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촬영을 할 때 다양한 구도로 접근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에 있어서 카메라를 다양한 각도로 손에 쥐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카메라를 세워서 촬영하는 세로 구도의 사진입니다.
이때 카메라를 어떻게 파지 해야 하는지는 촬영장소의 환경과 조건, 사용자의 습관, 신체조건, 장착된 렌즈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셔터 버튼이 하늘 방향으로 되기에 오른팔을 올려서 촬영하면 편하긴 하지만 흔들림에 취약해져 블러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반대로 셔터 버튼을 땅 쪽으로 하여 오른팔을 흉부에 붙여서 촬영하면 흔들림 발생이 줄어들지만, 손목을 많이 꺾어야 해서 힘이 듭니다.
게다가 어느 자세로 세로 촬영을 하던 시간이 좀 지나면 체력 소모가 되어 결국 카메라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블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세로 촬영 할 때도 편리함을 추구하여 체력을 온존하고 흔들림 없는 사진을 만들 수 있게 해보자고 말입니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세로 촬영을 할 때도 가로 촬영할 때와 동일하게 그립을 추가하고 셔터 버튼의 위치를 잡아서 달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립이 추가된 빈 공간에 배터리를 더 많이 넣을 수 있게 해서 운용 성능까지 높여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최신의 SONY의 a 시리즈 카메라도 예외는 아니였습니다. 이러한 수요는 무조건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게 필수일 것 같으면 애초에 바디 자체를 크게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실제로 그런 카메라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러한 카메라는 프로를 대상으로 하는 카메라들 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세로 구도의 촬영이 거의 없거나 기본 배터리만 가지고 사용해도 되는 기본 운용 성능 정도만 있어도 되며 동시에 크기나 무게가 늘어가는 게 싫다고 하는 분들의 경우 세로 그립은 필수라고 보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특히 SONY a7 시리즈 카메라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왜 이것이 전부가 아닌지는 이미 아시는 분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한편으론 좀 알쏭달쏭하다 싶은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a7R4 리뷰를 한 김에, 전용 그립 (a7 4세대용)인 VG-C4EM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일본 공식 가격 : 3만8000엔 세금 별도, 한국 공식 가격 : 45만원 세금 포함)
기본적으로 세로 그립의 역할이라는건 리뷰 서문에서도 보셨듯 세로 촬영의 편리함을 더하고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 할 수 있도록 하여 운용 성능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으로 역할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 관념을 깬 세로 그립의 명가라고 일컬어진, 현재 SONY 알파 카메라의 전신이였던 MINOLTA에서 나온 세로그립은 그야말로 다양하고 화려한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어 초기 SONY Alpha DSLR 시절엔 이러한 개발 사상을 그대로 물려받았기도 했고 말입니다.
그런데 초대 a7으로 오면서 당시 같이 발매된 세로그립이 좀 이상해졌습니다. 도무지 그 미놀타의 특징적 세로그립을 만들어낸 SONY가 아니라 뭔가 빠진듯한 세로그립을 만들어냈습니다.
2세대로 오면서 조금 괜찮아졌나 싶더니 3세대 세로그립으로 오면서 마침내 쓸만한 그립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4세대 a7 시리즈용 그립인 SONY VG-C4EM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시 살펴보도록 합시다.
세로 촬영 시에도 가로와 비슷한 홀딩과 조작성을 실현하는 VG-C4EM의 중요점 중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a7R4의 신설계의 그립에 맞춰 바디 a7R4의 하단부 그립과 VG-C4EM의 접촉면의 곡선을 맞춘 신설계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카메라를 홀딩할때 더욱 기분 좋은 파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프레임이 사용된 재료는 카메라 바디와 동일단 재질인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여 가벼운 무게와 강성을 확보 하였습니다.
VG-C4EM 세로 그립의 후면, 전면은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후면엔 셔터 스피드 조정 다이얼, AF-ON, AE-L, 신형 멀티 셀렉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면에는 조리개 조정 다이얼, C1, C2, On/Off 그리고 셔터 버튼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기본적인 조작을 다 할 수 있습니다.
VG-C4EM 세로 그립을 세워서 보면 그립부의 디자인이 파지에 용이하도록 중지 손가락의 위치가 a7R4에 처럼 깊게 들어가 있습니다. 그립과 셔터 버튼만 잘라서 보면 그냥 카메라 본체에 달린 그림과의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본체 장착 배터리 접속 컴퍼넌트에는 바디와 VG-C4EM 세로 그립간에 신호전달에 사용되는 14개의 접점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바뀐 부분이 바로 위의 그림입니다. VG-C4EM 세로 그립의 경우 바디와 결속시 튀어나와 있는 스위치가 눌러지면서 접전부가 튀어나오는 형태로 되어 있기에 안정적으로 카메라에 접속이 됩니다.
4세대 그립인 VG-C4EM 세로 그립으로 오면서 가장 환영할만한 부분은 다름 아닌 세로그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셔터 버튼과 관련된 것입니다.
