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df_Mutter

라이터

정말 못난 소리지만, 요즘들어 다대포에 사진찍으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썩 기분좋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치기어린 소유욕 때문도 있겠거니와 다대포는 이러한 곳인데 왜 저렇게… 라는 분명 못난 아집과 심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다대포 입장에서 보면 결국 나 또한 이물질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지만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이 많은 다대포 라는건 나에겐 미묘한 이물감으로 가다온다.

혼자서 맘 편안히 갈 수 있었던 조용한 바가 있었는데, 어느날 손님들이 바글거리고 있고, 목소리가 커서 음악도 잘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억지로 맥주를 시켰지만 10분을 버티지 못한체 술값을 치르고 나와버리는 밤 2시 46분쯤의 기분인 것이다.

그런 날도 있는 것이고, 평소 조용한 가계 (장사가 잘 안되는) 주인장 입장을 생각한다면 장사가 잘 되고 그 가계가 망하지 않도록 운영이 될 수 있는 것에 그 손님들에 대해서 내가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고 나면 괜히 짖굳게 담배 한개비 물어 재끼고 멀쩡한 라이터(그 상황에선 불이 유난히 잘 켜지지 않는) 에게 화를 낸다. 역시 심뽀가 고약하고, 근성이 나약한 탓이다.

하지만 밤 2시 46분의 기분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결국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것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아는 동생놈이 사온 맥주 한병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무엇인가 어슴푸레한 반투명의 막이 몸을 휘감았다.

딱히 무슨 생각을 한것도 아닌데, 무엇인가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있던것 같다.
불꺼진 작업실 언저리를 걸어 담배를 물었다.
무엇인가 눅눅한 기분이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서 여전히 담배를 물고 있는 나 자신과
지금 이 순간 터벅버리는 타이핑 소리를 스스로 들으면서
무엇인가 멍한 기분이 되어버렸다.

무엇을 쓰고 있는것인지 나도 알 수 없다.

소나기.

뭔가 대단히 욕구 불만이 된 상태라는 감각.
무엇인가 하염없이 책상머리 앞에 앉아있지만,
무엇인가 가득찬 욕구불만 때문에 이상스레 만치 떠날수가 없다.

오늘 하루종일 난 무엇을 했던 것이었는가.

갑자기 바깥에서 우렁찬 소나기의 파열음이 들린다.

갑자기

자고 싶어졌다.

짜증

짜증이 팍팍 나는 것은 일차적으로 나의 수양 부족이 이유다.

하지만 그것 보다도, 무엇이 옮고 그름인가에 대해서 때문이기도 하다.
– 이것은 더 옮고, 더 그름이 없는 문제다. 당연하지 않은가?

앙드레 케르테츠가 지하에서 지긋히 웃고만 있는듯 하다.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해서

오늘 저녁에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해서, 그간 미루어 두었던
선풍기를 꺼내어 청소를 했다.

먼저 안전망의 고리를 떼어내고, 망을 걷어낸 다음, 날개의 나사를 풀고
날개를 때어낸다. 뒷 망도 때어내고 모터 커버도 분해했다.
먼지가 시커멓게 올라와 있다.

실은 몇일 전 부터 꺼낼까 꺼낼까 싶었지만, 비도 오고 귀찮기도 하고
게다가 조금 덥긴 하지만, 진정한 여름이 오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뭐랄까… 선풍기를 꺼낸다는건 \’여름\’ 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부품을 모두 분해해서 물로 씻어내고 남은 먼지를 수세미로 깎아내고 얼마간 건조를 시켰다. 그리고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을 다 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돌리는 선풍기를 바라보면서 문득, 의어없게도 이런식으로 여름이 와버린건가 라는 생각이 들자 괜스레 피식거리는 웃음이 나올려고 한다.

정확한 여름 따위는 없다. 그건 어느것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느끼고,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지금은 시원한 바람이 날 상쾌하게 해주고 있다.

추신 : 모기장도 설치했다.

예전 게시물을 뒤적거리다가…

스페이스 채널 파이브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 메이커는 세가소속  United Game Artists

세가 사훈에 대한 글을 봤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세가사훈-창조는 생명

아주 예전부터 세가를 생각한다면 당연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사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러니까 세가가 망했지.

이젠 SEGA라는 아름다운 로고가 찍힌 소프트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태풍은 별 이야기 없이 잘 지나갔다.

술을 마시고 돌아와 머리름 감고 샤워를 했다.

문득 화장실에 걸려있는 손바닥만한 거울로 내 얼굴을 보았다.
수염이 자라고 있다.

차가운 물 한모금 마셨다.

창밖 2~300미터 쯤에서 차가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

내 책상 위에는
고양이 인형 (?)이 6마리가 있다.

곧 태풍이 온다고 한다.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지.

하지만 이번엔 어디로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흰색옷을 입은 여자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Soledad

기분이 우울하니

축축해서 좋군.

흠.

이쁜 여자아이랑

스튜디오 촬영이 하고 싶어지는 날. 이다.

© Wonzu Au / No use without prior permission other than non-commercial use. / 비상업적 용도 이외의 사전 허가없이 사용을 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