출계 입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노출 측광 모드는 Spot를 즐겨 사용합니다. 직관적이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7r II의 Spot 노출계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그레이카드를 두고 Zone 5를 기준으로 하여 1/3 스톱 차이의 셔터 스피드를 지시했음에도 노출계는 +0.3 스텝 오버로 동일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SONY 고유의 문제는 아닙니다. 간혹 노출계 스텝 민감도가 여유롭게 되어 있는 카메라가 간혹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장점은 되질 못 합니다.
혹시나 싶어 빛이 조금 달라지길 기다렸다가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노출을 측정했습니다만, 역시 1/3 스톱 셔터 스피드 차이가 노출계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문제 되는 이유는 기기가 가지는 신뢰도의 문제 입니다. 히스토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노출계만 사용한 촬영시 노출계를 믿지 못하면 뭘 기준으로 촬영할 수 있을까요.
물론 SONY가 제안하는 a7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라이브 뷰 효과 적용 모드를 사용하면 실제 촬영될 노출 밝기가 대략 비슷하게 떨어지는 매우 직관적인 방식입니다. 따라서 이런 지적은 가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제차 이야기하는 이유는 보수적 관점에서 카메라에게 요구되는 중요점 중 하나인 '신뢰'와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차기 버전 혹은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파인더와 관련된 이야기를 여기까지 하고 보니 자연스럽게 파인더에 보여지는 정보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핵심인 센서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겠습니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하였듯 a7R II의 이미지 센서는 4,240만 화소의 고화소 센서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3,600만 화소 초과 화소에선 이제 일반적인 사양이 된 광학 로우 패스 필터(OLPF)를 장착하지 않음으로 보다 묘화력이 섬세해진 것입니다.
2,400만 화소급 이하의 센서 해상력에선 특정 상황에서 모아레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때문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아레 현상을 저감하기 위해 고의로 센서에 입사되는 빛을 분산하여 해상력을 약간 희생하는 대신 모아레 현상을 저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3,600만 화소급을 초과하면서 부터 실질적으로 공간 주파수에 따른 모아레 발생 확률이 무척 낮아졌습니다. 따라서 이미지의 묘화력을 저감하는 광학 로우 패스 필터를 제거함으로 보다 충실도와 밀도 높은 이미지를 입수 수 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4,240만 화소의 SONY a7R II는 광학식 로우 패스 필터를 제거하여 보다 섬세한 묘화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두번째로 센서의 온칩 렌즈 (마이크로 렌즈) 쉬프트가 있겠습니다. 예전 Leica M9 (리뷰 보러가기) 에도 채용되어 비싼 제작 단가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봤던 방식입니다. 센서 입장에서 보면 렌즈에서 보내주는 빛은 가운데 영역은 직각으로 입사하고 주변부로 갈수록 각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기본적으로 빛에 감응하는 이미지 센서는 깊은 우물 형태를 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문제로 주변부 광량 저하, 색수차 과도 등이 발생합니다. 이에 따른 해결방법으로 온칩 렌즈를 주변부로 갈수록 살짝 쉬프트 해주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빛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이런 방식이 동원되면 효율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센서의 가장 큰 특징인 세계 최초 풀 프레임 사이즈의 이면조사 센서 (Back illuminated Sensor)라는 것입니다. 먼저 일반적인 센서 제작의 기본인 표면조사형 구조를 간단하게 보자면 위의 좌측 그림과 같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기존 센서 방식은 센서 내부에 수광부 구조가 깊은 우물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센서에 빛을 모아주는 온칩렌즈의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에가다 인접 센서에 반사광이 침투되므로 인해 색의 경계면이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곤 했습니다.
그에 비해 이면조사 센서는 이 구조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같은 온칩렌즈 면적이라고 하더라도 빛을 사용하는 효율이 높아지며 인접색의 반사광으로 인한 색 오염 문제도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a7R II는 4,240만 화소의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하여 신호 전달 또한 고속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센서의 배선을 기존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변경함으로 신호 읽기 속도를 약 350% 고속화하였습니다. 실제로 a7R II의 발매 전 이면조사형 풀프레임 센서 개발 및 채용에 관한 루머가 있었지만, 설마하니 그럴 리가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을 정도입니다. 다시 말해 제작 단가는 결코 저렴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만 이에 대한 이득은 상당히 큽니다.
바로 이야기를 이어가 봅시다. 1세대 a7R에서 특히 광각계열 렌즈 사용자를 무척이나 괴롭히던 부분은 바로 주변부의 과도한 비네팅과 컬러 밸런스 붕괴, 심지어 이미지의 상단부는 기묘한 오렌지 컬러 캐스트가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산업 표준 뷰잉 부스에서 촬영한 화상으로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성의 보이틀렌더 렌즈를 만드는 코시나는 이러한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uper Wide-Heliar 15mm f/4.5 Aspherical 같은 인기 렌즈를 버전 III 로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주변부에 빛 입사각을 최대한 직선에 가깝도록 렌즈를 완전히 재설계 함으로 멋지게 문제를 해결했지요. 단, 그에 대한 댓가로 렌즈의 컴팩트 함은 사라지고 무게도 무척 무거워지고 가격은 더욱 비싸졌지요. 여기까지가 1세대 a7R의 모습이었다고 한다면, a7r II 는 그야말로 극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주변부의 지나친 광량 저하는 거의 사라졌고, 파상공세적인 주변부 컬러 캐스트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각 렌즈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컬러 발색이 정직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온칩 렌즈 쉬프트와 이면조사형 센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이야기 니다. 이는 단순히 예제로 든 메이커의 렌즈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닌 2세대 a7R 즉, a7R II에 장착 가능한 지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렌즈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끝내주게 멋집니다.
