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느 곳에 있더라도

SONY FE 24-105mm f4 G OSS


우리가 카메라를 손에 쥐는 이유는 참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추억, 당시의 기분, 마음을 표현하고 남기기 위한 게 아닐까 합니다.

피사체 또한 이런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촬영하곤 합니다. 마음을 나눈 이의 얼굴, 순간적인 정경, 따뜻한 카페, 작고 아름다운 소품들, 여행지의 독특한 풍광 등을 자주 촬영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잘 표현하기 위해 광각, 표준, 망원으로 대표되는 3가지의 문법에 따라 특정 상황에서 느낌을 가장 잘 살리는 렌즈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소위 렌즈 계의 삼위일체라 불리는 f2.8 대구경 줌 렌즈 3총사가 있습니다. 이 3개가 있으면 어지간해선 찍지 못할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f2.8 대구경 줌 렌즈 3총사는 광각부터 망원까지 전부 커버 하는 만큼 큰 크기, 고가의 가격, 그리고 무거운 중량을 감당해야만 합니다. 촬영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마치 업보의 무게를 몸에 이고 다니듯 해야 하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왠지 다들 한번 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렌즈 하나로 다용도의 대표 화각 범위를 커버 하면서, 크기는 되도록 작게, 무게는 가볍게 그리고 동시에 제일 중요한 화질이 충분한 렌즈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또는 이런 저런 거 신경 쓰지 않고 바디 캡 처럼 단 하나의 렌즈로 일상의 대부분 상황에서 항상 든든하게 사용할 수 있는 렌즈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렌즈가 정말 있습니다. 바로 SONY FE 24-105mm f4 G OSS 렌즈 입니다.

실제로 SONY FE 24-105mm f4 G 렌즈는, 위에서 말한 다소 광학적으로 무리한 요청에 SONY의 화답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렌즈 입니다. 또한 SONY의 렌즈 설계 기조가 어떻게 변화 하였는지 대한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그럼 렌즈의 외관부터 훑어보는 걸로 시작해봅시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듯 요란함 없이 차분하게 말쑥한 수트를 입은듯한 잘 정제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버튼과 조작 링에는 방진 방적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외장은 메탈 베이스의 구조 위에 저온의 가혹한 환경에서 만져도 너무 차갑지 않도록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의도적으로 채용하여 사용성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포커스 링은 전면, 줌 링은 후반 배치로 되어 있으며 그사이에 SONY 렌즈 그레이드를 상징하는 블랙 G 엠블럼이 디자인의 악센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블랙 G 엠블럼이라고 하니 여기서 잠시 정리하고 갔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SONY의 렌즈 라인업입니다. 최근 SONY 카메라로 신규 이전하는 분들이 많아졌기에, 겸사겸사 훑어보고 갑시다.



SONY의 렌즈 라인업은 총 4종류가 있습니다.

1. 보급형으로 가성비 중심의 저렴한 노멀 SONY 렌즈 라인업

2. 오래전부터 SONY와 깊은 협력 관계를 가진 Zeiss 브랜드의 SONY 렌즈 라인업

3. Zeiss와 광학 성능을 직접 겨루는 블랙 G 로고의 렌즈 라인업

4. SONY가 가진 최신, 최고의 기술과 자산을 집대성하여 높은 해상력과 아름다운 노망미를 양립한, SONY 알파의 Key Color인 오렌지 G 로고 G Master 렌즈 라인업이 있습니다.

SONY FE 24-105mm f4 G는 바로 Zeiss와 광학 성능을 겨루는 고급 라인인 블랙 G 엠블럼 라인업의 렌즈로서, 서두에서 이야기 나눴듯 다소 무리한 요구를 담아내는 데 있어서 그 성능 기준을 블랙 G 라인업의 품위 기준으로 설계한 렌즈라 하겠습니다.

