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중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무엇때문인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무엇이 날 답답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그 무엇\’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 눈앞에 보일듯 할때, 생각의 두껑을 닫아버렸다.
아마도 거기서 조금 더 생각을 했었더라면, 그 무엇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냥 알 수 있게 되는 것 종류의 것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난 어째서 두껑을 닫아버렸던 것일까.
무엇이 날 그토록 두렵게 만든 것인가.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 무엇은 과연 정말 무엇이었던가.
잠들지 못한체 의자에 앉아선 예전에 선물받았던 쿠바산 시가를 보고 있다. 아주 좋은 일이 생겼을때 꼭 피우리라고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것이다. 일본에서의 개인전 결정이 서신으로 날라왔을땐 정신이 없어서 시가를 피울 정신도 없었다.
난 여전히 의자에 앉은체 손에 올려진 쿠바산 시가를 물끄러미 보면서 피우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처음 이 시가의 역활이 \’설정\’ 되어진 상황에서 지금 이런 상태일때 피워버리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생각한다.
하지만 어짜피 그 시가의 역활은 애초 내가 설정해버렸던 것이고 시가는 애초에 아무런 의미가 없이 단지 시가일 뿐이다. 때문에 설정 혹은 의미를 바꾼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될건 없다.
그래. 피우는 것 자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냥 피우면 되는 거지.
하지만 그렇게 마음 먹은 직후 내 손바닥 위에 있던 시가는 서랍속으로 다시 조용히 들어간다. 이젠 언제 피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혹은 아마도 그렇게 \’설정\’되어져버린 시가가 남아있다.
그런 기분이다.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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