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표현 방법을 한가지 깨우쳤다는 미적지근한 포만감에 씁쓸한 담배 한개비 태우려 문을 열었다. (프린터가 들어온 뒤론 작업실은 금연구역이 되었다)
마치 10리 밖에서 들리는 듯하지만 분명하고 또박 또박 구분이 되며 음율속에 서한이 서려 있을것만 같은 소리가 구름에 가린 달빛처럼 넘실거린다.
찹쌀 떠-억-
망개 떠-억-
이 시간대 즈음 아주 어렸을적 자주 듣던 소리였다. (난 아주 어렸을때도 밤에 잠이 없었다) 단지, 떡을 판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 소리가 들리는 수많은 날중 어느날 갑자기 군말 없이 어머니 혹은 아버지께서 잠옷을 입은체 나가서 정말 찹살떡과 망개떡을 사가지곤 야밤에 먹곤 하였다. 특히 난 망개떡이 참 좋았다.
그것이 저 소리와 관련된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전부이다. 떡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1년에 두어번 정도의 조그만 기억은, 나에겐 왠 떡이냐. 라는 말이 정말 딱인 셈이다.
2009년의 9월 9일 금요일 밤에 난데없는 저 소리는 이상한 울컥거림과 함께 고약한 궁금함이 생겼다. 이 야심한 밤에 저 소리를 듣고 \’뛰어\’ 나가선, 찹쌀떡이랑 망개떡좀 싸주슈. 라는 것은 어찌 된 일인가.
그리고 어떠한 연유로 새벽에 찹쌀 떠-억과 망개 떠-억을 팔지 않으면 안되는가.는 또 어찌 된 일인가.
또 하나의 표현 방법을, 한가지 깨우쳤다는 미적지근한 포만감은 구차한 것으로 바뀌었고 향이 다 날아간 미적지근한 커피만 위장에 쓸어 넣었다.
200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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