이면조사형 센서의 멋짐은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바로 감도 성능의 향상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상 다소 이른 느낌이긴 하지만 바로 센서 감도 특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SO 100 부터 102,400까지 감도별 데이터를 추출하였습니다. 데이터 추출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Zone VI Studio의 그레이 카드 촬영, SONY FE 90mm f2.8 Macro G OSS 렌즈, 오직 순수 톤만 추출하기 위하여 초점은 무한대, 맑은 날 Open Shadow 환경, Zone 0 부터 Zone 10까지 총 11스톱으로 각 1스톱 단위 촬영, 리사이즈 하지 않은 1 : 1 픽셀의 순수 데이터입니다. 참고로 Zone 5의 밝기는 노출계에서 0의 위치, 즉 적정 밝기 (중간 회색)이라고 알려주는 밝기 입니다. RAW화일로 촬영 Apple Aperture 3로 현상시 루미런스 노이즈 저감 처리를 걸지 않은 순수한 데이터입니다 비손실 RAW 펌웨어가 제공되 기이전의 데이터이므로 차후 비손실 RAW 펌웨어가 제공될 경우 결과값이 다를 수 있습니다.
1개 제품에 대한 데이터이므로 개체에 따른 결과값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모든 환경 변수가 엄중히 통제된 실험실 환경이 아니므로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제품에 대한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감도 특성 분석 이전에 칭찬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감도 3,200까지 컬러 밸런스가 대단히 일관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감도 12,800까지도 쉐도우 데이터 일부를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꽉 조여진 느낌이 들 정도로 컬러 밸런싱이 잘 되어 있습니다. 감도 변화에 따른 컬러 발색 경향을 이 정도로 우아하게 정리해낸 카메라 중엔 a7R II가 탑 클래스에 들 것입니다.
그럼 감도 특성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먼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Zone 8번의 데이터가 매우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하이라이트의 질감을 여유롭게 핸들링 할 수 있는 밸런스 좋은 튜닝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감도 200의 Zone 2번을 살펴보면 이미 노이즈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감도 400이 되면서 역시 Zone 2번의 노이즈가 감지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감도 800으로 올라가더라도 노이즈의 증가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 쉐도우의 데이터를 어느 정도 여유로운 확보와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최대 감도의 양립 지점은 바로 1600까지라 하겠습니다. 물론 3200까지 올라가도 큰 문제는 없으나 1픽셀에 해당하는 디테일 데이터가 소실되기 시작하는 지점이므로 최대한 정보 밀도를 가지면서 올릴 수 있는 감도는 1600이 적정이라 하겠습니다.
6400 감도에서 Zone2 영역의 컬러 밸런스 변화가 감지되며 픽셀당 디테일 유지력은 명확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25600 감도는 사실상 부스트 감도로 봐야 할 것입니다.
a7 II의 경우 2400만 화소에 최대 감도가 25,600까지, a7r II는 4200만 화소에 최대 감도가 102,400으로 화소수는 거의 2배 증가함과 동시에 감도 성능 또한 2스톱 증가하였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감도 성능이 a7 II 대비 3배 가량 증가하였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감도 증가에 따른 쉐도우 영역에서의 데이터 밀도, 즉 쉐도우 영역의 감도 성능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Luminance 값을 추출하여 대입한 그래프를 봐두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필름세계에 있어서의 H&D 그래프와 유사한 것입니다. 간단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유제 감광 특성을 표현 할 때 쓰이는 그래프로, 센시토메트리 (감광학 혹은 노출과 현상 사이의 밀도 및 수학적 관계를 연구, 측정하는 것) 가 나오면 꼭 같이 나오는 그래프입니다.
예전 이미지 센서를 보면 좁은 관용도 (다이나믹레인지) 에서 어떻게든 화상을 구겨 넣어야 하므로 그래프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였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좁은 다이나믹레인지와 더불어 후보정을 거치지 않은 원본을 볼 때 '뿌연 엷은 막이 끼어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후보정은 필수' 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로서 색감은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 콘트라스트 만큼은 꼭 손을 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익숙한 단어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S 커브' 입니다.
전영역에서 매우 안정된 값을 볼 수 있습니다. 상기에도 언급하였듯 대단히 인상적인 결과로 어떠한 센서 감도를 선택하더라도 항상 같은 콘트라스트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상황에서 특정 톤을 더 얻기 위해 효율 좋은 감도 특성값을 외워서 쓸 필요가 없이, 필요에 따라 단지 자신이 원하는 감도만 선택하면 되는 매우 우아한 마감미가 느껴지는 값입니다.
그럼 전체적인 성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약간 다르게 보도록 합시다.
확실하게 안정된 센서의 네이티브 감도 영역은 1600까지이며 3200까지 무리 없는 수준입니다. 쉐도우 노이즈에 따른 포그 농도값을 알 수 있는 Zone 0의 영역을 보자면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되도록 25600, 51200, 102400 감도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12800 감도까지는 안정적으로 잡혀 있는데 감도 성능은 화소수 대비 대단한 고성능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풀 프레임 이면조사형 센서의 성능이라 하겠습니다.
더불어 RAW 촬영을 통한 다이나믹레인지의 성능은 대략 12.5 Stop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도록 합시다.
