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전시 준비가 거의 다 끝났다.
몇 년의 시간을 들여 만든 작업이 마침내 전시가 결정된 몇달전 그날, 내 가슴속엔 이미 끝난 전시가 되었다. 오랫동안 만졌던 작업이였기 때문 이기도 했을테고 그 여파로 너무나 지쳐있었던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래 감흥을 느낄 여유가 없었던건지도 모른다.
전시 준비도 특별한 문제 없이 별 감흥 없이 차곡차곡 진행했었다. 갤러리 평면도와 수치를 바탕으로 3D로 레이아웃을 짜면서 천장의 높이 작품간의 너비와 배열등을 통해, 갤러리 까지 찾아온 관객이 어떤 느낌을 받을지에 대한 시뮬레이션까지 할 정도로 전시 계획을 짰다.
그리고 오늘 도쿄에 도착해서 내가 쓸 수 있도록 허락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전시 계획 레이아웃에 맞춰 대여섯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여서 사진이 액자에 담기고, 벽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작품의 형태가 나타난 순간 말로 하기 힘든 기분을 느꼈다.
굳이 말로 투박하게 바꾸자면, 아무런 감흥이 없었던 혹은 없었어야 할 것에서, 전조 없이. 가슴에서 살짝 소리 없이 울컥하는 느낌과 약간의 비릿한 감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 자신이 순간 혼돈스러웠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 무척 짧고 그리고 긴 하루 였다.
20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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