블랙 G 로고 바로 밑에 '포커스 홀딩' 버튼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이 포커스 홀딩 버튼은 카메라에서 사용자 취향에 맞춘 커스텀 버튼으로 기능을 자유롭게 설정 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커스텀 셋팅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1. 눈동자를 추적해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 주는 'Eye AF'

2. 급격한 상황 변화에 순간적으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지속 중 호출' 기능

렌즈에 포커스 홀딩 버튼이 일반적인 DSLR의 전면 Fn 버튼 역할을 하고 있는 셈 입니다. 저의 경우 DSLR을 쓸때 카메라 전면 Fn 버튼을 평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렌즈의 버튼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포커스 홀딩 버튼 뒤쪽에는 줌 링이 준비되어 있는데 렌즈의 특성상 줌 조작이 일상적이므로 포커스 링보다 길이를 조금 더 넉넉하게 배치 한 부분은 타당해 보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렌즈의 개체 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줌 링의 조작이 좀 미묘하게 빡빡 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게 좀 희한한 게 줌 링 조작 자체가 빡빡한 건 아니지만, 미세하게 줌 링을 조작하려 하면 생각보다 힘을 조금 더 넣어서 돌려야 합니다. 때문에 화각을 천천히 움직여가며 섬세하게 조정할 때는 중간 중간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움직입니다.

하지만 이걸 또 단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렌즈는 줌을 조작하면 대물렌즈 경통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형식입니다. 따라서 하이 앵글 혹은 로우앵글로 촬영할 때, 줌 링 조작 없이 대물렌즈 경통이 저절로 흘러내리거나, 튀어나오면 안 됩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줌 링의 조작을 부드럽게 하면 카메라 촬영 각도에 따라 대물렌즈의 경통이 저절로 움직여 의도치 않은 화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줌 링의 동작을 의도적으로 빡빡하게 하는 것이 차라리 낫긴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움을 감추기 힘든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 렌즈의 만듦새, 크기, 무게, 화질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줌 링의 바로 뒤쪽엔 AF/MF 전환 스위치와 손 떨림 저감 스위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SONY FE 24-105mm f4 G OSS렌즈는 카메라 센서 손 떨림 저감이 없는 바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센서 손 떨림 저감이 내장된 2세대 SONY a7 이후의 카메라와 함께라면 더욱 위력을 발휘합니다.

기본적으로 2세대 이후 SONY a7이 보여준 센서식 손 떨림 경감 장치의 위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좋은 것에 좋은 것을 더하면 더욱 좋겠지요. 이때 각도 보정에 해당하는 Pitch와 Yaw 방향은 초점거리긴 렌즈에서 사용되는 각도 보정입니다.

이때 센서와 렌즈의 거리를 계산해서 렌즈 측에서 Pitch와 Yaw의 1차 손 떨림 경감을 크게 하고 SONY 고유의 알고리즘을 통해 나머지 부분은 카메라의 센서 손 떨림 경감에서 2차 각도 손 떨림 경감 동작을 마무리 보정 해주는 식입니다. 또한 동시에 쉬프트, 회전 보정까지 같이 바디에서 동작합니다.

SONY FE 24-105mm f4 G 렌즈는 광각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24mm부터 105mm라는 준망원 화각까지 커버하는, 제 기준으로는 슈퍼 줌에 해당하는 렌즈입니다. 손 떨림 보정 효과는 이렇게 2번의 손 떨림 각도 보정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줌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니 이 렌즈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인 AF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SONY는 아주 예전부터 프로용 촬영 장비는 물론 컨슈머용 캠코더 까지 포함하여 오랜 명성을 쌓아온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렌즈 AF 구동과 관련된 고도의 기술입니다. SONY FE 24-105mm f4 G 에 채용된 AF 관련 기술 중에 주목할 부분은 바로 구동 모터에 있습니다.

DDSSM 즉 Direct Drive Super Sonic Motor로써 매우 정밀한 초점 이동 제어가 가능하며, 구동 중 발생 소음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영상 녹화 중에 렌즈 구동에 의한 소음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영상 촬영 중 초점이 변화하는 작업에도 이상적입니다.

더군다나 매우 정밀한 초점 이동 제어, 무소음에 가까운 작동음을 자랑하면서도 동시에 AF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로 빠릅니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접근하자면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바꾸는 과정 없이, 피에조 소자를 이용하여 마치 리니어 모터가 동작하는 것처럼 바로 직선 운동을 합니다. 때문에 AF 작동 고속화를 달성하면서도 렌즈 내부 구조 설계 이점이 커집니다. 이러한 피에조 소자를 이용한 모터의 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본적으로 가열로 인한 고장이 나지 않는다.

