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어의 정원에 대하여 –
처음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 과거작에선 적어도 그려오지 않았던 감정을 본작에서는 극장 애니메이션에 담아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획을 세우기 전에 떠올렸던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계에는 문자보다도 맨 먼저───당연하지만, 구어가 있었습니다. 문자를 가지지 못했던 시대의 일본어는 「야마토코토바(大和言葉)」 라고 불려, 만엽 시대에 일본인은 중국에서 들여온 한자를 자신들의 말인 야마토 언어의 발음에 차례대로 맞추어 나갔습니다. 예를 들면 「春(はる)」 는 「波流(はる)」 라고 쓰고, 「菫(すみれ)」 은 「須美礼(すみれ)」 라고 썼습니다. 그 표기에는 현재의 「春」 와 「菫」 라는 문자로 고정되기 전인 살아있는 회화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정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恋(こい)」 는 「孤悲(こひ)」 라고 썼습니다. 고독하고 슬프다는 의미입니다. 8세기의 만엽인들───우리들의 먼 선조───이 사랑이라고 하는 현상에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연애(恋愛)」는 근대가 되어 서양에서 유입된 개념이라고 하는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옛날의 일본에는 \’연애(恋愛)\’가 아니라 \’사랑(恋)\’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본작 「언령의 정원」 의 무대는 현대지만, 그려내는 것은 그러한 사랑(恋)───사랑(愛)에 이르기 이전의, 고독하게 누군가를 희구할 수밖에 없는 감정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와의 사랑(愛)도 유대도 약속도 없이, 먼 곳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개인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현 시점에선 그 이상은 전달할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랑(孤悲)」을 끌어안고 있거나 끌어안았던 사람을 북돋워줄 수 있는 게 가능한 작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대사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제목이 ‘언어의 정원’이 된 이유가 있나?
‘만엽집’이라는 일본의 고전 시집이 있다. 이 만엽집은 <언어의 정원> 속에도 등장하는데 스토리 상에서 키 포인트가 되는 역할을 한다. 만엽집에 의하면 ‘언어의 잎새’라는 말이 지금의 ‘언어’로 정착이 되었다. ‘말씀 언’과 ‘잎 옆’자를 합치면 일본어로 언어라는 뜻이다. ‘언어의 정원’ 역시 옛날식 언어를 이용해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은 생각에서 제목으로 짓게 됐다. 또 비가 내리는 정원에서 다카오와 유키노가 말과 기분을 교환하는 것이 영화의 중심 스토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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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포스팅을 복사 붙이기 하고 있던 중에
작업실 유리창 너머 한 남자가 목놓아 울듯 십초 넘게 소리를 지르고, 받아 치듯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우연의 타이밍 같은건 웃기고 잔인해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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