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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일전 드디어 코트를 한벌 구입했다.
같이 동행해준 K군과 함께 십여군대 정도의 가게들을 둘러다니며
결국 구입했다.

그 중에서도 굉장히 쏙 마음에 드는 코트가 한벌 있었는데.
왠지 옷이 몸에, 몸이 옷에 착 붙는 정말 잘 짜여진 코트 한벌이 있었다.
속 마음으론 조금 비싸더라도 돈을 좀 빌려서라도 구입 하고 싶다.
마침 K군도 옆에 있으니 조금이라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 될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얼맙니까?\’
\’네. 손님 30% 세일기간을 계산하면… 150만원 입니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코트 구입시 구입 가능 가격은 15만원에서 최대 18만원까지. 이 돈을 손에 쥐기까지 굉장히 힘들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겨우 마음에 드는 코트를 찾아냈다. 물론 100% 만족까진 아니지만, 90% 까지 만족이 된다. 가격도 17만9천원. 최~~~대 한도액에서 1000원 남는다.

옷감이 두툼하고 약간한 무겁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도 옷이 쉽게 흩날리지 않고 체온을 보호해준다. 색도 주광에선 회색빛이, 형광등 밑에선 검은빛이 도는 색이다. 참 좋다.

게다가 어깨의 제단, 봉제선의 처리가 좋아서 카메라를 들고 팔을 움직여도 전혀 불편하지가 않다. 이건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멋있어 보여도 이게 해결 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십년은 입어야 하지 않겠어?

: )

2.

내가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베셀러 확대기의 수평이 맞지 않았다. 원인을 조사하고 따져본 결과 콘덴서 렌즈의 수평이 틀렸다. 확대기를 뜯어서 들어내고 정리해야 한다. 게다가 손으로 맞추는 거니까 다시 한다고 해도 쉽사리 맞을리 따위 없다. 한가지 이상한건 예전엔 분명 테스트를 했을땐 확대기의 수평따위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혹 렌즈보드의 수평을 누군가가 건드려서 그야마로 엄청나게 (속에선 용암이 끓어 오를 정도로) 화를 내며 (누가 그랬는지 알수도 없는) 혼자서 삭이며 렌즈보드의 수평을 몇번 맞춘적이 있다. 그때도 콘덴스 렌즈의 수평따위는 맞았던 것이다.

이젠 이런 일로 짜증내는것도 귀찮아졌다.
느긋하게, 해야지 어쩌겠어. 라고 생각했다. 피일차일 미루다 결국 뜯어서 수평을 맞췄다. 천천히 렌즈를 닦아내고 두장의 대형 콘덴서 렌즈를 들어내고 위치를 바로 잡고 콘덴서 하우징 베럴의 위치도 바로 잡아주었다. 부품 하나가 유실이 되어 고민하던중, 종이로 대강 만들어서 보수해주었다.

테스트를 해보니 그래도 전의 상태보다는 훨씬 좋다.

침침하던 눈이 시원하게 떠지는 느낌이다.

3.

G군에게서 확대기와 토요뷰 대형카메라, 대형 카메라용 트라이포드를 받았다. 당연히 나에게 완전히 주는것은 아니다. 먼지 쌓일바에 작업많이 하는 사람이 써야 좋다. 라면서 나에게 한아름 안겨주었다.

그 동안 작업실에 확대기가 아주 가끔 모자라는 경우가 있어서 상당히 고민하던 차에 나에겐 마른하늘에 단비같은 소리였다. 무엇보다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무엇인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나로써도 너무나 놀라운 일이다.

게다가 더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대형카메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차에, 슈나이더 아포 (!!!) 짐마 210mm가 달린 대형카메라까지 나에게 안겨주었으니, 이거야 말로 놀랠 노짜 아니겠는가? 이로써 나의 사진세계는 더욱 넓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에 대형카메라 관련 서적을 다시 읽고 있다) 또한 이런 일과 관련해서 난 G군에게 일절 언급한마디 없었건만, 그저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일단 렌즈에 끼어있는 곰팡이만 제거하고 홀더와 현상탱크를 구비하면 일단은 준비 끝이다. 트라이포드는 군데군데 삐걱거리는 곳이 있지만 하루 날 잡아서 완전히 분해 한다음 깨끗히 수입하고 기름도 치고 나사도 조여주면 충분하고도 남을듯 싶다.

그러니까 말이지. 혹시나 이 일기를 보고 있는 분 중에, 쓰지도 않고 먼지만 쌓여있는 4×5 필름 홀더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큰소리(은밀히 해도 좋다)로 나에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4.

K양이 이어폰을 구입했다. 비교적 가격대 성능비가 좋고 바람이 쉽게 들지 않는 튼튼하고 음질이 비교적 좋은 (하지만 에이징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모델을 구입했다. H카메라의 K사장님과 나, K양이 동행했다. 살랑 살랑 마실 다녀오는 기분이었는데, 왠지 약간은 푸근한 발걸음을 스스로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찾았던 모델은 있었고, K양은 그 모델을 구입했다. 색깔도 흰색이다. 아이포드와 잘 어울릴듯 싶다. 음질을 비교해봤는데 내가 쓰는 이어폰 따위 비교가 안된다. 다행이다 싶다. 돌아오는 길에 K사장님이 덜컥 저녁먹을꺼리를 구입하신단다. 지금까지도 이리저리 민폐를 많이 끼친터여서 가만히 있기엔 너무나도 염치없는 행동인듯 싶었다. 사람이 아무리 금전적으로 부족한 삶이라곤 하더라도 기본적인 도의 라는 것이 있다. 하다못해 조금이나마 꼭 보태고 싶었다.

\’에이. 괜찮아요\’

결코 받지 않는다. 돌아가는 길에 난 1.5리터 콜라를 한통 샀다.
그것만이라도 꼭 그렇게 하고 싶었다.
가계 사람들과 맛있게 먹었다. 콜라도 같이.

매번 신세만 지는것 같아서 미안스럽다.

추신1 : 밖에 있는 달의 모양이 매우 섹시하다.
추신2 : 가끔은 이런 일기 쓰고 싶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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