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 레테르.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무엇 하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없으며, (같은 말 같지만 엄연히 다른 말이다)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아무것도 꺠달을 수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으고, 아무것도 전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심지어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그런 상태 말이다. 그 무엇에도 다다를 수 없다. 라는 그런 것 말이다.

하긴 생각을 해보면 무엇엔가 다다른다는 것 자체가 존재 할 수 있는지 아닌지, 아니 심지어 \’그것\’이 언어로써 다다른다 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될 수 있는 것이기나 한건지..

너무나도 부정확스러운 기호만이 덩그라니 남아서, 날이 무딘 사람만한 칼로 전깃줄을 찢어내듯 펄떡펄떡 남아있는 \’기호\’가 우주에 에테르 처럼 떠있는 듯 하다.
(에테르 이론은 이미 예전에 파기된 개념이긴 하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이미지.

천사의 알. 이라는 작품을 보면, 이런 갈증이 조금 풀릴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에겐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는것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게 느낄 순 없지만. 한가지 희미하게 나마 알 수 있는 것은, 정직 할것 이다.

과연 난 얼마나 정직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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