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들어온 렌즈에 대한 화각 적응과 렌즈의 특성을 몸에 새겨넣기 위해 거의 붙박이 처럼 마운트 되었던 105mm Micro 렌즈를 분리시키고 한달 하고도 2주일 만에 45mm렌즈를 마운트 시켰다.
그리고 파인더를 마주하는 순간, 아득한 진공감이 느껴진다.
일종의 현기증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굉장히 그립지만 어느 구석엔가 항상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슬픈, 바로 그 느낌이다. 50mm가 아닌, 하필 왜 45mm를 난 마운트 하였던 것인가.
그리고 한컷을 찍고, 걷고 버스를 타고 음악을 듣고 내려서 또 한컷을 찍고
그렇게 토해내듯 한컷씩 찍어갈때마다 무엇인가를 비워나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무거워짐을 느낀다.
지긋지긋하던 봄은 이제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었다.
척추 속에 박혀있는 얼음 알갱이들은 그딴건 상관없다는듯 여전히
날 차갑게 만든다.
200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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