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맑음.

약간 긴시간을 둔 통화후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오른쪽 창문으로는 겨울의 온건한 햇살이 투명하게 비친다.

햇볕을 기준으로 한 내 사진의 프린트는, 생명을 받아 살아 움직이고 있다.

우습지.

내 사진들은 어두운 느낌이 대부분인데, 햇볕을 받아야 살아 움직이다니… 이런 재미있는 아이러니는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듯 하다.

맑은 햇볕속에 있는 내 어두운 사진들은 살아서 움직인다.
그래서 더 없이 슬프다.

저 창밖에 흘러넘치는 투명한 햇살들을, 나의 뼛속 하나하나, 등줄기 마디 하나하나, 갈비뼈 하나하나에 적시고 싶다.
잠깐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제법 무서운 광경이다. 살에서 뼈를 가지런히 발라내고 햇볕을 쪼이는것이다. 몸뚱아리 체로.
그래서 우습고 무섭고 슬프고 따뜻하고 아련하다.

오늘 아침 햇살의 느낌은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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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아아... 정말 바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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