바닷물에 젖은 블록의 디테일을 충분히 쥐어짜내기 위해 RAW모드로 놓고 노출을 일부러 2.5 스톱 가량 오버해서 촬영한 것이 위의 사진입니다. 때문에 파도의 포말이 RGB값 기준 255로 떨어짐으로 인해 소위 화이트 홀이 발생하여 아무런 디테일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RAW 현상 프로그램을 통해 Zone 12.5까지 올라가 있던 하이라이트의 디테일을 RGB값 기준 255 영역, 즉 Zone 10 안으로 끌여들인 것이 바로 위의 사진 입니다. 바닷물의 젖은 블럭의 디테일과 톤은 풍부하게 남아있고 화이트 홀이 발생했던 포말과 소실되었던 반사광의 디테일이 완벽히 살아남으로 인해 다이나믹레인지 성능이 매우 뛰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를 시작점으로 하여 이후 자신의 의도에 맞게 디지털 다크룸 작업을 펼쳐감에 있어서, 전망 좋은 시작점에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있으니 슬슬 4200만 화소 센서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디테일 묘사력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다음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가 봅시다. 위의 사진은 촬영 전체 모습이고 오렌지색 사각형을 1 : 1 픽셀매칭으로 100% 확대한 것이 아래 사진입니다.
천공광이 흐릿한 날씨 고유의 독특한 저채도와 담담한 공간감이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또한 1 : 1 픽셀 매칭을 통한 100% 확대시 디테일 묘화력 또한 훌륭합니다. 특히 표현하기 쉽지 않은 하이라이트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사용 렌즈는 FE 55mm f1.8 SONY Zeiss 입니다.
FE 55mm f1.8 SONY Zeiss 렌즈로 촬영한 사진으로 최단 초점거리까지 최대한 밀어붙여 촬영한 사진입니다. 비둘기 깃털의 세부 구조 형태가 주는 선의 묘사가 4200만 화소의 센서와 만나면서 또 다른 시각을 표현합니다.
SONY FE 90mm f2.8 Macro G OSS 렌즈로 촬영한 것으로 핸드핼드로 아주 작은 보풀을 촬영 한 것 입니다.
그리고 LEICA의 빛나는 명렌즈 중의 하나인 1959년에 발매된 35mm f2.8 Summaron 렌즈로 촬영한 것입니다. 대단히 오래된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초점이 맞는 곳에서의 해상감 넘치는 묘사와 더불어 부드럽게 떨어지는 노망미 (보케)가 특징인 렌즈입니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a7 II에서도 언급하였듯 SONY a7 시스템이 채용한 E 마운트는 그야말로 지금껏 나왔던 대부분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니의 E 마운트는 오픈 라이센스 입니다. 덕분에 정말 다양한 렌즈군에 대응하는 마운트 아답터가 발매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LEICA M 마운트 변환 아답터, 그중에서도 VM-E Close Focus Adapter 입니다. 통상 라이카 M 마운트 렌즈의 최소 초점거리는 70cm 정도 입니다. 광각 렌즈를 쓰더라도 이 이상 다가서는 것이 불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VM-E Close Focus Adapter 전면의 헬리코이드를 돌리면 최소 초점거리가 작아집니다. 다시 말해 LEICA 렌즈의 최소 초점거리 70cm보다 더 가까이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오리지널 LEICA M 카메라 1/3 가격으로 보다 M 렌즈를 더욱 잘 활용 할 수 있는 카메라가 됩니다.
참 즐거운 일 입니다 최근엔 Canon 의 EF 마운트 렌즈의 AF를 지원하는 아답터 라던가, 곧 발매될 Nikon의 F 마운트 렌즈의 AF를 지원하는 아답터가 나오는 등 특정 메이커의 렌즈를 이미 가지고 있는 분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간만에 만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게 되었는데 저런 식이 되었지요. SONY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어야 하나 아니면 고맙다고 해야 하나 혹은 Cosina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LEICA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싶다가 그냥 다 고맙고 세상은 Love & Peace. 라는 식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애초 제가 SONY제 카메라를 두 번 연속으로 리뷰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합니다.
센서, 해상도, 렌즈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a7R II의 또 하나 강력한 특징인 5축 손 떨림 방지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겠습니다. 앞서 a7 II 리뷰 에서 소개된 세계 최초 풀 프레임 센서 5축 손 떨림 방지가 당연히 a7R II에도 채용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a7 II와 같으나 중요한 내용이므로 처음 보는 분들을 위해 재기재 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은 제차 살펴보는 느낌으로 보시고 여기에 더불어 a7r II만의 추가 내용 또한 있으므로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센서 구동식 손 떨림 방지를 a7의 작은 크기에 구겨 넣는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넘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최대한 작은 사이즈를 유지함과 동시에 작은 베터리 전류 소모를 양립해야 하는 부분이 제일 큰 난제 입니다. 타사에서 이미 구현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센서 사이즈가 작습니다. 센서 구동계 손떨림 방지 입장에서 보면 풀 프레임 사이즈는 정말 '거대한' 크기와 무게입니다.
이런 거대한 크기와 무게를 센서 구동식 손 떨림 방지로 하려면 구동계 전체 사이즈가 무척 커져 버립니다. 그럼에도 2세대 a7 의 초기 개발 컨셉 단계에서 부터 센서 구동식 손 떨림 방지 기능은 무조건 들어가는 식으로 하되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의 매력을 손상하지 않는 한도 안으로 5축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넣으면서 동시에 최대 4.5 스탑 보정 효과를 실현한다. 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되었습니다.
