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강연자의 최악의 악몽.

TED는 대략 3~4년 전 부터 간간히 즐겨보는 편이다. 아주 사사로운 것에서 시작한 발견이 직관과 객관의 정제를 통하여 어떠한 깨달음에 이르는 여정에서 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나의 지쳐있던 심신의 환기를 시켜줄때가 있어서 보곤 한다.

하지만 TED 강연이라는게 보고 있다보면 마련된 시간안에 최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야 하는것이고 내용의 대부분은 무척 진지한 것들이다 보니, 살짝 깊은 내용이다 싶은 경우엔 에너지 소비가 크고, 또한 전체적으로 강연의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한번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한숨에 받아들인 후 다시 정리하여 나 나름의 정제를 하여 받아들이기 힘들때가 있곤 하다.

다시 말해 강연하는 사람도, 강연을 듣는 사람도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 있기 마련인 분위기가 TED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TED 영상은 무척 흥미롭다. 혹여나 TED 같은 자리에서 어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라고 말할 사람이 분명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의외로 미국 사람들 중에도 그런 반응을 보인 스레드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TED 강연의 연속되고 일관된 템포를 생각 해본다면, 자칫 쉽게 지칠수도 있음을 고려 할때 이런 이벤트는 오히려 TED 스럽다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을 해본 적이 있거나 강의를 해본 사람이라면 아무리 준비를 완벽히 했다 하더라도 혹여나 저런 상황이 발생하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것이 보통이고, 매우 중요한 건의 경우 혹여나 발생할지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아에 백업용으로 컴퓨터 한대를 더 준비 하는 경우도 일반적일 정도니 말이다.

위의 경우 진짜 TED의 중요 강연으로서 내용은 아니고 다음 강연으로 넘어가기 전 막간을 이용한 이벤트가 아닐까 싶은데, 이러한 것을 같이 나누고 리프레쉬 하는 식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은듯 해서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이 동영상 내용중엔 Mac OS X 이후의 맥을 썼던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커널 패닉\’ 화면이 잠시 나오는데 이때 TED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일순 커지는 것을 캐치 하고 슬그머니 웃었던 당신이라면, 제법 오랫동안 Mac OS X을 사용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P.S 그래도 아주 예전에 비하면 비치 발리볼은 거의 보기 힘들어 졌지. 커널 패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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