2. 높은 초기 토크를 제공하므로 대구경 렌즈를 제어하는데 탁월하다.

3. 직접 구동장치로서 더 높은 제어 해상력과 정밀한 반복성을 가지고 있다.

4. 전력 요구 사항이 타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낮은 전압으로 장치를 구성할 수 있다.

5. 일반적으로 전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SONY FE 24-105mm f4 G에 채용된 DDSSM 유닛의 정확한 스펙 시트를 입수 할 수 없었기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이 모터가 제공하는 AF 정밀도는 최소 1/1000 mm 제어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제어 해상도 기준 초당 50,000회 동작 해상도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초점 구동 렌즈의 이동 속도는 아무리 늦어도 최소 초당 5cm 라는 AF 작동에 있어서 상당히 빠른 속도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2013년 자료 기준으로서 제법 예전 데이터이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적용한 SONY FE 24-105mm f4 G는 더 높은 AF 제어 해상력과 구동 속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DDSSM 모터의 장점은 AF 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모터의 위력을 무시무시할 정도로 실감하게 되는 또 다른 부분은 의외로 손으로 포커스 링을 조작할 때 입니다. 자연스러우며 감촉적인 섬세한 메뉴얼 포커싱이 가능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어떤 이야기인지 감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추가 설명을 하자면, SONY FE 24-105mm f4 G 렌즈는 메뉴얼 포커싱 링과 포커싱 렌즈와의 기계적 연결 구동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메뉴얼 포커스 링 조작 시 움직이는 이동치를 센서가 수집하고 이것을 렌즈 내부에 있는 DDSSM에 전달합니다. 포커스 링을 손으로 직접 돌리고 있더라도, 실제 움직이는 것은 AF를 담당하는 DDSSM의 구동으로 메뉴얼 포커스를 구현합니다.

포커스 링의 동작 감촉과 반응성은 어지간한 고급 수동 렌즈에 견줄만큼 부드럽게 움직이므로 포커싱에 즐거움이 느껴질 정도 입니다. DDSSM 모터의 1/1000mm 제어 해상도와 초당 50,000회 동작 해상도 덕분에 그야말로 순수한 수동 렌즈를 작동시킬 때와 거의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작의 형태가 무척이나 우아합니다. 정말이지 현대 전자 기계 공학의 승리이자 예술적 결과물이라 할 만합니다.



그 밖에 렌즈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조리개 입니다.

G 렌즈 라인업 답게 총 9매의 조리개 날을 채용하였으며, 여기에 신설계 원형 조리개를 채용하여 조리개를 1~2 스톱 정도 조여도 최대 개방과 거의 유사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놀타 시절부터 노망미(보케)를 중시했던 전통을 여기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리개는 당연히 전자식 제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제어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조리개에 따라 빛 갈라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자료를 준비해봤습니다.

망원단에 비해 광각 쪽에서 빛 갈라짐이 더 선명하게 보이므로 촬영에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기왕 보는 김에 비네팅도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네팅이라는 것은 광학적 기준으론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만 사진적으로는 사진의 시선을 중앙에 집중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순 없습니다.

그러나 최대 광각 24mm에서는 최 주변부의 비네팅이 딱딱하게 들어가 있기에 필요한 경우엔 현상 프로그램 등에서 비네팅을 조금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에 비해 50mm는 비네팅이 꽤나 안정적으로 잡혀 있고, 105mm 역시 최대개방에서 최 주변부의 비네팅이 조금 딱딱하지만 24mm에 비하면 낫습니다. 50mm, 105mm 둘 다 조리개를 한 단만 조여주면 비네팅이 작아지므로 촬영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렌즈 외부와 작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이쯤에서 렌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좋을 때가 된 듯합니다.

광각에서부터 준망원까지 커버하는 줌 렌즈의 설계 난도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높은 해상력까지 확보하려면 더욱 그렇습니다. 14군 17매 구성에 고급 비구면 렌즈 2매, 비구면 렌즈 2매, 저분산 렌즈 3매라는 대량의 렌즈를 아낌없이 투입하였으며 넓은 줌 영역을 커버하면서도 화질을 빠짐없이 챙기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이 중에서 먼저 살펴볼 것은 비구면 렌즈입니다. 구면 렌즈 사용 시 구면 수차에 의해 화상의 콘트라스트와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구면 렌즈를 사용합니다. 렌즈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해상력이 좀 높다 싶은 렌즈들은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렌즈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좀 더 살펴볼 것이 바로 고급 비구면 렌즈입니다.

