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우연하게 구한 산타나의 슈퍼 내츄럴 라이브 DVD를 봤다.
특별한 기교가 있는것도 아닌, 산타나 답게 그저 편안히 리프 하나 하나를 슈퍼 내츄럴 하게 연주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 없는 눈빛과 동작과 웃음과 에너지를 주고 받고 섞고 교통하며 음악을 들려준다.
아니, 서로와 서로가 그 무엇인가를 느낀다. 그 웃음 속에는 이미 어떤 종류의 완벽히 결정화 되어버린 아름다움이 있다.

살짝 어긋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하나의 소리가 인간을 인간 이상으로 만드는, 어쩌면 승화라는 단어마저도 약간 게걸스럽게 들릴 정도의 자연스러움이 녹아있다.

음악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음악이란, 사람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가!

음악과 사진은 유사한 점이 너무나도 많다.
라이브가 끝나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소리와 리듬과 에너지와 기쁨과 미소와 아름다움이 몸에서 떠나질 않는다. 하지만 순간 몸이 멈춘다.

유사한 점이 너무나도 많은 사진과 음악이지만, 사진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기엔 너무나도 힘이 든다.
기껏 해야 담배 한개비 태울 정도의 것이, 지금 나의 한계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항상 음악에 대한 열등감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서로 비슷한 것이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열등감에서 더더욱 벗어나기 힘들게 만든다.

내가 죽기 이전에 \’무엇인가에서 부터 무엇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니, 사진으로 애초에 그러한 것이 가능 한 것인가. 어쩌면 애초에 내 생각 자체가 틀린 것인가.

포기 해버리기엔 나의 열등감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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