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나에겐 대략 20여년은 넘은 아주 낡아빠진 냉장고가 하나 있었다.
세월의 흔적과 나의 관리부족으로 인해서 외관은 지저분 했지만 성능은 여전히 쓸만했다. 냉동실엔 얼음이 나오고 냉장실은 맥주가 충분히 차가워질만큼 시원했다.

몇일전 잠에서 깨어 일어나보니 머리가 무겁고 욱신거렸다. 몸은 천근같이 무겁고, 뇌가 흔들거렸다.

프레온 가스 냄새가 가득했다.

그렇게 급사하듯 냉장고는 사망했다.

새로운 냉장고를 한대 넣었다. 예전것보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훨씬 좋았다. 전기먹는것도 예전것과 비교할바가 아니었다. 전기를 작게 먹는 작고 성능좋고 깨끗한 냉장고.

사망한 냉장고를 영차 영차하며 바깥으로 날랐다. 그리고 버렸다.

그 자리에 새로운 냉장고가 들어왔다.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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