비구면렌즈는 생산 난이도가 높고 제작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그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은 렌즈의 중심부에 비교해 주변부의 두께 차이가 크게 날 때 입니다. 광학적으로 파워가 높은 렌즈라서 좋지만, 문제는 생산의 난이도 및 단가가 높습니다.

이런 타입의 비구면 렌즈는 목표하는 만큼의 정밀도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렌즈 중앙 두께보다 주변부의 두께 차이가 큰 비구면 렌즈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다만 이런 렌즈를 적절한 생산비 안에서 억제하여 대량 생산 가능하다면 렌즈의 구성을 최소화하면서 해상력을 올리면서도 결과적으로 렌즈의 크게와 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요즘 SONY가 FE 마운트 렌즈 라인업을 착실하게 빠른 속도로 개발하면서 고급 비구면 렌즈 대량 생산 라인을 본격적으로 갖추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효율 좋은 렌즈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더불어 ED(특수 저 분산) 렌즈 3 장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를 채용하여 해상력 저하를 발생 시키는 색수차 발생을 양호하게 보정 하였습니다.

빛이 렌즈에 투과되면서 2차 스펙트럼에 의해, 프리즘에 빛이 분리되는 것 처럼 이미지의 콘트라스트, 색 품질, 해상도가 저하되며 색 수차까지 발생하는 것이 노멀 글래스라면, ED 글래스는 위와 같은 렌즈에 있어서 좋지 못한 특성을 발생시키는 2차 스펙트럼을 억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도 높은 해상도와 우수한 콘트라스트 성능 그리고 색수차 억제력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렌즈 만큼이 중요한 코팅 기술에 있어서 특히 주목 할 부분은 바로 Nano AR (Anti-Reflection) 코팅 입니다. 플레어나 고스트를 억제하며 동시에 높은 콘트라스트 재현력을 가짐으로서 클리어한 검은색과 그 경계의 묘사에 도움이 됩니다.

위에 보이는 렌즈 왼쪽은 AR 코팅이 없는 것으로 렌즈 표면의 반사로 콘트라스트가 낮아진 상황입니다. 오른쪽은 AR 코팅이 입혀진 것으로 렌즈 표면 반사가 억제 되어 있으므로 콘트라스트의 누락을 최소화 한 표현이 됩니다.

그럼 작례를 한 장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 가봅시다. 아래 사진은 태양이 렌즈에 정면으로 들어오는 상황으로 렌즈 입장에선 콘트라스트 묘사에 있어서 상당히 도전적인 장면입니다.

전체 사진에서 오렌지 색 사각형의 1:1 픽셀 매칭 (100% 확대) 한 것을 바로 붙여 보여드리겠습니다.

특히 검은색의 묘사와 함께 지면의 부드러운 그라데이션과 디테일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묘사에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콘트라스트의 누락 없이 지면의 부드러운 그라데이션과 더불어 슈퍼 줌 렌즈 클래스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해상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렌즈는 투명감 있는 중량감이라는 무척 고난이도의 표현을 자연스럽게 소화 합니다.

이처럼 렌즈의 성능은 광학계 설계뿐만이 아닌 코팅에 의해서 묘사 성능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이러한 코팅 성능은 이전엔 불가능했던 렌즈 설계가 실제로 가능해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Nano AR 코팅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충분한 렌더링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렌즈 코팅이 없는 경우 공기와 렌즈의 경계에서 굴절률 변화 때문에 급격한 반사를 일으킵니다. 콘트라스트의 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엔 해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반사 방지 코팅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종례의 일반적 코팅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코팅이 완충 역할을 하여 굴절률 변화가 완만해지고 반사가 작아집니다.

여기에 Nano AR 코팅은 나노 스케일의 독특한 입자 형태의 코팅이 된 것으로 렌즈로 입사된 빛의 굴절률이 완만하며 공기와 렌즈의 경계가 작아지기 때문에 반사가 크게 감소 하여 콘트라스트와 해상력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더불어 전면 대물렌즈에는 불소 코팅까지 추가되어 있습니다.