문제는 센서 구동식 손 떨림 방지 입장에서 사이즈가 큰 풀 프레임 센서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선 우측 및 하단에 동력 부분이 대형화가 되어야 하고 떨림을 감지하는 센서 또한 동시에 탑재해야 했기에 최초 개발시 a7의 크기는 매우 적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것을 어떻게든 우겨 넣어야 하는 시점에서 초대 a7과는 달리 내부 부품 배치를 완전히 변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를 외부로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USB, HDMI, 마이크, 헤드폰 단자가 초대 a7에는 세로 일렬로 되어 있는 반면 (제조 단가 절감의 좋은 예) 2세대 a7 은 2열로 배치하여 이미지 센서 우측의 손 떨림 보정 동력부를 피한다던가 하는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a7 II가 초대 a7에 비해 마운트 위치가 약간 높아진 이유 또한 이미지 센서 하부의 손 떨림 보정 동력 부분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카메라에 비해 저렇게 작은 a7 바디에 어떻게든 넣어야 하는 상황이고 게다가 작은 사이즈 때문에 대형 배터리를 사용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촬영 컷 수가 300 여 컷 정도인 작은 a7 시리즈에, 센서 손 떨림 방지 기구를 넣음으로 인해 촬영 컷 수가 줄어버리면 상품으로서 의미와 가치가 사라질 것입니다. 센서 구동식 손 떨림 방지에는 몇 가지 구현 방법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캠 방식, 전자 유도 방식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사이즈와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식은 바로 매우 강력한 영구 자석을 통한 전자 유도 방식입니다.
실제로 2세대 a7 센서 모듈을 살펴보면 매우 강력한 영구 자석이 사용되므로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센서는 항상 공중에 떠 있습니다. 문제는 위에서도 언급하였듯 거대한 센서를 움직이면서 동시에 전력 소모를 이전 기종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선 매우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야 합니다.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적더라도 자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과 유사한 촬영 컷 수를 맞추기 위해 매우 강력한 자석을 장착하여 프레임이 넣었더니, 프레임 자체가 휘어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원래라면 제조 단가를 고려하려 초대 a7의 프레임을 최대한 재활용 했었어야 했겠지만, 불가능해졌습니다. 결국 a7 II는 초대 a7 대비 약간의 두께가 증가하는 것으로 타협하고 더욱 강성의 프레임을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께 증가를 어떻게든 억제하기 위하여 후면 LCD 디스플레이의 두께를 더욱 얇게 하는 등 여러 가지 궁리를 하게 됩니다.
더불어 센서 손 떨림 보정 채용은 발열이 커지게 되는데 정지 영상에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동영상 촬영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7 II 시리즈의 작은 크기 그리고 가벼워야 하는 요구 사항에 맞춰 재료의 재한 안에서 최대한 열 전도율이 높은 금속을 사용, 이미지 센서의 열을 방열하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대 4.5단의 손 떨림 보정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 흔들림을 감지하는 센서의 배치도 무척 고심하였습니다. 매우 민감한 센서이므로 셔터 릴리즈시 진동을 받지 않으며 전기 노이즈 또한 적어야 하고 또한 외부 충격으로 센서를 보호할 수 있는 장소여야만 합니다. 이러한 기준에서 최종적으로 그립 뒷면에 각도, 쉬프트, 회전 검출 3개의 센서를 설치하였습니다. 작은 크기에 바디에 5축 손 떨림 방지 기능을 넣기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최초 풀 프레임 사이즈 센서 5축 손 떨림 방지를 실현하였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a7 II의 2,400만 화소와 달리 a7R II의 4,200만 고화소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튜닝이 필요 니다. 같은 풀 프레임 센서 사이즈에 화소가 낮은 것과 화소가 높은 것을 비교할 때, 고화소 일수록 흔들림에 내성이 약합니다.
위의 모식도가 이러한 이유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픽셀 피치가 3배 정밀해지는 경우 흔들림 또한 3배 증가합니다. 제가 2400만 화소 카메라에서 처음 3,600만 화소 카메라로 옮긴 후 느꼈던 충격 중 하나는 50mm 렌즈에 1/60초로도 흔들림 없이 깨끗하게 촬영이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추가 트레이닝을 조금씩 하고 또한 이후 발전된 바디의 도움으로 1/30초로도 흔들림 없이 쉽게 촬영이 가능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a7R II는 보다 고도의 손 떨림 보정 제어가 필요 게 됩니다. 이에 맞춰 손 떨림 보정에 관여하는 매개 변수를 a7 II 대비 700% 증가시키고 철저히 튜닝하는 것과 동시에 관련 알고리즘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보정에 필요한 외부 정보 취득에 필요한 자이로 센서의 신호를 보다 정확하고 정밀하게 얻을 수 있도록 전기 회로에 개선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손 떨림 방지에 대한 대책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미러가 없는 구조이기에 카메라의 카테고리가 미러리스 카메라 입니다. 따라서 미러 충격에 의한 진동은 SLR 구조와 비교해 대단히 유리하지만 메카니컬 셔터에 의한 진동 영향이 존재하기에 4,200만 화소에 걸맞은 더 낮은 진동의 셔터 유닛을 신규 개발 합니다.
먼저 셔터 날의 재질을 더욱 가벼우며 동시에 강도가 있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셔터 날을 멈출 때 댐퍼를 통해 운동 에너지를 흡수 분산 시키고 또한 셔터 날과 셔터가 부딪칠 때 충격을 흡수하는 브레이크 기구를 처음부터 재검토하는 등의 개선을 통해 1세대 a7R 대비 셔터 진동이 50% 감소 되었으며 셔터 유닛 내구성 또한 약 50만 컷까지 향상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4200만 화소에 걸맞는 5축 손 떨림 방지 기능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5 축'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회전 보정의 경우 렌즈 손 떨림 방지 방식으로는 보정이 안 되는 흔들림 입니다. 센서 손 떨림 방지 방식만이 가능한 보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렌즈의 전자 접점을 통해 렌즈의 초점거리를 알 수 없는 서드파티 렌즈의 경우 쉬프트 보정은 빠지고 각도, 회전 보정만 가능하지만 접사 촬영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쉬프트 보정의 아쉬움은 덜 할듯합니다.
