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1710장의 사진중에서, 1494장을 1차 셀렉트를 했다.
그리고 오늘 7차 셀렉트까지 가서 74장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기초적인 의미구조의 뼈대를 만들고, 정리하고 그것을 분리하고 그것을 합치고 그렇게 합쳐진 몇개의 덩어리들을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까지가 현재 내가 한 작업이다. 조금 더 욕심을 버려서 가지를 쳐내고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새어나가는 곳은 없는지 점검하고, 숨구멍은 제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알맞게 \’각자의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조율해주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조율을 한번 더 하고 나면, 일단 작품은 완성 될 것이다.

실질적 촬영을 제외한, 작업의 실질적 작업은 2월 부터 시작했다고 난 생각한다. 어쩌면 그때가 오기를 난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 때가 되어야만 시작 할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작업을 위한 기다림 이었는지, 아니면 올것이 왔다, 라는 감각을 기다린 것인지, 아니면 올것이 왔기 때문에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단지 난 흐름속에 날 부유 시키는 것 이외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대로 가라 앉으면, 질식 할것임을 난 똑똑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반년 만에 드디어 완성에 가까워 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언제부터 시작해서 언제까지가 끝이였는지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당연한듯 앞으로도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자조만으로 버텨내기엔 인간은 언제나 외로움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그렇게 걸어 나아가는 것 밖엔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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