액체가 표면에 접촉시 발생하는 표면장력을 높여 접촉각을 높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접촉각을 높게 하면 어떻게 되느냐 하면, 액체와 렌즈 간 접촉 면적이 작아짐에 따라 액체를 붙잡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작아지게 됩니다. 또한 표면장력에 의한 액체의 무게중심이 바닥에서부터 높아지므로, 쉽게 흐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일반적인 기름에도 같은 영향을 발휘 하므로 발유 성능 또한 높습니다. 따라서 극한 환경에서도 렌즈를 운용할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됩니다.

따라서 지문, 먼지, 물방울, 기름, 진흙 등 외부 오염에 강한 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렌즈의 해상력을 가늠 해볼 MTF 그래프를 보도록 합시다.

위 그래프는 이 렌즈가 제공하는 최대 광각 24mm와 최대 망원 105mm의 최대개방 기준 MTF 그래프입니다. 콘트라스트 성능은 이 클래스의 렌즈로서 상당한 성능을 보입니다.

위에서 이야기 나눈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해당 클래스 렌즈 기준으로 대단히 높은 해상력 성능을 만들어낸다곤 하지만.. 줌 렌즈인 것을 고려하여 이처럼 높은 해상력의 MTF 그래프는 솔직히 쉽게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MTF라는게 제조사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고 실측 데이터가 아닌 계산 데이터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해상력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기보다는, 제조사의 주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곤 하지만 24-105mm라는 슈퍼 줌에 가까운 렌즈가 이런 MTF를 보인다는 것은 솔직히 믿기 힘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진을 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 가봅시다.

위의 사진은 최대 망원인 105mm에 최대 개방인 f4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통 이런 타입의 줌 렌즈는 최대 망원에서 화질이 가장 낮기 마련 임에도 비교적 높은 해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이 렌즈를 봤을 때 24-105mm라는 만능렌즈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쌓였던 경험에 의한 편견과 관성에 의해 일말의 기대조차 없었던 상황에서 그저 시큰둥하게 보고 있던 와중에, 이 렌즈를 실제로 쥐고 촬영을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24-105mm 계열의 렌즈에 대한 편견이 깨졌습니다.

이 계열의 렌즈를 이 정도로 밸런스 좋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이 렌즈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왜곡과 최 주변부의 색수차이겠지만 이 정도의 슈퍼 줌에서 왜곡과 주변부 색수차까지 잡는다면 크기, 무게 그리고 가격이 높아졌겠지요. 반대로 렌즈 왜곡 자체를 재미있게 응용하는 것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다행스럽게도 최근 RAW 현상 프로그램들은 별도의 렌즈 프로파일을 토대로 왜곡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성능이 제법 괜찮아졌으므로, 약간의 화질을 양보하고 대신 가벼운 무게, 작은 크기, 해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되는 게 더 이득이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최근 SONY 렌즈의 기본 설계 방향으로 잡힌 듯합니다.

위의 사진은 105mm에서 조리개를 2스톱 조여준 것으로 이 렌즈가 가진 해상력이 어떤지를 실감 할 수 있습니다.

제 기준으로, 슈퍼 줌 계열인 이 렌즈의 클래스를 고려하면 105mm에서의 해상력은 뛰어난 성능입니다. 다만 MTF 그래프의 주장에 비하면 약간의 온도 차를 느끼게 됩니다. 사실 렌즈 스펙에 있어서 MTF 그래프는 해상도 판단에 절대 기준이라기보다는 참고 정도로 삼는 게 일반적이긴 합니다.

물론 SONY가 정해야 할 일이겠지만, MTF 그래프를 계산치뿐만이 아닌 실측치도 제공하면 어떨까 싶긴 합니다.

새삼스럽지만 이 렌즈의 화각 변화를 살펴보지 않으면 섭섭하지요.

FE 24-105mm f4 G OSS 렌즈는,



소위 광각의 왕도라 할 수 있는 24mm.

힘 빼고 거리를 바라볼 때 정경의 느낌을 담는 35mm.

인간의 눈과 같은 원근감의 50mm.

해당 피사체를 조금 집중해서 볼 때 인지하는 감각과 유사한 70mm.

그리고 준 망원의 105mm까지 포함하는 All in One 렌즈 입니다.



