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다르지 않다.

여름의 일본이라는 것을 가보고 싶어졌다.
간다 한들 아무것도 없겠지만.

딱히 마쯔리 라던가 흔해빠진 부채를 들고 있는
유타카 아가씨라던가 그런걸 보고 싶다기 보다는.

그렇게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는 거리라는 곳에서의
혼자 여름을 \’걷고싶다\’라는 느낌이다.
미치도록 더운 도쿄의 어딘가에 있던 몇평 안되는 놀이터에
목을 땅에 쳐박아놓고 죽어있는 기린동상과 그 뒤에 있던 매정한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그렇게 정지된 듯한 그곳을.
매미는 죽을려고 악을 쓰는것 처럼 울고 있는 그 거리를.

물론, 오다이바 따위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결국. 어느 곳이든, 날 기다리는 것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오겠지.

어쩌면. 난,
절대적으로 날 기다려주는
그 무엇을 원하고 있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절대적\’으로 말이다.
그렇게 절대적으로 날 기다려주는
그렇게 날 맞이해주는
그 무엇 말이다.

사진따위가 아닌.

아마. 내가 이런 소리를 지껄이는 것은
조금은 지쳤기 때문이 아닐까,
혹은 아까 마신 술때문이 아닐까 라고 자위한다.

그래서 아주 약간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붉은 밤, 홀로 암실에서 프린트를 하는것도,
길을 걷는것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누군가 옆에 있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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