이리하여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센서 유닛, 손 떨림 방지 유닛, 셔터 유닛의 협업을 통한 위력은 그야말로 파워풀 합니다. 바로 사진을 보도록 합시다.
위의 사진은 1/5초로 촬영 했을 때의 흔들림이 (자동차의 궤적을 참고) 대략 어느 정도인지를 참고하면서 사진을 이어가면서 보도록 합시다. 오렌지색 사격형 부분을 1 : 1 픽셀 매칭 100% 확대로 화면 중앙에 아스팔트 크랙을 쭉 이어가면서 보겠습니다.
먼저 1/8초 입니다. 놀랍습니다. 저의 경우 손 떨림 보정이 없는 3600만 화소 카메라에서 1/30초 ~ 1/25초 까지가 저렇게 찍을 수 있는 거의 한계치 입니다. 1/8초는 저로서는 저렇게 찍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 가능한지 내려가 봅시다.
1/5초 입니다. 처음 결과물을 보고 저는 한숨과 동시에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대단한 손 떨림 방지 성능 입니다. 이쯤 되니 좀 더 한계치까지 확인해보고 싶어졌습니다.
1/4초로 촬영하였으나, 아... 약간 흔들렸습니다. 아무래도 흥분한 탓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흥분을 약간 가라앉히고 호흡을 가다듬고 3,600만화소 SLR 카메라로 촬영하듯 정석으로 촬영을 다시 시도해봤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1/4초에서도 조금 더 신경 쓰면 이렇게 촬영이 가능합니다. 대단히 놀랍습니다. 상기에도 기술했듯 2,400만 화소 대비 4,200만화소가 흔들림에 훨씬 더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1/4초에서 이렇게 화상이 찍히는 것을 확인하고 무척 기뻤습니다.
물체의 동감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단히 어두운 상황에서 감도를 높일 것이 아니라 셔터 스피드를 낮춰서 더욱 깊은 쉐도우 디테일과 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혹은 이렇게나 여유로운 셔터 스피드를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조리개를 2-3단 조여서 구석구석 디테일을 새겨넣을 수 있습니다. 표현의 한계를 또 한 번 넓히는 일입니다. 기왕 하는 거 1/3초 까지 해보도록 합시다.
아... 역시 살짝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왠지 조금만 더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아서 7번을 반복했으나 역시나 위와 같은 정도의 블러가 계속 발생했습니다. 다시 숨을 고르고 셔터가 저절로 끊어지듯 정석대로 촬영을 한 8번째 컷에서 다음과 같은 화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네. 1/3초 입니다. 비록 여러 컷을 촬영하여 만들어진 컷이지만 애초 5축 손 떨림 방지가 없었다면 1/3초에서 이렇게나 깨끗하게 맺히는 상을 얻는 건 불가능입니다. 게다가 손 떨림 발생에 기본적으로 취약한 4200만 화소의 고해상력을, 파워풀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손 떨림 방지를 해낸 SONY a7R II의 기술은 섹시함을 넘어서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능은 재차 말씀드리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몇 번을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단순히 손 떨림 보정이 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4200만이라는 고화소에서 이만큼 된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부분입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업계의 기준을 한 단계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저속 셔터 스피드에서의 흔들림 보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니, 셔터에 관해 한 가지 더 살펴봤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자 셔터 지원에 관한 것입니다. 1세대 a7R의 경우 전자 선막 셔터 등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a7R II로 오면서 셔터 작동 모드가 3가지로 기능이 늘어났습니다.
전자 선막 셔터, 조용한 촬영 (완전 전자 셔터), 선 후막 완전 기계 셔터가 그것입니다. a7R II의 기본 셔터 모드는 전자 선막 셔터 입니다. 그리고 조용한 촬영 모드는 사실상 무음 촬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소음이 대단히 신경 쓰이는 무대 및 공연 촬영, 와일드 라이프 다큐멘터리를 주 업으로 하는 사진가들에게 있어서 비싼 카메라용 사일런트 백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가 봅시다. 형광등 아래에서 같은 등속도 운동에 패닝 촬영을 같은 타이밍에 3컷 촬영 한 것 입니다. 형광등은 1/60초로 깜빡임을 반복하기 때문에, 패닝시 만들어진 잔상 패턴이 2개가 발생하는 경우 셔터 스피드는 1/60초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잔상 패턴이 같은 보폭으로 2개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면 같은 패닝 속도로 촬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샘플 사진으로서는 아름답지 않으나, 객관성을 위해 굳이 이런 검증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먼저 전자 선막 으로 촬영 했을 때 입니다. 셔터 렉도 비교적 작은 편이며 이미지의 화면에 일그러짐 없이 직선들이 곧게 촬영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선막, 후막 전부 기계식으로 패닝 촬영 했을 때의 경우 위와 같습니다. 분명 선자 선막 셔터와 같은 타이밍에 셔터를 눌렀지만 셔터렉이 제법 발생하여 화면이 밀려버렸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SLR 구조의 경우 셔터 동작은 선막, 후막의 동작으로 이루어지지만 미러리스의 풀 메카니컬 셔터를 사용하기 위해선 먼저 노출되어 있는 센서를 SLR 카메라의 셔터 대기 상태처럼 셔터날로 한번 막아줘야 하는 추가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셔터 날 위치 초기화, 선막, 후막이 되지요. 따라서 추가 동작이 하나 더 필요 하므로 이러한 셔터렉이 발생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조용한 촬영 모드, 즉 완전 전자식 셔터 모드 입니다. 카메라의 CMOS센서는 전자식 글로벌 셔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센서가 읽어들이는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읽어들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타임렉이 있는데, 그 결과가 바로 위의 사진 입니다.
