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하지만 수긍이 되는 세계.

빛이 엷은 어둠이 깔려
깊은 물속 같은  감촉이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을터인데.

무언가를 하다 갑자기 맥이
풀려 몸이 흐물해질때 어떤 소리가 들렸다.

목탁 소리다.
일요일밤이 끝나고 월요일이 된지 막 1시간 30분이 지난 참이다.

목소리가 들렸다. 엷지만 분명한 울림이 되어 먼길을 돌아,
꼭꼭 닫아놓은 작업실 창문을 훑어 나에게 들어왔다.
정확한 발음을 구분하긴 어려웠지만 언듯 반야심경으로 들렸다.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묵상하고 있는 느낌이다.
단지 묵상하고 있는게 아닐까라고.
여름이라곤 하지만 아직 매미가 울지는 않는 그런 날이다.

10여분이 지난 후에 목탁 소리가 멈추고 갑자기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무엇이였던걸까.

그로부터 몇분 지나지 않아 다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아무런 소리도 없다. 무척 조용하다.

아마 그렇게 다시 몇분인가 앉아있었던것 같다.
담배가 무척 피고 싶었는데도 몸은 내 마음과 달리 움직이지 않았다.
난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로부터 다시 몇분 후, 정적을 깨고 자동차의 엔진 소리와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와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를 세번 들었다.

이제서야 겨우 몸을 움직여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요상하면서도,
너무나도 당연하게 수긍되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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