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우리는 사방의 벽이 거울로 된 방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예술가적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삶에서는 좋든 싫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나는 티슈바인이 자주 나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나의 초상화를 그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드러났다. 구상은 다 되어 있었고 캔버스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등신대의 여행자 망토를 걸치고 무너져 내린 방첨탑 위에 걸터앉은 자세로, 저 멀리 배경으로 그려질 로마의 캄파니아 지역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에정이었다. 이것은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이지만 우리 북쪽 나라의 집안에 걸기에는 너무 클 것 같다. 고향에 돌아가면 나는 다시 그곳으로 기어들게 될 것이지만 이 총상화가 놓일 자리는 없을 것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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