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scared

그녀가 대뜸 나에게 말했다.

\”오빠가 꼭 봐야할 영화가 있어요.\”

그녀는 어지간해선 나에게 음악이라던가 영화추천 같은걸 잘 하지 않는다. 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고 난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그녀가 나에게 꼭 보라고 했었기에 일단 믿었다.

\” 알려줘서 고마워. 여러가지로 궁금한게 많은데… 일단 물어보진 않을께.\” 라고 난 말했다.
\” 지금 물어봐도 괜찮은데 천천히 물어보셔도. 되고요 \”
\” 그럼 한가지만. 뻔한 질문 하나. \” 라고 말한뒤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계속 했다.
\” 내가 이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가 궁금해. \”

그녀는 말했다.

빛 냄새가 나거든요.
조용하기도 거세기도 한 빛 냄새가.

내용은 정말 아무것도 없다.
정말이지 특별한 거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조용하고 약간 거세고 빛 냄새가 날 뿐이다.
이런 종류랄까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질리지도 않고 찬찬히 봤다.
영화가 거의 끝나갈때 까지도 그런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지 그것 뿐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드디어 엔딩 크레딧이 올라왔다.
한참인가 멍하니 엔딩 크레딧을 보다 순간 오열에 가까운 울컥거림이 몸은 아주 조용히 가만히 있는체 몸을 뒤흔들었다. 담배 한가치를 물고 의자에 앉아선, 그 동안에도 무념히 올라오는 엔딩 크레딧에 시선을 돌렸다.

난, 눈물을 흘릴 수 마저 없었다.

이 영화는 구원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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