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아침의 경계 사이에 새가 운다.
깍깍 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까마귀가 우는가 싶다.
나의 왼쪽 귀 위에서 울다가 이내 오른쪽 아래로 소리가 들린다.
어슴푸름한 엷은 광선의 공기가 5분마다 달라진다. 5분. 그리고 또 5분 마다 세계는 다른 것을 보여준다. 점토처럼 쌓여간 5분이 모여 창백한 푸른빛은 사라지고 색들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적막함 속에 공기가 흐르는 소리는 나를 포근하게 혹은 날카로운 날로 심장의 언저리를 슬쩍 베어놓고 간다. 피는 흐르지 않는다. 무거운 둔통이 입을 다문 목구멍으로 오르는 것 뿐이다.
대기음 속에 어느덧 자동차의 흔적소리가 들린다.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름의 시작은 더디기만 하다. 5분의 시간이 쌓여 마침내 색은 제자리를 찾았다. 허나 우리는 알고 있다. 애초 원래의 색은 없었다는 것을. 그것은 단지 빛이 우리의 시신경을 특정하게 자극 하는 \’반사된\’ 것 일 뿐이라는 것을.
까마귀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울고 있다.
이제 눈과 귀와 입을 닫고 자야 할 시간이다.
새벽과 아침사이의 경계.
콧물 흘리던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 계속 좋아한 몇 안되는 것이다.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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