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새끼

아주, 정말 아무것도 아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 이었다. 어머니는 대강 일을 마치고 나면서 문을 잠궈라는 말을 검은 철문 뒤에서 나에게 했다.

단지 내가 매우 날카로운 상태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은 상태라는 그런 사소한 이유로, 세번째 문 잠궈라는 말씀에 어머니에게 큰 소리를 질렀다.

\’그냥 두고 가세요!\’

문 밖으로 아무 말 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2~3분 쯤 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다. 그런데 전화기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어쩌면 이미 무슨 말을 하실지 알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그 말씀들이 되려 더 마음 아프게 할 것임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어있는 나의 머리통 속에선 아직도 아무런 소리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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