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야 조금씩 이런것도, 저런것도 해보고, 다른 사람 사진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뭔가 조금씩 다른쪽으로의 실험이랄까. 시도랄까.
혹은 뭔가 지금까지의 내가 사진을 찍던 어떤 스타일(이라는게 존재했었다면..)의 변화라던지..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그리고 작업을 하고 있다. 그야 물론 결과물은 언제나 불만족, 불협화음, 불균형, 재미없음, 임팩트 없음, 몰입감 없음, 등의 사진들만 잔뜩 만들어 내고 있는것 같다. 물론 위에 나열한 것들이 100% 전부 만족된다고 해도. 그게 좋은 사진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말 할수 없다.
난 사람 보는걸 참 좋아한다.
그냥 문뜩 마냥, 아무생각 없이 멍하게 사람들을 그 얼굴들을, 그 눈썹들을, 그 눈가를, 그 눈동자를, 그 입술, 입가, 볼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의 얼굴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고, 아무리 봐도 항상 같은 얼굴은 그다지 없다.(라고 난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난 뭔가 의식적으로 방향성같은것 생각하지 않아도 다른 종류의 사진 보다는 인물사진쪽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뭔가 어떤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것에 있어서. 상대방의 기분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보는 마음, 그리고 그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다시 반영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오는 그런 짧막 잛막한 느낌에 난 흥분하고 자극받곤 한다.
이런 시기가 있었다.
처음엔 눈으로 보는게 좋았다. 그 후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서 보는게 더 좋았다.
제한된 시야. 당연히 파인더를 통해서 보게되면 더 잘 보이고 더 잘 느껴지게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느껴낼 수 있는것도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확히 논리적으로 100% 확정된 느낌이 아닌.. 그것이 오해, 혹은 편린의 조각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으로 눈으로 느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다시 그냥 눈으로 보는게 더 좋아졌다.
최근에 들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 아무렴 어때.
눈으로 보든, 파인더로 보든. 그런것. 따로 생각해서 뭐하나…라고.
그러면서 갑자기 생각난것은 지금껏 난 뭘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거지? 라고. 그러고 나니…
갑자기 사진이 찍혀지질 않는다. 왠지 애벌래가 변태하고 하고 남아버린 유충 껍데기만 찍는것 같다.
물론 답은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진실은 아니고, 정답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난할수있는 도피처도 아니고, 이성적인 안식처도 못된다. 오히려 그게 날 다 옮아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침이라도 한번 밷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물질이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컨데 이런 식으로.
나 : 퉤잇
답 : 왜 밷는거야?
나 : 난 네가 싫어.
답 : 싫으면 싫은거지 왜 침은 밷고 난리야?
나 : 나도 몰라. 그냥 그러고 싶었어.
답 : 바보구나?
나 : 응
답 : 난 네가 싫치는 않아.
나 : 난 네가 싫어. 하지만 그렇다고 싫치는 않아.
답 : 이상한 소리만 하는군
나 : 바보라서 그래.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어 너에게..
답 : 뭐?
나 : 그런데………. ‘네가 답’이니?
뭐 이런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시츄에이션이라고 하더라도 어짜피 뒤에 나올 이야기들 역시 뻔한 이야기… 오래 해먹은 이야기, 지겨운 이야기….
딱히 뭔가 굉장히 획기적이고 뭔가 눈에 번쩍 뜨일만한 어떤걸 바라는건 아니다.(그야 역시 있는쪽이라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법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도구가 아니다. 음.. 그래..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있는 그대로, 퉁김이 있는 기타의 울림이라던지, 그 기타통이 울려버리는 공기감이라던지, 적적한 공기 소리라던지, 한밤중에 위이잉하고 돌아가다가 갑자기 질식사하는것 같은 냉장고 소리라던지, 그 뒤에 오는 적막함이라던지, 혹은…………………
사람의 눈이라던지.
난 그런게 좋다.
그리고.
이 일기를 쓰는 도중 갑자기 토한 한숨 소리도 난 싫어할수만은 없다.
어찌되었건… 모든것은 결국 자기 편한데로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느낌이 있고 흐름이 있다. 자기 나름대로, 혹은 자기 편한데로..
그래서.. 난 입을 다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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