영상 관련 종사자 에게 있어서 익숙한 용어인 젤로 현상의 그것과 원리가 같습니다. 따라서 무대, 공연장, 야생동물 촬영 등 카메라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 장소를 제외하고 평소엔 전자 선막 셔터 모드로 촬영 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영상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바디 내장형 4K 촬영이 가능합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슈퍼 35mm 4k 촬영과 35mm 풀 프레임 촬영 모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4K 영상 촬영 화질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 픽셀 비닝을 하지 않고 풀픽셀 리드 아웃을 통해 더욱 치밀한 4K 영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또한 소위 롤링셔터 현상이 적습니다. 더 망원 효과를 얻고 싶다면 Super 35mm 모드로 촬영하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Super 35mm 모드에서는 롤링 셔터 현상이 더 발생하므로 필요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또한 SONY 고유의 S-Log2 감마를 통해 더욱 넓은 다이나믹레인지 정보를 수집하고 이후 컬러그레이딩 및 계조 표현에 더욱 넓은 표현 방법의 가능성이 넓어졌습니다. 계조의 표현력은 표준 HD TV 규격인 배포판 ITU709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의 대비 1300%의 계조 정보를 더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제 센서와 관련한 마지막 이야기로 디지털 카메라에서 센서에 붙는 먼지 문제는 숙명적이라 하겠습니다만 특히 센서 자체가 항상 외부에 개방 되어있는 미러리스 타입의 a7R II는 좀 더 신경 쓰일 만 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5축 손 떨림 구조를 통하여 센서를 물리적으로 흔드는 방식을 통해 먼지 제거를 합니다.
먼지에도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마른 먼지와 습기가 있는 젖은 먼지가 있습니다. 문제는 젖은 먼지에 대한 대책인데 센서에 안티 더스트 코팅을 함으로 젖은 먼지에 대해 내성을 키우는 식으로 완화합니다. 또한 먼지가 붙었을 경우 5축 손 떨림 방지의 구동부를 이용하는 것이기에 전력 소모가 큰 방식입니다.
기능을 작동시키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와 토크로 센서를 털어냅니다. 비유하자면 자동차 시동 거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따라서 전원을 끌 때마다 혹은 켤 때마다 자동으로 먼지를 한번 털어주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메뉴에 직접 들어가서 사용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뭐, 근데 이 정도는 이해 해줘도 좋을듯 합니다. 작은 바디에 작은 베터리 용량으로 300컷 이상 촬영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이러한 방법이 합리적이라 하겠습니다. 센서의 먼지 제거 성능은 저마다 평가가 다릅니다만, 저의 경우 에어 블로워로 가볍게 바람을 쏘여주는 것으로 지금껏 깨끗하게 센서를 유지 할 수 있었습니다.
AF의 성능 발전 또한 주목할 만 합니다. 먼저 1세대 a7R의 경우 AF는 콘트라스트 방식만 가능했었고 때문에 AF가 느리고 좀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2세대 a7으로 오면서 위상차 AF 센서를 탑재함과 동시에 a7 II의 117 개의 위상차 AF 포인트에서 a7R II는 399개의 위상차 AF 포인트를 탑재하는 화끈한 물량 투입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위상차 AF 센서를 탑제한 카메라 입니다.
이러한 a7R II에서 이러한 위상차 AF 기능을 탑재함으로서 타사 AF 렌즈를 AF 지원 마운트 아답터와 연결하여 a7R II 에서도 AF를 즐길 수 있는 상황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Canon의 EF 렌즈 그리고 곧 발매될 Nikon의 G 타입 F 마운트 렌즈를 AF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체 추적 성능 또한 향상 되었습니다.
또 하나 더 추가된 AF모드가 있습니다. 바로 AF-A 모드 입니다. 피사체 움직임에 맞춰 자동으로 AF-S와 AF-C 모드를 변환합니다. 예를 들어 멈춰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땐 AF-S 모드로 가고 도중 움직이기 시작하면 AF-C 모드로 자동 이행하는 식 입니다.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가 AF포인트 안에 넣어서 촬영한다는 기준으로 본다면, 생각보다 제법 편리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SONY의 BIONZ X 이미지 처리 엔진 내부에 자리 잡은 AF 알고리즘이 그 역할을 담당합니다.
다만 이 기능은 저의 입장에서 볼때, 사용 경험이 많지 않은 AF모드 이기에 어떠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변하는지에 대한 예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간혹 AF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에 아직까진 AF-S모드로 놓고 제가 원할 때 즉각적으로 카메라가 반응 해주는 게 조금 더 안심됩니다. 리뷰와 상관없는 딴 이야기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아직까진 제가 카메라 관련으로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곤 합니다.
또한 인물 촬영 시 중요한 눈동자에 포커싱을 하는 데 있어서 편리한 Eye AF 기능은 기존 싱글 AF 모드만이 아닌 AF-C 에서도 가능해짐으로 모델의 움직임에 맞춰 눈동자를 추적하며 포커스를 놓치지 않고 계속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 할 수 있게 하는 인터페이스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도록 합시다.
