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입술과 아랫입술이 미적지근 하게 붙어버렸다.

5월이 시작한지 벌써 닷새째가 되었다.

여전히, 언제나 그렇듯 침착하고 무표정한 얼굴은 쉽게 녹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일정한 시간이 되면 미미하게 끈적거리는 두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다지 고통스럽다던가 괴롭다하는건 아니고, 마치 괄태충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그런 끈적함 같은 감촉이 나의 왼쪽뇌에 느껴진다. 그래. 딱히 고통스럽진 않다. 견딜만 하다던가 하는 종류의 문제와는 다르다.

매화도 목련도 벚꽃도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것 빼곤 사라진게 별로 없는듯 싶다.
이젠 슬프다던가 아프다던가 고통스럽다던가 하는 감각도 조금씩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무표정한 내 얼굴만이 괄태충 처럼 내 몸을 기어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 5월 5일 어린이 날이다.
이십년 전 5월 5일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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