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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십여만장의 사진중 마지막 사진을 보았다. 8개월 걸려 전부 보았다. 이 만큼의 시간이 필요 했던것이였다고 편하게 말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필요와는 다른 그 만큼의 시간이 걸린것 이라고 하는 쪽이 아주 약간 더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남겨진 사진 2982장.
시간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희안하다. 분명 지옥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8개월 이였다. 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뿌리부터 박살나며 쇳냄새가 베어있는 피가 사방에 흩뿌려지며 철두철미하게 부정되었다. 시간은 너무나 더디게 흐르고 너무나 얼척 없이 사라진다.

뭔가 할 말이 분명 있는듯 한데, 몇 십분째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손가락만 올려두고 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껏 살고 겪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만들어왔던 모든 것들이 적어도 지금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뭔가를 발견 한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행복한 한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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