미러리스의 매력인 작은 사이즈에 여러 가지 버튼과 기능을 넣기 위한 많은 궁리가 있습니다만, a7R II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가 손쉽게 사용하기 위하여 다채로운 버튼 커스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 사용 목적, 자신의 습관과 취향에 따라 설정하면 좋을 것 입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기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커스텀 펑션 값을 공유 해봅니다.
아래에서 제시한 커스텀 버튼 셋팅은 주로 SLR 사용이 익숙한 분, 그리고 메뉴얼 포커싱에서도 편리하고 정밀하게 대응하고 싶다는 분에겐 시작점으로서 좋으리라 생각 합니다. 모쪼록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1. 조작 휠 (조그 다이얼)의 경우 저는 ISO 로 설정 했습니다. 빛의 환경에 따라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는 그대로 두고 광량만 조정하려 할때 즉각적인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 C1 버튼은 '초점 부분 확대' 로 설정 했습니다. 전자식 뷰 파인더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포커싱 할때 매우 엄밀한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서드 파티 수동 렌즈 등을 사용할때 매우 편리 합니다. 저의 경우 Leica M 마운트 렌즈를 즐겨 사용하는데, 이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야말로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 입니다.
3. C2는 '초점 모드' 입니다. 따로 외부에 AF모드 설정 트리거가 없는 a7이기에, AF-S로 사용 할 것인지, AF-C로 할 것인지 혹은 DMF (오토 포커싱이 되지만 초점링을 돌리면 메뉴얼 모드로 되면서 동시에 초점 부분 확대로 자동 실행) 모드로 할 것인지를 빠르게 설정 할 수 있습니다.
4. C3는 'Eye AF' 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인물 사진의 경우 SONY 고유의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인물의 눈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인물 촬영시 매우 편리한 기능 입니다. Eye AF 기능은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작동 되는데 Eye AF 버튼을 때지 않고 계속 누르는 상태에서 셔터 버튼을 동시에 누르기에 최적의 장소 입니다.
5. C4 버튼은 '모니터 밝기' 로 설정 했습니다. 평소엔 괜찮다가도 광선이 매우 강한 실외에서는 외부 LCD모니터가 제대로 보이지 않곤 합니다. 이때 빠르게 모니터 밝기를 강하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6. 조그 다이얼 중앙의 버튼은 '초점 설정'으로 해두었습니다. 통상 SLR에서는 자신이 맞추고 싶은 포커스 포인트를 설정하는 버튼이 따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a7 시리즈는 따로 준비된 포커스 포인트용 버튼이 없습니다. 따라서 조그 다이얼 중앙 버튼을 누른 후 조그 다이얼의 방향키를 누르는 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포커스 포인트를 즉각 사용 할 수 있습니다. 통상 SLR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그 방식 대로 AF 포인트를 운영 할 수 있습니다.
7. AF/MF 모드 셀렉터 레버에 내장된 버튼은 'AF/MF 컨트롤 전환' 모드로 사용 합니다. 기본 설정은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만 MF모드가 되고 손가락을 때면 다시 AF로 돌아오기 때문에 의외로 불편합니다. 따라서 누르는 동안 작동되는 것이 아닌 SLR카메라 처럼 AF/MF 모드 전환 트리거 식으로 설정 하는 것 입니다. 이것은 자동 포커스 포인트 확대 기능과 연계 되므로 정밀한 수동 초점이 장시간 필요한 경우 무척 요긴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나눴던 다양한 기능, 성능, 구조를 한데 모으고 바디의 강성을 확보하여 운영 신뢰도를 올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프레임은 당연 마그네슘 합금을 당연히 채용. 높은 강성과 경량화를 양립합니다. 기본 디자인과 구조는 a7 II와 동일하지만 리어 커버 부품의 경우 a7 II는 강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하였으나, a7r II는 여기까지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여 더욱 높은 강성확보 및 방열 성능까지 확보하였습니다.
방진, 방적에도 대응한 것은 물론 입니다. 초대 a7R의 경우도 방진, 방적 성능이 우수하였으므로 이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을듯합니다. 지금껏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를 품은 4200만 화소의 고화소 카메라 임에도 불구하고 CIPA 기준 340컷을 촬영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A7 II의 경우 CIPA 기준 350컷 가량 촬영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에어플레인 모드'를 사용하여 Wi-Fi와 NFC를 끄는 것으로 베터리를 조금 더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a7r은 물론 a7 II에서도 지원하지 않았던 RAW 비손실이 펌웨어 업데이트로 지원 예정입니다. 또한 11비트가 아니라 14비트 정보가 제대로 들어가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는 손실 압축 RAW의 비트 데이터 함유량을 표시 합니다. 모기장 처럼 중간 중간에 데이터가 빠진 것이 보입니다. 계조 단계는 1774단계로 대략 11비트 데이터 (2048 컨테이너) 입니다.
그리고 바로 위의 그래프가 무손실 RAW의 비트 데이터 함유량입니다. 계조 단계는 대략 13,000단계로 14비트 데이터 (16,384 컨테이너) 상당의 계조가 들어차 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RAW현상 프로그램으로 밝기등을 조절할때 디테일과 그라데이션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는 내구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당연히 되어야 할 것은 당연히 되어야지요. 왼쪽이 기존 손실 압축 RAW화일이고 오른쪽이 비손실 RAW화일 입니다. 다소 늦은감이 있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지원하기 시작해서 다행입니다. 이것은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번거로운 RAW 화일을 사용하는 이유는 디지털 다크룸 작업에 있어서 보다 넓은 표현 가능성을 위해서 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조금 손댔다고 계조가 깨지거나 디테일이 망가진다면 JPG와 다른 것은 다이나믹레인지 정도 뿐입니다.
