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게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음악이 들렸다.
Stella by Starlight라는 곡이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하는것 같다.
그래. 친구, 뒷골은 뻑뻑하고 목에는 피가 굳어 있지?
내 다 알지. 어때, 맥주 한 잔, 담배 한 모금 마셔봐.
라면서 나에게 담배를 물려주었다.
그리고는 말 없이 연주를 한다.
왠지, 순간 모든것들이 정지되고 무너지고 아무것도 없어지고,
작업실 한 가운데서 한참동안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느낌은 정말로 아주 간만이다.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약간은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구차하게 쓸데없는 말을 더 늘어놓고 싶진 않지만,
재즈는 Free Sprit 이라는 것을 한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아무 말 없이 거리위를 부유하면서 돌아다닐때가 있다.
웃기는 이야기만 분명 죽어있는 느낌인데도, 오히려 생생히
내가 살아있다는 위속의 울렁거림을 절절히 느낄때가 있다.
곧 있으면 완연한 봄이 될 것이고, 벚꽃도 피어나겠지.
그리고 말 없이 걷고, 수업을 받고, 책을 읽고,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겠지. 말 없이 사진을 찍고, 귓구멍엔 이어폰이 끼워져 있을것만 같다.
귓구멍에 이어폰 같은건 꼽고 싶진 않다.
하지만, 요즈음이라면 필요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추신 : 선물 너무 고맙다. 미아야.
200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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