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렉트

사진.

사진을 찍는다는것은 어디까지인가 라는 흔한 질문 혹은 물음에 대해서 심상적인것을 배제하고 말하자면 내 생각은 그렇다.

찍는다, 현상, 셀렉트, 인화, 전시

이 중에서 셀렉트라는것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난 셀렉트 할때, 그때야 말로 정말 사진을 찍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지금껏 찍어왔던 사진들을 보면서 한장씩 한장씩 셀렉트를 한다. 대부분의 사진찍는 사람이 그렇듯, 자신이 찍은사진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것이다.

열 손가락 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고, 자신의 자신또한 그럴것이라 난 생각한다.

셀렉트 하기 위해서, ‘자신이 느끼고 찍은 사진들’을 한장씩 쳐내고 잘라내고 그렇게 짓이기고 섞이고, 없어지고, 화합되고, 분리되어가는 그 과정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셀렉트 물’을 천천히 보고 다시 다듬어 가면서 또 한장씩 쳐내어가는 그런 고통들.

마지막엔 자신이 ‘선택한(난 ‘느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진들은 온건히 그 자리에 선택되어져 있다.

그것은 그 누구가 한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 스스로 한것이다.

맞은 이야기 인진 모르겠지만, 자신이 찍은 사진이라도 다른 사람이 선택한 사진을 낸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사진이지 자기 자신의 사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분들에게 조심스레 한마디 건내자면…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사진을 셀렉트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보여주어라’ 라는 것이다.

그것이 비틀어진것이든, 불투명한것이든, 상실한것이든 그것이 어떻게 되었던간에…

그것은 온건히 자기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다른욕심은 없다.

난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각 전시회 참여자들의 자기 자신에게 보여주는 ‘그 어떠한것’이 어떠한것인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무척이나 두근거리고 있다.

퀄리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것이 아닌..
무릇 자기 자신에게 보여주는 사진을… 그런 사진들을.
난 기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 생각에 동감하는 몇몇 분들에 대해 드리고 싶은 말씀 또한 그렇다.

난.. 무척 흥분되고 두근거리고 있다.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것을 보여줄것인가, 그리고 그 ‘셀렉트’된 사진들은 어떠한 사진들일까에 대해서.

그래서.. 이번 전시회 주제는 ‘난사’ 이다.

3미터라는 (아마 참가인원이 늘어나서 2.5미터로 줄어들듯 하지만) 그 좁은 공간이 얼마나 황량하도록 넓게 느껴지는지를 느껴보는것도 좋을 일이다.

그리고 그 넓은 공간이 얼마나 그토록 답답할 정도로 좁게 느껴지는가도……..

셀렉트는… 바로 이러한것들도 포함되는게 아닌가..하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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