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담배 피우려 창문을 여니 오후 한시의 햇살이 너무나 눈이 부셔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러자 닫혀있던 귀가 열리면서 많은 소리들이 들려왔다
한모타리 삼천원 한다는 풋사과를 파는 수래차 소리에서부터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자동차의 크락숀과 엔진소리
수업을 알리는 학교 종소리
무슨 일인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마지막 남은 여름의 한 끝자락 발악하듯 소리 지르는 햇볕의 소리
기계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

그러던 중 내 속에서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이상한 소리

물끄러미 담배를 다 태우고 창문을 닫고 자리에 앉으니
세상이 고요하다.

그러다 들리는 여자 꼬마 아이의 떠드는 소리와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섞여들였다.

여전히 창밖엔 햇살이 꾸역꾸역 뭔가를 토하고 있었고
그만 나도 모르게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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