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가 넘는 시각에 작업실 창문 밖으로 곡 소리가 들렸다.
가늘고 찢어질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무심히 귓가를 거슬리게 했다.
갑자기 짜증이나 창문 넘어 밑을 보니 여자는 웃옷이 완전 벗겨진체 젖어있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고, 남자는 선체로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며 노려보고 있었다.
남의 일에 참견하기 싫고, 무엇보다 저런 일엔 끼어들어 봤자 좋은일 하나도 없다.한마디로 귀찮다는 느낌 외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생각을 하는 사이에 카메라가 생각이 났다. 하지만 최소한 그것 만큼은 하지 않는게 옮다고 생각했다. 포토 저널리스트로의 입장으로 본다면 실격이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계속 여자는 울부짖고 있었다. 약간 짜증이 밀려와 창밖을 내려다 보니, 주저앉아 있는 여자에게 발로 배를 차려는 듯한 동작을 하려는 듯 보였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것이다. 갑자기 울분이 치밀어 신발을 신고 작업실의 계단을 내려와 그 장소에 갔다.
일단 상황을 주시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곳을 천천히 눈으로 햛으며 보고 있다가 왠지 너무 측은하게 느껴졌다. 남자는 벌거벗겨진 여자에게 욕설을 하며 찢어진 옷을 억지로 입히려 하고 있었다. 그 상황을 말똥말똥 지켜보는 것은 그 여자에겐 왠지 수치심을 더 불러 일으킬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귀를 열어 두었다. 여차 싶으면 뛰어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미 주위에 어떤 사람이 그 광경을 보고 경찰에 신고 했었나 보다.
경찰차가 다가오고 두 사람은 경찰차에 실려감으로써 일단 상황은 종료 되었다.
한가지 아직까지도 귀에 맴도는 것은 그리고 눈에 맴도는 것은 그 남자의 너무나도 당당한 모습과 언행이었던 것이다. 타인의 개인사에 참견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리고 그 둘의 사이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여자에게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절대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으로써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그 사람은 스스로 남자임을 포기함과 동시에 한명의 사람으로써 인간으로써 포기한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이 어떻게 저들로 하여금 저런 상황을 만들게 되었나를 생각나면 씁쓸하기 그지 없다.
왜냐면 이유나 상황보다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난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내 생각엔 \’잘못\’ 이라는 것은 혼자 잘못해서 만은 잘못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한명이 잘못을 하더라도 다른 한쪽이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더 좋은 기회와 상황이 올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오해하고 싸우기도 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떨땐, 그러한 불행스러운 일 뒤에 서로의 대한 이해(혹은 그와 유사한)가 더욱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곤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면, 여자쪽도 무엇인가 그 남자에게 잘못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남자 또한 그 여자에게 잘못을 한 것이다. 잘못한것 까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그런식으로 하면 안되는 것이다.
왜 그 남자는 자기 스스로의 존엄성을 버려야 했던 것일까, 혹은 버렸던 것일까…
왠지 입안에서 피냄새가 도는것 같다.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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