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없이 메모리가 모자랄 겁니다. 라는 이야기를 세번 듣고,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게다가 바깥에 나가서 장기간 촬영할때가 간혹 있으니 이참에.. 라는 것도 있었다.
화요일 저녁에 메모리를 인터넷에 주문했다. 충분한 시간이리라. 그러나 수요일 발송하지 않고 목요일에 발송을 했는데, 업체가 평소 발송 하던 택배사가 아닌 우체국으로 보냈다. 금요일은 광복절. 토요일은 우체국이 일하지 않는다. 결국 월요일 아침 7시 10분에 부산우체국엘 직접 가서 받았다.
그리고 그 소동 중에 몇년동안 나를 달래주던, 가격이 그리 싸지 않은 이어폰을 분실했다. 순간 온 세상에 음악이 사라졌다. 이루뭐라 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멍하게 만든다. 리무진 버스를 타는데 남은 시간을 확인하여 계산하고 황급히 다시 돌아가 2년 가까이 구석에 두었던 이어버드 이어폰을 찾아냈다.
음악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이전 이어폰과 달리 외부 세계가 자꾸 침범해 들어온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음악이 사라지는 것 보다는 천배 만배 낫다.
출발하기 하루 전. 아무리 찾아도 반팔티가 없어서 유니크로에서 같은 디자인에 밝기만 다른 회색의 싸구려 티를 두장 샀다. 간밤에 배낭을 싸던 중, 새로 산 반팔티 한장의 사이즈가 달랐다. S사이즈라니.. 흥미본위로 매장에서 이 사이즈대의 다른 옷을 시착 해봤는데 무척 웃긴 모양이 된다. 영수증을 이리저리 찾았지만 희안하게도 보이지 않는다.
출발날 부터 비가 신나게 내린다. 시작 부터 액땜 아주 잘했다. 배가 너무 고프다.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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