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고 말 것도 없습니다. 요시코는 신뢰의 천재인 것입니다. 남을 의심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일어난 비참한 일.
신께 묻습니다. 신뢰는 죄가 됩니까.
요시코가 더렵혀졌다는 것보다 요시코의 신뢰가 더렵혀졌다는 것이 내게는 두고두고,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만큼 큰 고뇌의 씨앗이었습니다. 나처럼 비루하게 어물어물 남의 눈치만 살피고 남에 대한 신뢰의 능력에 금이 가버린 자에게 요시코의 순결 무구한 신뢰심은 그야말로 아오바의 폭포처럼 상쾌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하룻밤 새에 누런 오수로 변해버린것입니다.
– 인간실격 中
201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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