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난지 5시간 후에 둑이 터진듯 잠이 왔다. 의자에 앉은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침대로 들어갔다. 수일사이에 갑자기 추워졌다. 차가운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대로 잠들기를 기다렸다.
닫혀있는 얇고 투명한 둥그런 막이 갑자기 터지면서 속의 내용물이 마구 쏟아져나온다. 여러가지 잡상들이 비릿한 냄새를 풍기며 붉은 눈으로 내 주위를 둘러 본다. 등과 발이 무척 차갑다. 그렇게 한시간을 누워있었다. 너무나도 피곤하다. 결국 잠이 들지 못하고 나는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결국 침대에서 도망쳐나왔다. 생각해보니 오늘 일어나서 하루종일 먹은 것은 식빵 3조각이였다. 배가 고파도 밥 생각이 없었다. 배가 고픈건 인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밥 생각이 없었다. 무척이나 긴 밤이 될것 같았다. 머리가 무겁고 몸이 으슬거린다.
라면을 끓여 위속에 대강 쓸어넣었다. 발바닥이 조금 따뜻해졌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단지 배가 부른것으로 나의 잡상은 여전히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잠이 오질 않는다. 잠이 오질 않는다.
한없이 탁함에 가까운 투명이다.
201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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