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온 몸이 추웠다.
마치 원숭이 머리를 내 몸뚱이에다가 똑 하고 붙여놓은것 같다.
그렇게 조금 버티다가. 목구멍이 굉장히 아프기 시작했다.
편도선인가 싶기도 하고, 저녁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말짱했었다. 마치 길가다가 발을 한쪽 잘못 짚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그런 느낌같이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아팠다.
몸이 부서질것 같았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다.
뭔가 중간에 전화가 몇번씩이나 온것 같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누군가
나에게 전화를 한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도통 누구와 전화를 했는지 기억에 없다.
대강 어림잡아 사십여시간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
지금에야 겨우 몸을 추스려서 일어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지금도 머리와 몸은 여전히 엉망이다. 편도선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갑자기 왜 그랬던것일까.
왜.
아무것도 아닌 질문이지만 말이다.
아뭏든 덕분에 난 학교를 이틀동안이나 가질 못했다.
어렴풋이 눈을 떴을때 아침인지 저녁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빗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흠……
200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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