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일

어머니는 생전 나의 생일 전날과 당일엔 항상 아프셨다.

나를 낳을때 하마터면 돌아가실뻔 했다던 과정과 산통이 무척 컸었던것이 몸과 마음에 강렬하게 새겨진 것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시간 속에서 초침이 짤각 거리는 기점이 되었기 때문인진, 나는 모른다.

어려서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지만, 매번 나의 생일이 있을때마다 몸이 부어오르거나 진짜로 아프셨다. 그래서 나의 생일은 내가 태어난 것을 새기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것 보다는 어머니가 고생하신 날로 나에겐 새겨져있다. 그리고 그게 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매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언제부턴가 그게 어떠한 것인지 어슴푸레한 정도로나마 알것만 같았다. 그렇게 내가 태어난 날 마다 매년 어머니는 아프셨다.

그리고 나는 매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마다 아플것이라는 것을 오늘 알게 되었다.

Prev 어머니가 죽음을 당하고 몇개월 뒤에 쓴 글.
Next Fluorescent pinkball

Comments are closed.

© Wonzu Au / No use without prior permission other than non-commercial use. / 비상업적 용도 이외의 사전 허가없이 사용을 금함.