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컵을 하나씩 깼다.
물론 그것에는 합당한 이유 같은것 이라던가 당위성 같은건 존재하지 않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이 그 위치에 있었고 그것에 부주의(혹은 인식을 하지 못함)에서 오는 우연성에 의해 때마침 컵이 깨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컵이 깨질때 마다 난 생각한다.
깨졌다 라는 것은 당위성이라던가 합당한 이유를 뛰어넘는 무엇이 있다고 말이다. 그 컵을 인식하지 못함이라는 것이든, 그 컵에 어떤 의미가 있고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깨져버리는 컵의 무상함은 때론 나를 소스라치게 공포감과 비슷한 것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바라보는 눈은 언제나 무색한 빛일 뿐일테지만.
2006-11-03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