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말하는건 힘들다.

보통 말하는것 자체를 힘들어 한다던지, 갑갑함을 느낀다던지 하는
그런종류의 사람이라던가 그런 종류의 시기라던지 그런게 있는것 같다.
(그렇다고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나오코 같이 언어상실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음. 아니 어찌 보면 흡사할런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그다지 뭐 아무렴 어때라던지 ‘그래서 사진을 찍는거야’ 라던지 그런 말을 하는것 조차도 지처버리는 일이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야 틀림없이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가 느꼈던것을 혹은 전할것(만약에 그런게 있다면)이 제대로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 겁이 난다던지 혹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꺼야 라던지 그런게 깔려있어서 그럴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건방지다던가 오만하다던가 그런것이 틀림없이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난 ‘말’하는것 보다는 사진을 ‘만들어 내는것’쪽이 더 뭔가를 잘 전달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자 어느새 한편으로 오히려 더 내가 ‘만든’ 사진을 말로 바꾸어 설명을 넣어야 할때는 정말이지 무척, 무척이나 아주 곤란하고 힘든기분이 들때가 있다.

단순히 어휘력이라던지 사고의 범위라던지 그런 ‘단어’들을 떠나서
무척 곤란해지도 마는것이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어쩔수 없이 꼭 해야만 할때가 있다.
그럴땐 난 무척 답답해져버리고 가슴속에 있던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입으로 내밷고 있는것이다. 그런 ‘감촉’이 느껴저버리게 되면
왠지 우울해저 버린다.

그래 뭐 아무렴 어때 싶어도.

찍는사람이 다르면 사진도 다르게 나와야 된다는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난 생각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이 다르면 느낌, 감상, 감정, 의미, 냄새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굳이 뭔가 저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의미로 저런걸 만들어냈을까라는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느낌, 감정이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그것은 만든사람의 감정, 감촉과 같을수도 비슷할수도 혹은 다를수도 있을것이다.

뭔가 내 사진에 대한 감상자에 대한 나의 소위 말하는 ‘제작의도'(이런 말은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것처럼 느껴진다)가 ‘온건히’ 전달되지 않을까봐 굳이 말로 가두고, 이해하지 못할까봐 언어로, 말로 방부처리를 하고 싶진 않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그것이 따뜻한것이든 차가운것이든 부드러운것이든 아픈것이든 행복한것이든 딱딱한것이든 우울한것이든

뭔가를 느낄수만 있었다면. 그렇다면 난 그것으로 족하다.

역시 말 하는건 정말 힘들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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