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뒤숭숭하고 정리되지 못한 (혹은 정리하고 싶지 않은) 생각 덕분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무료하게 앉아 머리를 비우고 내일 해야 할 것과 모레 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을때, 창문 밖으로 자동차 바퀴소리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 부터 내렸던 비였을까, 물 먹은 자동차 바퀴 소리는 들리지 않고, 창문틀에 찌그러져있는 물길 흐르는 소리와 하늘에서 부터 지상까지 10Km를 날아와 땅에 부서지는 물소리만 들린다. 이런 날은 고양이가 울어대는, 혼자 작업실에 있을때 간혹 소름 끼치도록 사무치는 애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 이런 날은 고양이들도 조용히 있는 것이다.
내일은 일어나서 우산을 쓰고 나가자.
안쪽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놓여 있는 우산을 쓰고 나가자.
바깥 쪽엔 칠흑 같은 검은색이 \’씌여있는\’ 우산을 쓰고 나가자.
이제 곧 봄의 시작이다…
200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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