3세대 그립의 경우, 가로로 촬영을 하다가 카메라의 메인 셔터 버튼을 누른 것도 아닌데 마치 유령에라도 씌인것 처럼 AF가 작동하곤 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새끼 손가락 방향의 손바닥 면이 세로그립의 셔터 버튼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참을 집중하면서 파인더를 보고 있다가 저절로 AF가 작동 되었을 때는 정말이지 무척이나 짜증이 났었습니다. 세로 그립 실컷 쓸만하게 만들어 놓고 SONY는 이것 하나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는가? 이거 만든 사람 실제로 카메라 들고 촬영 안 해본 거 아냐? 이런 소리를 했었지요.
하지만, VG-C4EM 세로 그립에서는 그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당연하게 움직이고 당연하게 작동하며 원하지 않을 때 작동되는 일 또한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a 시리즈용 최초로 세로 그립의 완성판이라 할만 합니다. 그리고 그 비밀은 바로 셔터 릴리즈 주변의 몰드를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설계했기 때문 입니다.
자세히 보면 바디 결속부와 연결되는 그립의 두께와 길이 대비 셔터 릴리즈가 있는 위치가 조금 더 이동하면서 몰드를 더 깊이 파서 새끼손가락에 연결된 손바닥이 릴리즈를 누르는 참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몰드의 곡선을 살펴보면 이전보다 무척 신경 썼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셔터 및 C1, C2 버튼이 있는 섹션에서 직각으로 떨어지는 부분을 그냥 마무리하지 않고 완만한 곡선을 주고 그 뒤에 각이 떨어지는 식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미적으로도 아름답지만, 손가락이 걸리는 부분을 고려한 실용적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VG-C4EM 세로 그립은 고성능, 고용량 배터리인 NP-FZ100 배터리를 동시에 2개를 장착할 수 있으며 이때는 한번에 약 2,200컷 상당의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개만 장착하더라도 운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세로그립을 사용하더라도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으면 1개만 운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 입니다.
배터리실 내부에는 2개의 파츠로 된 마그네슘 바디를 결속하는 단단한 내부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 프레임 또한 강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한 모습 입니다.
또한 배터리 커버의 결속 구조가 3세대 세로그립이 달라져서 조금 더 대형화되었으며 방진, 방적에 대응하기 위한 실링이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VG-C4EM 세로 그립의 방진, 방적 수준은 a7R4와 동등한 수준의 것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험상 a7R4의 방진, 방적 수준이 상당히 괜찮았고 세로그립을 장착한 상태로 비 오는 날 촬영을 여러번 했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세로그립을 장착한 채로 바디의 USB 충전에 대응 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카메라 가방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싶은 사람에겐 충전기와 충전기 코드가 제법 큰 요소인데, 핸드폰 충전용 밖에 며칠 동안 나갈 때 꼭 들고 나가니까 카메라 가방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데 상당히 유리합니다.
그런데 세로그립이 단지 세로로 촬영하는 데만 필요한 것일까요? 세로로 장시간 촬영하는 게 아니라 잠시 잠깐 세로로 촬영하는 것이라면 굳이 필요 없을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이 크고 무거운 렌즈를 마운트 하여 촬영할 땐 가로로 촬영을 하더라도 세로그립이 있고 없고 차이는 큽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같은 무게라도 중심점에서 멀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더 무거워집니다. 시소처럼 말이죠.
세로그립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립에 의해 증가된 무게는 오히려 렌즈의 무게와 바디간의 무게 중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 더 큰 결정적 이유는 바로 손목 근처에 있는 손바닥에 있습니다. 세로그립의 확장된 세로 길이로 인해 하중의 무게 중심점이 손목 안쪽으로 더 들어옵니다.
카메라 보디를 마치 밑과 뒤에서 받쳐주는 것처럼 되어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때문에, 세로그립으로 인한 무게 증가가 있더라도, 가로던 세로던 어떤 방향으로 촬영해도 세로그립의 무게가 상쇄될 정도로 촬영이 편해집니다.
이는 결국 기능적인 면에서 세로 촬영의 편리함 만이 아니라, 무게 중심 이동에 의한 몸의 편리함과 더불어 결과적으로 저속 셔터에서 손 떨림이 작아짐으로 인해 블러 발생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저의 경우 세로 촬영 때문이라기 보다는, 위의 이유로 지금까지 사용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항상 세로그립을 장착하여 촬영 해왔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세로그립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고 가벼운 원 렌즈에 바디만 운용하고 세로 촬영이 거의 없다면, 굳이 세로그립의 290그램 무게를 추가할 이유는 그리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한 개 이상의 고화질 렌즈를 사용한다면, 특히나 고해상도의 R 모델과 함께 사용한다면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해도 좋을 액세서리 입니다.
다시 말해 랜드스케이프던 포트레이트던 일정 이상의 시간이 요구되는 촬영에 있어서 피로도를 억제시켜주는 역할과 더불어 고성능의 대형 렌즈 사용시의 편리함 그리고 핸드 블러를 억제함으로서 보다 밀도 있는 촬영 결과를 만드는데 실질적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배터리 운용성 확장이라는 충실한 보너스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카메라 관련 악세사리 중에 가장 먼저 고려해봐야 할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뽀대도 조금 더 나고 말입니다.
아니 뭐.. 뽀대도 나면 좋잖아요?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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