SONY에서 사용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은 환영할만 합니다. 물론 SONY는 SONY만의 정체성과 특징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최소 당연한 기본마저 되어 있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리뷰 작성 중인 15년 10월 5일 현재 베타 펌웨어만 나와 있으므로 직접 검증하진 못했지만 저로서 기대가 큽니다. 다만.. 살펴본 정보에 의하면 비손실 14 bit RAW가 맞긴 한데.. 이게 비손실 압축이 아니라. 그냥 비손실-비압축 RAW입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비손실 압축 RAW입니다.
아직 정식 펌웨어가 나온것은 아니므로 좀더 기다려보고 판단해야 할듯 합니다. 애초 지원한 손실 압축 RAW는 카메라 이미지 프로세서를 사용하므로 비손실 압축 RAW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 예상 합니다. SONY가 현명한 판단을 하길 빕니다. (똑바로 일해라 SONY)
(15.10.26 내용 업데이트)
최초 리뷰가 나간 이후, 15년 10월 19일 RAW의 무손실-비압축 기능이 정식으로 추가 된 펌웨어 2.0 업데이트가 나왔습니다. 필요에 따라 손실압축, 비손실 비압축을 선택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검증을 직접 해보았습니다.
먼저 손실 압축 데이터를 살펴 보도록 합시다.
펌웨어 버전 2.0에서의 손실 압축은 이전과 특성이 다르지 않습니다. 11비트 데이터이기에 계조 단계가 모기장 처럼 빠진 상태 입니다. 그럼 바로 비손실-비압축의 데이터를 바로 보도록 합시다.
네. 바로 이거지요. 비손실-비압축과 동시에 제대로 된 14bit 데이터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분석한 사진의 데이터만 수치적으로 본다면 11bit 손실 압축 대비 14bit 비손실-비압축 데이터는 최소 2배 에서 최대 4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분명한 화질 차이, 즉 계조와 디테일의 품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것은 감도 성능 향상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쉐도우 영역의 데이터를 한번 더 살펴 보도록 합시다.
위 그래프는 손실압축 방식에 따른 11bit 데이터의 쉐도우 데이터 입니다. 그래프의 로그 스케일은 리니어가 아닌 실제 우리가 손에 쥐게 되는 Photo 로그 스케일을 적용하였음을 참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쉐도우로 갈수록 데이터가 비어있는 공간이 무척 커집니다. 이것은 우리가 노출을 보정할때 쉐도우 데이터가 쉽게 부서지거나 색이 어색하게 뭉친다던가 떠버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럼 지체 없이 무손실-비압축 14bit 데이터를 보도록 합시다.
역시 최소 2배에서 4배 정도의 데이터가 더 포함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노출을 밝게 끌어당겼을때 쉐도우 영역이 어색하지 않게 견딜 수 있는 내성이 더 커진다는 뜻 입니다. 보다 자유로운 노출 보정을 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타사에서는 애초 비손실을 RAW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SONY가 펌웨어 업데이틀 통한 RAW화일의 비손실 지원은 여러모로 칭찬할만 합니다. 적어도 SONY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그에 따른 개선을 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 할만 합니다.
그러나 상기에도 언급 하였듯 무손실-비압축이 아닌, 무손실-압축이 지원되어야 할 것 입니다. 화일 용량을 비교해보자면 RAW 손실 압축의 경우 평균 42메가, RAW 무손실-비압축의 경우 평균 85메가 정도 됩니다. 화일 용량이 2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것을 RAW 무손실-압축으로 이행하는 경우 제조사 알고리즘에 따라 다르겠으나 평균 60~65메가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센서가 가지고 있는 화질의 최대 성능을 끌어내면서 용량도 아낄 수 있는 무손실-압축 기능이 새로이 추가 되어야 할 것 입니다. a7R II가 사용하고 있는 ARM CPU의 성능을 걱정하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애초 센서에서 수집된 원시 데이터를 손실 압축할때 사용하는 프로세서 파워와 그것을 무손실-압축으로 사용할때의 프로세서 파워의 소모량은 큰 차이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향후 SONY에서 무손실-압축 기능을 추가 하길 기대 합니다.
자신의 웹브라우저가 컬러프로파일을 올바르게 렌더링을 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은
http://color.org/version4html.xalter 에 접속하여 사진의 색이 정상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SONY a7R II 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a7R II를 사용하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레인지 파인더 방식 카메라가 SLR의 등장 이후 급격히 쇠퇴하며 SLR이 그 자리에 완전히 들어 왔습니다. 물론 현재도 레인저 파인더 카메라만의 확고한 가치와 장점은 여전합니다. 피사체에 접근해 들어가는 리듬감은 특히 좋지요. 그러나 시장의 메인은 SLR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앞으로의 카메라는 미러리스 방식이 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물론 SLR 방식이 가지는 장점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확고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훌륭하고 멋진 SLR 카메라가 계속 개발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용 용도에 따라 SLR은 레인지 파인더 방식과 비슷한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보수적 광학 이미징 시장에서, 미러리스 포맷이라는 카테고리에 안착한 SONY는 앞으로 어떠한 제안을 유저에게 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게 될것인지. 보수적 광학 시장에서 SONY가 어떠한 식으로 자리를 잡아가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듯합니다. 그러한 시작점에 있는 카메라가 바로 SONY a7R II 일 것입니다.
- R stands for Resolution or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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