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idn\’t come

아주, 예전부터 불과 몇년 전까지 나의 눈매라는 것은 날카롭다 못해서 아플정도의 눈빛을 지녔던것 같다. 아마도.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건들기만 해도 베일것 같던 나의 모습은 어느덧 나름대로 모양과 형태를 잡아가고, 조금 정도는 둥글둥글하게 변한 부분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을 느끼고, 바라보고, 다시 느끼고 행동한다던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바라보고, 행동한다던지. 둘중 어떤 시퀀스가 되었던 그러한 프로세스의 결과라는 것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부드러워진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매섭던 눈매는 조금은 녹녹해지고, 약간씩 쳐져갔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이러한 많은 (나에게 있어선 정말 많은 것 이다) 것들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머리에 총알이 관통당한듯한 충격의 번쩍임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훑고 지나갔다.

30분도 넘게 아무말 하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겨우 담배 두가치를 태워내며, 겨우 겨우 사진 서너장을 찍어내며 사지가 찢겨나갈 것 같은 심신을 겨우 겨우 버텨낼려고 노력 하는것이 고작이었다.

무섭도록, 정말 눈물이 찔끔 날 만큼 무서웠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조금은 흘렸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렇듯, 그럴땐 난 항상 무표정이다.
실상, 바뀐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모든건 Norah Jones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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