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소리.

생각해보면 사진찍는 사람이 사진을 전시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자유 의지로 할 수 있다. 설령 학과에서 주최 전시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이 하고 싶지 않으면 (여러가지 이유와 연유로 인해서)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 이건 정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명색이 사진학과라는 곳에서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사람들 중에 2주간 아무도 사진을 내지 않았다는 것은 (몇주 전 사전 공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많은 인원들 중 하다 못해도 단 한사람 만이라도 했다면 문제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몇사람 제출 했다는것 따윈 아무 의미가 없지만, 완전 전멸은 좀 아니지 않은가?) 사진학과라는 곳은 사진에 대해 생각과 고민을 하고 실천 하는 곳이 아니던가?

학점에 신경쓰고 과제에 치여서 시간이 나지 않고 힘들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 해야 할 것도 많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거나 집안사정이 있다던가 연애에 몰두 하고 있다던가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그러한 각자 자신의 상황속에서 비로써 진짜 무엇인가 나올 수 있는 것 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러한 상황이 나로서는 그냥 봐넘기기엔 상당한 인내력을 요구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화가 난 것이다. 왠만해선 그런 자리에 단상앞에 나서서 이야기 하는 것을 체질적으로 굉장히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화남은 단상위로 날 밀어올렸다.

상당히 듣기 거북스럽고 거친 말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하루정도 지나고 생각해보건데 내가 그렇게 해야 할 이유 혹은 정당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쓸때없는 참견이고 괜한 소리를 했다 싶다. 기껏해봐야 그들 보다 나이가 조금 많을 뿐이고 학번이 조금 높을 뿐이다. 내가 그렇게 이야기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런식의 거친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진이라는 것은 그런식으로 말을 한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설령 그런식으로 말을 한다고 해서 사진이 나온다던지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난 굉장히 후회를 하고 있다.
앞으론 그런 종류의 일 때문에 단상위로 올라가는 일은 영영 없을것이다.

먼저 나 자신의 문제점부터 해결해야 할 일이다.
오늘은 나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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