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절친한 친우에게서 몇봉 얻을 수 있었던 XTOL현생액은 여러가지 난관과 문제 그리고 골치아픈 상황으로 인한 좌절과 폐배감을 맛보기에 충분한, 아주 콧대가 높고 도도한 현상액이다.
코닥의 공식 안내문의 의하면 Easy to Use 라는 말이 당당하게 박혀 있는데
이건 순 거짓말이다. 절대 믿지 말라. 물론 일정 부분은 코닥의 주장이 확실히 맞는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실온에서 (예전같이 50~55도의 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다!) 곧장 바로 가루를 희석 할 수 있고, 스톡 솔루션으로 가루를 희석시에 보관기간도 상당히 길다. 그야 말로 Dektol같은 현상액에 비하면 엄청나기 긴 보관수명이다. 무엇보다 분말형태의 현상액 임에도 불구라고, 여타 지금까지 존재했던 수많은 분말형태의 현상액이 꼭 거쳐야 했던 하루 숙성과정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미처 다 녹지 못한 성분이 완전히 이온화 되는대까지 걸리는 시간이 하루다) XTOL을 타서 곧장 쓸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Easy to Use라는 문장에 있어서 \’ Use \’ 라는 단어에 대한 뜻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실지 현상에 있어선 이만저만 까다로운게 아니다. 평범하게 쓰려면 평범하게 쓸 수 있지만, 그래선 그 결과가 딱 그만큼 정직하게 나와준다. (그거야 여느 현생악도 어느정도 마찬가지겠지만, XTOL은 유난히 심하다)
어느 외국 포럼에 쓰여있던 XTOL의 관한 글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것은 메우 뷰~우티푸~울 한 현상액이다. 당신은 코닥에게 머리를 숙여 감사해 할것이다. 그러나 XTOL을 완전히 너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과 인내심이 필요 할 것이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한동안 XTOL을 쭉 써오다가 약품이 똑 떨어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D76을 다시 사용하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다시 쓰고 싶지 않다. 사람의 눈이란 이다지도 간사하다.
충무로에 있는 코닥 프로센터에 XTOL을 20봉 주문했다. 2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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