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세개 짜리 땟목.

문득, 뒷 정수리쪽이 뻣뻣 해지면서 몸이 노곤해지기 시작 할때면
한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전혀 연결고리가 있을법 하지 않는 느낌이 들지만, 나의 경우 대부분 이런식으로
연결이 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급류를 탄 조그만 나무 3개를 엮어 만든 땟목에 몸은 휘청휘청 거리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 가속하기 시작한다.

머리와 마음속은 이렇게 번잡스럽기 시작하지만, 바로 이때가 좋을때다. 그간 하기 싫었던 일, 밀렸던 일, 귀찮지만 억지로라도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기엔, 이런 상태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한가지 더 첨부하자면 단순 반복 노동집약적인 일이 좋다.

이것이 이토록 포지티브하게 흘러만 준다면야 이런 복잡스런 심경도 나름대로 즐겁게 즐겨 볼만도(?) 하지만, 마음이 침잠하기 시작하면 이미 이것은 고통이다. 그렇게 발작성 우울증은 시작이 된다.

몇일전인지 몇주전인지, 발작성 우울증이 시작되었다고 썼었다. 그리고 그 상태는 악착같이 지금도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차라리 몸 전체에서 신문지를 졸여 놓은듯한 회색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올땐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어떤 의미에서 고통스러운것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일땐 몸도 마음도 몹시 피곤해진다.

아, 어쩌면 이게 진짜 \’우울\’이라는 건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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