촬영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과 만날지 예상하기 힘들거나, 일관된 호흡과 문법을 통한 고난도 촬영과 거리가 있는 경우 어떤 렌즈를 들고 나갈 것인가 라고 한다면 이만한 것도 없을 듯 합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화각과 더불어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라는 미덕까지 겸했기에 이 렌즈가 제공하는 화각은 더욱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럼 이쯤에서 포커스 쉬프트와 축상 색수차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먼저 포커스 쉬프트라는 것은 특정한 곳에 초점을 고정한 상태에서 조리개만 조였을 때, 지정한 초점에서 밀려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비구면 렌즈나 비싼 플로팅 포커스 설계를 사용함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축상 색수차는 2차 스펙트럼 광선에 대책이 약할 경우에 발생합니다. 통상 특수 저분산 글래스 (ED 렌즈 계열)을 사용함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위의 포커스 타겟을 사용하여 테스트하였으며, 일반적으로 최단 초점거리로 바싹 붙어서 촬영할 때 위에서 이야기한 포커스 쉬프트와 축상 색수차 억제 성능 그리고 렌즈의 해상력 또한 가장 낮게 표현되는 렌즈 입장에선 가혹한 테스트가 됩니다.

따라서 모든 테스트는 렌즈가 제공하는 최단 초점거리로 테스트를 진행한 것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왼쪽부터 최대개방으로 조리개를 한스톱씩 조여서 촬영 하였습니다. 1:1 픽셀 매치 (100% 확대)사진으로 4,217만 화소의 대단히 높은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로 촬영 하였으므로 렌즈가 가진 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럼 먼저 24mm 부터 보도록 하지요.

슈퍼 줌렌즈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최대 개방에서의 해상력은 물론 축상 색수차도 상당히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어지간한 단렌즈 이상으로 축상 색수차가 잘 억제 되어 있는데, 심지어 포커스 쉬프트도 발생하지 않는 견고한 렌더링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리개는 4 스톱을 조인 f11 부터 회절에 의한 영향이 미약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여 f22에선 빛의 회절 영향이 커짐으로 해상력 저하가 크게 일어 납니다.

그럼 이어서 35mm 를 살펴 봅시다.

24mm에 비하면 축상 색수차가 다소 있는 편이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단렌즈 수준의 축상색수차 억제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커스 쉬프트 역시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어서 50mm를 살펴봅시다. 여전히 포커스 쉬프트는 발생하지 않는 견고함을 보입니다. 다만 50mm 부터는 축상색수차가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발생하기 시작하지만 역시 일반적인 범위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여기에 조리개를 한 스톱 조이면 축상 색수차가 확실히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70mm에서도 포커스 쉬프트는 여전히 발생 하지 않으나, 해상력이 조금씩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축상 색수차 또한 확실히 인지 할 수 있게 됩니다.

105mm 에서 역시 포커스 쉬프트는 발생 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넓은 줌 범위를 가진 렌즈로서 이레적입니다. 축상색수차는 확실히 인지 가능하며 해상도는 24mm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편입니다.

요약하자면 FE 24-105mm f4 G OSS 렌즈는 전 초점 구간에서 포커스 쉬프트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적어도 렌즈 광학 설계 때문에 발생하는 초점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철저하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일절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습니다.

24mm에서는 이 렌즈가 발휘하는 최고 실력이 발휘됩니다. 해상력, 축상 색수차 모두 어지간한 단 렌즈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35mm에서도 유효해서 매우 기분 좋은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50mm~70mm 구간에서는 최고 성능을 구간을 지나서 일상에서 스트레스 없이 촬영 가능한 적절한 성능을 보입니다.



105mm구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나 105mm라는 준망원 초점 거리에서 최단 초점거리로 촬영하는 상당히 가혹한 테스트임을 고려해본다면 일상에서의 성능은 위의 테스트에 비교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다만 간이 매크로 촬영이 가능할 정도의 최단 초점 거리를 가지고 있는 다용로 렌즈로서 해상력을 약간 희생하더라도 초점을 맞춰서 촬영할 수 있는 게 더 낫습니다.

