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냉냉한 미풍속에 봄냄새가 스리슬쩍 느껴질때 즈음이면
매년 생각하는것이 하나 있다.
아아. 올해는 해바라기를 찍을 수, 아니 하다 못해서 보기라도 할 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로부터 언제부턴가 이런 생각을 매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왠지 상당히 놀라버렸다.
찍는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앞에 해바라기가 있고 카메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있어서 안된다. 내가 찍고 싶은 해바라기는 아주 보통의 평범한 해바라기다. 이미 관용화 되어버린 그런 해바라기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모든것이 말라버릴것 같을정도의 눅눅한 햇살 아래 하늘은 맑고
꽃잎 – 이걸 꽃잎이라고 불러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 은
답답한 가슴속을 날려버릴정도로의 선명한 진노랑의 에너지 넘치는
그런 해바라기를 찍고 싶다.
라고 매년 이 맘때 쯤이면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이다.
어째서 매년 그러하지 못했을까 라고 생각을 해보니,
생각 해 보면
간단하다.
200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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