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df_Mutter

소나기.

뭔가 대단히 욕구 불만이 된 상태라는 감각.
무엇인가 하염없이 책상머리 앞에 앉아있지만,
무엇인가 가득찬 욕구불만 때문에 이상스레 만치 떠날수가 없다.

오늘 하루종일 난 무엇을 했던 것이었는가.

갑자기 바깥에서 우렁찬 소나기의 파열음이 들린다.

갑자기

자고 싶어졌다.

짜증

짜증이 팍팍 나는 것은 일차적으로 나의 수양 부족이 이유다.

하지만 그것 보다도, 무엇이 옮고 그름인가에 대해서 때문이기도 하다.
– 이것은 더 옮고, 더 그름이 없는 문제다. 당연하지 않은가?

앙드레 케르테츠가 지하에서 지긋히 웃고만 있는듯 하다.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해서

오늘 저녁에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해서, 그간 미루어 두었던
선풍기를 꺼내어 청소를 했다.

먼저 안전망의 고리를 떼어내고, 망을 걷어낸 다음, 날개의 나사를 풀고
날개를 때어낸다. 뒷 망도 때어내고 모터 커버도 분해했다.
먼지가 시커멓게 올라와 있다.

실은 몇일 전 부터 꺼낼까 꺼낼까 싶었지만, 비도 오고 귀찮기도 하고
게다가 조금 덥긴 하지만, 진정한 여름이 오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뭐랄까… 선풍기를 꺼낸다는건 \’여름\’ 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부품을 모두 분해해서 물로 씻어내고 남은 먼지를 수세미로 깎아내고 얼마간 건조를 시켰다. 그리고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을 다 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돌리는 선풍기를 바라보면서 문득, 의어없게도 이런식으로 여름이 와버린건가 라는 생각이 들자 괜스레 피식거리는 웃음이 나올려고 한다.

정확한 여름 따위는 없다. 그건 어느것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느끼고,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지금은 시원한 바람이 날 상쾌하게 해주고 있다.

추신 : 모기장도 설치했다.

예전 게시물을 뒤적거리다가…

스페이스 채널 파이브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 메이커는 세가소속  United Game Artists

세가 사훈에 대한 글을 봤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세가사훈-창조는 생명

아주 예전부터 세가를 생각한다면 당연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사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러니까 세가가 망했지.

이젠 SEGA라는 아름다운 로고가 찍힌 소프트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태풍은 별 이야기 없이 잘 지나갔다.

술을 마시고 돌아와 머리름 감고 샤워를 했다.

문득 화장실에 걸려있는 손바닥만한 거울로 내 얼굴을 보았다.
수염이 자라고 있다.

차가운 물 한모금 마셨다.

창밖 2~300미터 쯤에서 차가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

내 책상 위에는
고양이 인형 (?)이 6마리가 있다.

곧 태풍이 온다고 한다.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지.

하지만 이번엔 어디로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흰색옷을 입은 여자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Soledad

기분이 우울하니

축축해서 좋군.

흠.

이쁜 여자아이랑

스튜디오 촬영이 하고 싶어지는 날. 이다.

살다보니…

어디서 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겐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소중한 사람들은 역시 날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일분, 한시간, 하루, 한달, 일년 이렇게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짐으로써 완성을 시킨다. 그렇게 머무는 사람, 같이 가고 있는 사람, 방향이 달라진 사람, 사라진 사람, 나타난 사람도 있을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P군, Y형, J형은 많이 가깝게 지낸 사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 자신의 일이 바쁘게 지내고, 나이가 들어가며
서로의 얼굴을 직접 볼 시간은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딱히 얼굴 보지 않아도 별 걱정없고, 그냥 별 탈 없이 잘 살겠지. 딱히 연락없는걸 보니 사고는 없는것 같군. 이라는 식의 관계가 된것은 2~3년 전 부터였다.

어쩌다 얼굴 본다고 하더라도 딱히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고, 당연히 뭔가 아주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그다지 없다. 그냥 평소에 하는 별 시덥잖은 소소한 이야기들, 그다지 의미부여할만한 일이 없는 그런 자신들의 이야기들. 그렇게 술한잔 하고, 약간의 취기가 오르면 그냥 편해지는 그런 느낌.

각자의 생활속에 한번에 모여 얼굴 볼 기회는 이젠 거의 없어진것 같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고맙게 느끼고 있다.

나를 이루고 있는것은 나 자신에 의해서 이기도 하지만, 나의 소중한 사람과 소중하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잘나봐야 사람이 없으면 달리 의미가 없다. 나를 지금껏 존재 할 수 있게, 견딜 수 있게 그리고 앞으로 계속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고개 숙여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갚을만한꺼리 따위 전혀 가지고 있는게 없고, 이런저런 신세를 지고 있는것 밖에 없다. 그래서, 나중에 (이 나중에 라는것은 항상 비극적인 요소가 포함되기 마련이지만) 잘 되고 나면, 화끈하게 갚아주리라. 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날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그리고 날 싫어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 하고 싶다.

추신 : 정말 고맙소.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정말 화끈하게 갚으리라.

……

필름 현상을 마치고, 잠시 시간을 두고 머리가 멍해졌다.

가끔은 내가 똑똑한건지 멍청한건지 알 수 없을때가 있다.

약 3~4주 동안 냉장고에 고히 모셔두었던 마지막 버드 한병을
꺼내 들어 한모금을 마셨다.

썩은 보릿물의 알싸한 맛이 식도를 타고 위장을 따라서 다시 어깨로 올라와선 굳어있던 몸을 노곤히 풀어준다. 손목시계에선 찟 찟 소리가 들린다.

이 짧은 문장 몇개를 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이 일기를 쓸때 맥주를 가져와 지금 이 문장을 치고 있을때 남은 맥주는 반모금 남았을 뿐이다.

내가 맥주 마시는 속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짐작이 가겠지.

그 시간동안 뭘 했는고 하니, 핏줄기속에서 알콜이 도는 열기를 무심함을 숨소리를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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