참고로 FE 24-105mm f4 G OSS의 최단 초점 거리는, 동 계열 경쟁사 렌즈의 평균 최단 초점거리 0.45m에 비해, 현격히 짧은 0.38m 라는 상당히 짧은 초점거리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확대 비율로 계산하면 타사 기준 0.24 확대 비율 대비 0.31이라는 상당히 높은 확대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간이 접사 렌즈라 불러도 손색없습니다. 그야말로 All in One 렌즈의 완성점이라 할만 합니다.

본 리뷰는 sRGB 색공간 상에서 보는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습니다.

아래의 크게 눈뜬 달팽이가 보라색 꽃을 보는 사진의 위와 아래가 자연스럽게 보여야 합니다.

자신의 웹브라우저가 컬러프로파일을 올바르게 렌더링을 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은
http://color.org/version4html.xalter 에 접속하여 사진의 색이 정상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위의 패치를 가느다랗게 실눈을 뜨고 볼때
숫자 2.20의 사각형이 뒷 배경과 구분이 사라지면 OK 입니다.

아래의 이미지 들은 다음과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처리 되었습니다.

Platform : macOS 10.13.3

Software : Capture One Pro

Monitor : NEC PA272W
Gamma 2.2 - 6500K - 120cd - Adobe RGB Color Gamut

Output File : 16bit TIFF Original Size로 export 한뒤
Photoshop에서 긴변 기준으로 900 pixel Resize후 sRGB로 변환뒤 JPG로 저장
사진에 따라 약간의 색온도, 콘트라스트, 크롭, 색조 조정 실시.

용량상의 문제로 원본 사이즈가 아닌 축소한 것이므로 일부 사진에선
원본에 비해 해상력과 그라데이션이 깨져 보일 수 있으며 JPG방식 저장으로 인한
화질 열화가 발생하므로 화질의 절대적 평가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개중 몇장의 사진은 1:1 픽셀 모드로 100% 확대 크롭한 사진을 해당 사진 바로 밑에 붙여 첨부 합니다.




















































































































































































지금까지 FE 24-105mm f4 G OSS 렌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렌즈는 여행 같은 특별한 시간은 물론 일상 속에서도, 촬영자에 어지간한 요구에도 미소 지으며 화답하는 렌즈입니다.

초심자의 경우 어떤 렌즈를 사야 할지에 대한 선택의 고통에서 벗어날 렌즈이며, 프로 입장에서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은 일반 소비자용 수준으로 비교적 겸손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줌을 휙휙 돌려가며 촬영하는 즐거움과 경쾌함 뒤에 은근히 남게 되는 불안함과 찝찝함은, 적어도 이 렌즈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노망미 또한 느낌이 좋게 나옵니다.

AF 속도는 그야말로 항상 쾌조라 할 만큼 빠르고 경쾌하며 정확하고 기민합니다. 메뉴얼 포커스의 감촉 또한 고급 수동렌즈에 필적할 만큼 스무스 하고 정확합니다.

주로 촬영하는 대상과 목적 그리고 촬영자의 기술 및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상황에서 스트레스 없이 빠르고 편안하면서도 크기와 무게가 가벼움에도 화질은 충분히 보장되는 슈퍼 줌 렌즈는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항상 가지고 나가고 싶은 렌즈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고, 저의 경우도 왠지 이 렌즈 하나만 달고 나갈 때가 많았습니다. '아.. 그 렌즈 가지고 나올걸….' 하는 아쉬움을 살짝 접어도 좋을 렌즈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올인원 줌렌즈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제대로 충족한 훌륭한 모범사례라 하겠습니다.

처음 SONY로 오긴 왔는데 렌즈를 딱 하나만 구입 해야 하는 상황의 초심자라면 제일 먼저 이 렌즈를 1순위로 고려하면 좋을 것입니다.

하이 아마츄어 및 프로에 속하는 분이라 하더라도, 가볍게 오직 렌즈 하나만으로 이런 저런 것 신경 쓰지 않으면서 경쾌한 촬영을 하고 싶다면 이 렌즈는 카메라에 마운트 되야 할 바로 그 렌즈입니다.



자, 무거운 카메라 가방은 잠시 어깨에서 내려봅시다. 그냥 렌즈 하나만 붙인 카메라와 함께 넓고 깊은 세상을 가볍게 걸어봅시다. 네, 그런 즐거움을 주는 렌즈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