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 다녀오고 나서 상태가 더욱 나빠진 스페인 출신의 에스프레소 머신. 이 간단한 기계를 수리센터에선 제대로 얼라이먼트도 맞추지 못한 녀석을 보다 보다 짜증난 김에 뜯어서 직접 손을 봤는데 잘 안되었다.

덕분에 한동안 폼 잡으면서 드립을 내리는 기간이 쭈욱 이어졌는데, 세삼스럽지만 에스프레소와 드립의 맛은 같은 원두라도 너무나 달라서 내심 즐겁기도 했었다. 하지만 계속 이러다 보니 반대로 에스프레소가 너무 마시고 싶어져서 오늘 하루 업무 다 마치고 각 잡고 싹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였더니 잘 돌아간다.

문제는 이렇게 고치고 나서 한잔 내려 마셔보니, 기계 조성과 습관이 바뀌었는가 맛있게 먹던 그 맛이 안난다. 다시 데이터 잡으려니 한숨..

뭐, 살아간다는게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Prev california
Next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된다는 것

Comments are closed.

© Wonzu Au / No use without prior permission other than non-commercial use. / 비상업적 용도 이외의 사전 허가없이 사용을 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